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금 572억원만 쓴 9번째 세월호 조사, 조사를 위한 조사
조선일보
입력 2022.06.11 03:22
세월호 침몰 사고를 조사한 특별조사위가 “외력이 침몰 원인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어제 활동을 끝냈다. 이른바 ‘외력설’을 신봉하는 일부 위원들의 반발 때문에 “외력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문구도 최종 보고서에 병기하기로 했다고 한다. 3년 6개월 동안 세금 572억원을 쓴 채 말장난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세월호는 방향타 밸브 고장으로 인한 급변침과 무리한 증개축, 화물 과적, 대형 화물들의 부실 고박, 승조원의 조작 미숙으로 침몰한 것이다. 이런 잘못이 겹쳐졌는데 배가 침몰하지 않았다면 그게 기적일 것이다. 침몰 원인이 충분하고도 납득될 정도로 밝혀졌다. 사고 직후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수사, 국회 국정조사, 감사원 감사,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세월호 선체 조사위 조사, 대검 특별수사단 수사, 특검 수사 등 수차례 수사와 조사에 의해 드러난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사고에 언제나 끼어드는 괴담 음모론자들은 미국 잠수함 충돌설, 닻을 이용한 고의 침몰설 등 터무니없는 주장을 해왔다. 2017년 세월호를 인양해 강한 외력에 의한 파손이 없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고도 음모론을 굽히지 않았다. 어떻게든 누군가를 악마로 만들겠다는 광기일 뿐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이 탄핵되던 날 세월호 현장을 찾아 방명록에 “고맙다”고 썼다. 대규모 인명 피해가 난 사건에 ‘고맙다’는 망언을 하고도 그가 무사한 것은 세월호 사건의 정치적 변질을 보여주고 있다. 수학여행 중 배가 침몰한 사건을 두고 정치적으로 갈라져 진영 싸움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세계에 유례가 없을 일이다.
거듭된 세월호 조사는 괴담을 진짜로 만들려는 헛된 노력이었다.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증거가 나올 리 없다. 그래도 엉터리 조사로 세월호 CCTV 조작설을 제기했고 문 대통령은 이를 근거로 민변 출신 특검에 수사를 맡겼다. 석 달간 10곳을 압수 수색하고 78명을 조사했으나 ‘전부 무혐의’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엉터리 조사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 조사위는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다. 그 후에도 세월호 항적 조작, 외력에 의한 밸브 파손 등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다 이번에 두 번째 임기를 끝내고 해산한 것이다.
무엇이든 도를 넘으면 모자라느니만 못하다. 세월호 조사의 결과는 무엇을 하는지도 모를 조사위원들을 국민 세금으로 먹여 살린 것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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