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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강물·구불구불한 흙길… 발길을 끌어당긴다

산야초 2016. 10. 24. 22:50

잔잔한 강물·구불구불한 흙길… 발길을 끌어당긴다

서울 지하철 용산역에서 용문 방면 경의중앙선을 탄다. 양평 두물머리로 배낭에 책 한 권 넣고 가벼운 마음으로 떠났다.
팔당호와 한강을 벗 삼아 걷는다.

호수처럼 잔잔한 강물과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빚어내는 풍경은 1년 내내 사람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입력 : 2016.10.20 04:00

    양평 두물머리 물래길

    서울 도심에서 1시간이면 멋진 산수(山水)가 나타난다.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로 배낭에 책 한 권 넣고 가벼운 마음으로 떠났다. 서울 지하철 용산역에서 용문 방면 경의중앙선을 탄다. 양수역 인근 삼거리에서 시작하는 '두물머리 물래길(물소리길 1-1코스)'을 따라 걷는 게 두물머리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물래길은 경의중앙선 양수역에서 출발해 두물머리와 두물경을 거쳐 양수리 환경생태공원을 지나 다시 양수역으로 돌아오는 10㎞ 길이다. 팔당호와 한강을 벗 삼아 걷는다.

    하늘에서 본 양평 두물경 전경. 세 갈래 길이 만나는 곳이 두물경이다. 이곳을 경계로 왼쪽이 남한강, 오른쪽이 북한강이다. / 양평군청
    하늘에서 본 양평 두물경 전경. 세 갈래 길이 만나는 곳이 두물경이다. 이곳을 경계로 왼쪽이 남한강, 오른쪽이 북한강이다. / 양평군청

    양수역 삼거리에서 연(蓮) 밭과 억새 사이로 난 나무 데크길이 물래길 초입이다. 양평군 김정임 주임은 "물래길은 제주 올레팀에서 개발한 도보여행길 일부"라고 했다. 40분쯤 걷다 보면 TV나 영화에서 많이 본 두물머리 느티나무가 나타난다. 초로(初老)의 부부도 젊은 연인도 수령 400년이 넘었다는 나무 앞에서 '인증샷'을 찍기 위해 복작인다. 호수처럼 잔잔한 강물과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빚어내는 풍경은 1년 내내 사람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익숙한 느티나무와 나루터를 지나 탁 트인 들판 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흙길을 따라서 30분쯤 걷는다. 두물경이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진짜배기 두물머리다. 느티나무 일대는 남한강에 치우쳤다. 장사익 노래 구절이 절로 떠오른다. "남한강은 남에서 흐르고/ 북한강은 북에서 흐른다/ 흐르다가 두물머리 너른 들에서/ 남한강은 남을 버리고/ 북한강은 북을 버리고/ 한강 되어 흐르네/…/ 우리는 서로 만나 무얼 버릴까." 마침 설치미술 작품전인 '2016 노마딕경기아트페스타'가 지난달 시작해 가는 길이 심심치 않다. 일렬로 늘어선 국기 게양대, 두물경 바로 옆에 있는 집 모형 등이 전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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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으로는 북한강이, 오른쪽으로는 용늪이 보인다. 분명 길인데 다리를 건너는 듯한 느낌이다.
    왼편에 북한강을 끼고 길 따라 강을 거슬러 올라갔다. 길은 오솔길로 변하고 사람이 확연히 줄어든다. 관광지를 떠나 호젓하게 산책하는 기분이다. 길에 놓인 벤치가 앉으라고 손짓한다. 벤치에 앉으니 눈앞 억새 사이로 북한강과 양수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강바람이 시원하다. 길을 따라 양수리 환경생태공원을 지나 용늪삼거리에서 양수1리 건강생태 마을로 향한다. 왼쪽으로는 북한강이, 오른쪽으로는 용늪이 보인다. 분명 길인데 다리를 건너는 듯한 느낌이다.

    물래길은 쉬엄쉬엄 돌아보면 4~5시간 정도 걸린다. 경사가 거의 없는 완만한 길이라 편히 걷기 좋다. 느티나무에서 멀어질수록 사람이 줄어들고 고즈넉한 맛이 살아난다. 자전거로는 2시간가량이면 물래길을 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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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찹쌀밥을 연잎으로 쪄낸 연잎밥 / 연근과 연잎을 넣어 튀겨낸 연핫도그
    서울 지하철 용산역, 왕십리역 등에서 경의중앙선 '용문' 방향 전철을 타고 양수역에서 내린다. 용산에서 양수역까지 약 1시간. 양수역에서 두물머리까지는 걸어서 40분 정도. 양수역 1번 출구 앞에 자전거 대여 업체들이 있다. 2시간 5000원 선. 문의:양평군청 관광진흥과(031-770-2438)

    두물머리 일대는 연(蓮) 군락지다. 연을 활용한 음식이 많다. 양수역 인근 연밭(031-772-6200)은 찹쌀밥을 연잎으로 쪄낸 연잎밥으로 유명하다. 연밭정식(1인분 1만5000원, 2인분부터).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핫도그 반죽에 연근과 연잎을 넣어 튀겨낸 연핫도그가 인기. 순한 맛, 매운 맛 각 3000원. 두물머리 느티나무 가는 길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