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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성 없는 검수완박·발목잡기, 대선 석 달 만에 또 심판받은 민주당

산야초 2022. 6. 2. 19:38

[사설] 반성 없는 검수완박·발목잡기, 대선 석 달 만에 또 심판받은 민주당

조선일보
입력 2022.06.02 03:2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윤호중ㆍ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전국지방선거와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발표 방송을 침통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당했다. 대선에 이어 연거푸 국민 심판을 받은 것이다. 대선 땐 0.73% 차였지만 두 달 반 사이 격차가 더 벌어졌다. 수도권·충청 등의 주요 시도지사 후보들이 다 떨어졌다. 이 와중에 혼자 당선되다시피 한 이재명 전 경기지사는 민주당 참패와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패배는 예견된 일이었다. 대선에서 져 정권을 잃은 뒤 민주당은 “성찰하고 혁신하겠다”고 했다. 국회 다수당으로 책임 있는 모습, 내로남불을 벗어나 반성하는 모습을 국민들은 기대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한 달도 안 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부터 꺼냈다. 압도적 의석을 앞세워 문재인 정권과 이 전 지사의 비리 수사를 막겠다는 것이었다. 법조계와 시민단체, 국민 다수가 반대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의원 위장 탈당과 회기 쪼개기 등 온갖 편법을 다 썼다. 공수처법, 선거법, 임대차 3법 등 입법 폭주로 5년 만에 정권 교체를 당하고도 반성이 없었다.

 

대선에서 패한 대선후보는 상당 기간 스스로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상례인데도 이 전 지사는 자신과 연고도 없는 지역에 국회의원 출마를 강행해 ‘방탄 출마’ 논란을 낳았다. 대선 당시 송영길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도 상식에 맞지 않았다. 두 사람은 표를 얻겠다고 현실성도 없는 김포공항 이전 공약으로 논란만 일으켰다. 새 정부가 추진한 적도 없는 공기업 민영화 괴담도 퍼뜨렸다. 이들의 처신도 국민 눈에는 반성하지 않는 모습으로 비쳤을 것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출범에도 협조하지 않았다. 한덕수 총리 인준을 계속 미루는 바람에 총리와 주요 장관 없이 새 정부가 출범했다. 한동훈 법무장관에 대해서도 무조건 반대만 하다 ‘이모(姨母)’ ‘한국쓰리엠’ 등 황당 발언으로 비난을 자초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청와대 개방도 계속 발목 잡았다.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약속해 놓고 합의를 뒤집었다. 사실상 대선 불복으로 비쳤다.

 

민주당 소속 충남지사, 서울시장, 부산시장의 잇단 성범죄에 국민은 경악했다. 그런데도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3선 박완주 의원은 보좌진에 대한 성범죄로 제명되는 일이 또 벌어졌다. 대선 이전에 벌어진 일인데 다섯 달 동안 감췄다. ‘짤짤이’ 거짓말을 한 최강욱 의원 징계도 흐지부지됐다. 안희정·박원순·오거돈 등 민주당 단체장들의 성범죄에 반성한다더니 달라진 게 없었다.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내로남불은 여전하고 성폭력 사건이 반복되고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팬덤 정치도 심각하다”며 대국민 사과를 하자 지도부와 586 운동권 출신들이 일제히 반발했다. 그러자 옳은 말을 했던 박 위원장이 오히려 사과했다. 국민이 어떻게 보겠나.

 

민주당 1당 독재인 지방의회는 국회 못지않게 폭주했다. 국민의힘 시장이 짠 예산은 삭감하고 자기들과 가까운 시민단체 지원 예산은 전부 살렸다. 시 예산이 ‘시민단체 현금인출기’가 됐다는 말이 나왔다. 시장이 의회 의장의 허락 없이 말하면 퇴장시키는 조례까지 만들었다. 이런 오만과 폭주가 두 달 만에 또 심판 받는 처지로 이어진 것이다.

 

민주당은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여 근본적으로 변해야 한다. 낡은 이념적 사고 방식, 독선, 내로남불, 입법 횡포, 새 정부 국정 발목 잡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비판할 건 비판하되 노동·연금·규제 개혁과 경제·민생 정책엔 대승적으로 협조하는 성숙한 모습이 필요하다. 그러면 국민들도 당연히 다시 지지를 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