[사설] 전셋값 103주째 상승, 아파트 포기 2030은 연립주택 ‘영끌’ 매수
조선일보
입력 2021.06.22 03:26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과 전세 대란이 계속되면서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빌라(다세대·연립주택) 시장으로 수요자가 몰리고 있다. /뉴시스
아파트 매매가가 계속 오르기만 하고 전·월세 매물까지 급감하면서 아파트에 살 수 없게 된 2030세대와 서민들이 다세대·연립주택 매입으로 몰리고 있다. 아파트를 사는 것도, 세 드는 것도 힘들어진 무주택자들이 이번엔 연립주택 ‘영끌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난 4년여간 정부의 20여 차례 부동산 대책이 모두 실패한 결과가 서민층 주거지인 연립주택 시장까지 과열시키는 풍선 효과를 빚고 있다.
서울의 지난달 연립 매매 거래는 5424건으로, 2년 전 같은 달보다 62% 급증했다. 서울의 연립 거래량은 올 1월 처음으로 아파트 거래량을 추월했으며 이런 역전 현상이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 비중이 큰 서울에서 과거엔 없었던 이례적인 일이다. 인천과 경기 지역도 올 들어 월평균 연립 거래가 3000~6000건씩으로 약 1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세대 연립주택 값도 치솟아 지난달엔 3억3000만원에 육박했다.
이 시장까지 달아오른 이유는 아파트 구하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극심한 공급 부족으로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그치지 않는 데다 작년 8월 임대차 3법 강행 이후 전세 대란까지 가중돼 아파트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시장에 나온 서울의 전세 매물은 2만건 아래로 내려가 1년 전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 아파트 보다 다세대 연립주택이 먼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결국 경제 약자인 2030세대와 서민들이 부동산 정책 실패의 최대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작년 말 오름세가 잠시 주춤했던 아파트 전세 시장도 최근 상승 폭이 다시 커지면서 2차 쇼크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 4월말 0.02%였던 주간 상승률이 지난주 0.11%로 올랐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03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집값과 전셋값을 더 자극하는 역주행 대책만 내놓고 있다. 지난주 발표한 ‘상위 2% 종부세’도 애초 목적이 부동산 안정이 아니라 수도권 선거 득표를 위해 중상위층의 조세 저항을 무마하려는 정치적 목적이었다. ‘상위 2%’ 종부세'가 시행되면 종부세 부담을 받지 않는 가격대의 아파트에 매수세가 몰려 아파트 가격을 더 치솟게 할 수 있다. 정책 실패가 정치적 땜질을 낳고 그것이 부작용을 키우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설] 천안함 서류 조작해 재조사, 위조 전문 정권인가 (0) | 2021.06.23 |
---|---|
[사설] 김여정 시키는 대로 다 하고도 돌아오는 건 조롱과 경멸 (0) | 2021.06.23 |
[사설] 또 세금 6900만원 챙기고 자화자찬까지 늘어놓은 대통령 아들 (0) | 2021.06.21 |
이렇게 많은 낙하산 인사는 없었다 (0) | 2021.06.16 |
김학의 진상규명 지시, 이사 해임 무리수가 역풍 불렀나 (0) | 2021.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