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가곡

퐁당-퐁당

산야초 2016. 9. 1.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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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오랜 옛날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에, 용강(龍江) 이라는 강가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 있었다. 이 마을 주민들은 용강을 신성하게 여겨 강에서 낚시를 하거나 그물을 칠 때에는 예를 올렸고, 매년 정월 초에 강에게 제사를 지냈다.

 

 이 마을에 한 오누이가 살았는데, 부모 없는 천애고아로 어디선가 이 마을로 흘러왔었다. 누나는 꽃다운 나이로 얼굴도 곱고 일도 잘하고 성품도 고왔다. 남동생은 한창 장난꾸러기 시절을 지내며, 지기 싫어하고 아이들과 쌈박질도 자주했다. 주로 동네 아이들의 이런 놀림으로 싸움이 시작되었다.

 

"개똥이는 애미애비도 없는 여우 자식이래요∼."

개똥이는 화가 나서

"뭐!? 이 배넷병신아!"

 

 이러고는 항상 아이들과 싸운 개똥이는 품을 팔며 생계를 유지하던 누나가 집에 들어오기 전에, 마을 어른들에게 혼이 났고, 화가나서 마을사람들 몰래 용강가에 가서 마을을 욕하면서 용강에 돌을 던졌다.

 

 한편 누나는 항상 싸우고 들어오는 동생을 혼냈었다. 특히 용강에 돌을 던지다가 마을사람들에게 들킨 날에는 개똥이의 종아리가 부르트도록 매질을 했다. 하지만 다시 말썽을 부렸다가는 집에서 쫓아내버리겠다는 말에도, 개똥이는 항상 아이들이 고아인 자신을 놀리는 것을 참지 못하고 싸움을 하고, 용강에 돌을 던지고 다녔다.

 

 어느날 힘이 센 아이와 싸우다가 거나하게 얻어맞고 온 개똥이는 엉엉 울면서 누나에게 혼이 나면서 말했다.

 

"누나! 우리 어무이 아부지는 어딨어? 우리 정말 여우새끼인거야? 응?"

 

누나는 이내 개똥이에게 화내는 것을 멈추고 개똥이를 꼬옥 안아주고는 말했다.

 

"그런말 하지 마라, 누나도 부모님을 보지는 못했지만 훌륭한 분이 분명해."

"그런데 왜 우리는 이렇게 무시당해야되?"

"개똥아, 힘들어도 조금만 참자꾸나.언젠가 좋은 날이 올거야."

 

 그러던 어느날 누이가 시집을 가게 되었다. 몇 달 전부터 개똥이에게 이야기를 해왔었는데, 정말로 이웃마을의 누구와 혼담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천애고아인 누이가 무슨 연유로 시집을 갈 수 있게 되었는지는 마을 사람들간에 의문이 되어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아마도 누군가의 첩만도 못하게 팔려간다는 추측이나, 절에 들어가 여승이 된다는 둥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누이는 그런 소문에 눈하나 깜짝 안하고 약속된 당일, 자신의 봇짐 하나를 들고 강을 건너는 배를 탔다.

 

 누이는 개똥이를 데려가지 않고 평소 신세를 지던 마을의 아주머니에게 머슴으로 맡겼다. 그러면서 누이는 개똥이에게 말했다.

 

"개똥아, 누나는 지금 시집을 가는데, 꼭 내년 정월에 돌아와서 개똥이를 좋은곳에 데려갈거란다. 그때까지 아이들과 싸우지 말고 착하게 지내고 절대로 용강에 돌을 던지지 말아라."

 

 

그렇게 세월이 지났다.

 

그 동안 마을 어른들 사이에서는  건넛마을 나루터 근처 수풀에서 개똥이 누이의 봇짐과 신발이 발견되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개똥이는 누이가 돌아온다고 믿으며 마을아이들과도 다투지 않고 지냈다.

 

이윽고 다음해 정월이 되었고, 개똥이는 누이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누이는 정월 보름이 하루 남기까지 돌아오지 않았고, 아이들은 개똥이를 놀려댔다.

 

"여우자식 개똥이는 누나도 버리고 갔데요∼. 여우자식은 여우동생 버리고 갔데요~"

 

참다 못한 개똥이는 결국 마을 아이와 싸웠고, 결국 마을 어른들에게 호되게 혼났다. 애미애비 없는 자식이 남의 자식을 때린다고, 누이까지 결국 도망가버렸다며 나무랐다.

 

 

개똥이는 그날 밤 건넛마을이 보이는 용강가의 절벽에 갔다. 역시 아무 소식도 없는 잔잔한 강을 보며 개똥이는 누이가 말한 돌을 던지며 놀지 말라는 말이 생각났다. 하지만 누이가 자신을 정말로 버리고 떠나버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던 개똥이는 마을과, 누나와, 자신의 생각에도 화가 나서 조약돌을 집어올려 용강에 던졌다.

 

"망할 마을 망해버려라!"

강물에 던져진 돌맹이는 이내 가라앉고 침묵만이 남았다.

개똥이는 다시 한번 돌을 찾았다. 이번에는 양손으로 들어올려야 할 큰 돌이었다.

 

"누나는 바보야!"

이번에는 절벽 위로 풍덩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곧 마을에서 불꽃 몇 개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마을 어른들이 용강에 소란을 피우는 개똥이를 혼내기 위해 오고 있었던 것이었다.

 

 개똥이는 마지막으로 던질 커다란 돌을 찾았다. 절벽에는 아까 던진 돌보다 큰 돌맹이는 없었고 오직 절벽가에 커다란 흔들바위 하나만 있었다. 개똥이는 바위를 힘껏 밀었다. 간신히 낑낑대다가 마침내 바위가 기울어 풍덩 하는 큰 소리와 함께 용강에 빠졌다.

 

그러자 잠시 후,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강에서 커다란 용이  날아올랐다.

 

 용은 오색으로 찬란하게 빛났으나 왠일인지 뿔 하나가 부러져 있었다.  용이 공중을 한바퀴 돌고는 용허물이 벗겨졌고, 그 속에서 개똥이의 누이가 나와, 절벽으로 날아와 개똥이의 앞에 쓰려졌다.

 

누이는 고운 비단옷을 입고 있었지만,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

 

"하루만 더 있었으면 내가 승천하면서 너를 데리고 올랐을테인데..."

 

 개똥이는 놀라 할말을 잃은채 그 자리에서 굳었고, 그러고는 이내 누이의 몸이 빛나더니 그 빛이 강으로 빨려들어갔다.

 

 마을사람들은 용이 개똥이의 누이가 되는 것을 멀리서 보고 평소 개똥이를 혼냈던것과 더불어, 개똥이를 건드렸다가는 화를 입을것 같다고 생각해 개똥이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그러나 개똥이는 그 절벽에서 내려오지 않고, 울면서 계속 강에 돌을 던지며 누이를 돌려내라고 외쳤다고 한다.

 

 그렇게 날마다 돌을 던지다가 개똥이는 그 혼만 남아서도 계속 누나를 부르며 용강에 돌을 던졌다고 한다.  세월이 지나, 용강은 돌맹이가 가득찬 '석강' (石江)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마을은 날이 갈수록 흉년이 계속되어 현재는 아무도 살지 않는 불모지가 되었다고 한다.



첨부파일 14. 퐁당_퐁당(동요)-이선희.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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