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짜르트가 남긴 단 한 곡뿐인 《플루트와 하프를 위한 협주곡》은 그 曲의 화려함과 아름다움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 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곡중의 하나이다. 그가 이 곡을 작곡하게 된 것은 파리에서 알게된 드귀느(De Guine) 공작의 의뢰에 의한 것이었는데, 그는 고향에 있는 아버지에게 이러한 편지를 보냈다. 드귀느 공작은 남들이 따를 수 없을 만큼 뛰어난 플루트의 명인입니다. 그리고 내게 작곡법을 배운 그의 딸도 또 한 뛰어나게 하프를 잘 탑니다. 1778년 5월 19일, 모짜르트가 이 아름답고 찬란한 명곡은 만들어졌는데, 원래 이 곡 을 의뢰하기는 공작이 딸의 결혼식을 위해서였으므로 모짜르트도 정성을 들여 작곡했다. 인간에 있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인 결혼을 축하하기 위한 음악이기 때문에 곡의 화려함은 어디에 비할 데 없으며, 특히 안단테의 우아한 부드러움에는 누구나가 매혹되는 훌륭한 작품이다. 궁색했던 생활 속에서 작곡된 이 곡은 하프와 플루트를 독주악기로 취급하고 있으나, 독주악기들에 의해서 주제가 연주될 경우에는 플루트가 으뜸 멜로디를 노래하고, 하프는 아르페지오로 화려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하프는 보조 악기에 불과하나 화려함을 보여주는데 있어서는 더할 나위 없이 큰 효과를 내고 있다.
1악장 Allegro C장조 4/4박자 아르페지오
아르페지오 악장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아르페지오 (arpegio, 화성의 구성음이 동시에 연주되지 않고 순차적으로 연주되는 음. 분산화음이라고도 한다)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 제 역시 아르페지오로 구성되어 있는데 독주악기인 플룻와 하프를 포함한 관현악이 한꺼번에 울리는 제 1주제가 처음 세마디에 등장한다. 이어 2주제가 등장하는데 이 주제는 제 14마디의 16분음표 모티브를 레가토로 바꾸고 리듬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 1주제가 나오는데 이때 관악기인 오보에와 호른은 제외된다. 이 부분이야말로 진정한 독주악기의 주제부이다. 이어 하프에 의해 경과부가 아르페지오로 연주되며 바이올린 선율이 조바꿈 부분을 강조한 뒤 플룻에 의해 제 2주제가 독특한 리듬으로 펼쳐진다. 여기까지가 제시부이며 앞서 제시된 리듬형태가 여러 모양으로 변형되고 하프특유의 분산화음이 잠깐 장식음처럼 등장했다가 전개부로 접어든다. 여기서는 제 1주제의 두 번째 음형이 주된 요소로 작용한다. 재현부에서는 하프의 화려한 아르페지오가 맹활약을 보인다. 재현부 후반에서는 '3도 모티브'가 '3도 화음'으로 변형되어 등장한다. 이는 스타카토 순차진행에 나타난 리듬과 결합된 형태이다. 오보에와 호른이 제 1주제를 카논처럼 연주하며 여기에 현악기가 동조한다. 페르마타 (fermata, 악곡에서 특별한 표정을 나타내기 위해 작품의 도중이나 끝에서 박자의 운동을 정지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기호)에 이르면 악곡은 끝난 것처럼 보이는데 여기서부터 독주악기인 플룻와 하프의 개성이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협연자의 기교를 과시하기 위한 카덴차 (cadenza, 화려한 기교를 요하는 자유로운 무반주 부분. 기악곡은 협주곡의 제 1악장과 마지막장에, 독창곡은 콜로라투라의 아리아에 있는 것이 가장 일반적. 오늘날에는 같은 곡이라 해도 작곡가나 후대의 대연주가가 남긴 여러 가지 카텐차를 임의로 선택해 연주하고 있다)로 연결되는 것이다. 화려하기 그지없는 카덴차가 돋보인다. 카덴차가 끝나면 코다로 이어진다.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그동안 참아왔던 4음의 코드가 분출되며 강한 끝맺음을 한다.
2악장 Andantino F장조 3/4박자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분위기로 이어지는 F장조 3/4박자의 2악장은 1악장과 극단적인 대조를 보인다. 현악기군이 전원적인 노래를 읊으며 제 1주제를 시작한다. 플룻와 하프가 1주제를 이어간다. 이어 플룻가 C장조로 제 2주제를 연주한다. 주제부가 끝나자마자 하프가 제 2주제를 되풀이하고 중간에 현악부의 패시지가 따르는데 주제의 리듬을 벗어나지 않는다. 짤막한 삽입구와 함께 두 번째 부분이 나타나는데 이 부분은 전개부라고 부르기에는 상태가 지나치게 빈약하여 연결부라고 표현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는 바로 재현부로 이어지며 이어 제 2주제와 대위선율이 되풀이된다. 플룻의 선율이 흐르는데 이를 하프가 받고 선율은 계속 변형되며 서로 주거니 받거니 진행된다. 페르마타에 이르러 일단 마감을 한 뒤 1악장에서처럼 카덴차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세 개의 악장중 가장 돋보이는 카덴차가 등장한다. 하프의 아르페지오는 코다에 접어들면서도 여전히 강렬하게 부각된다. 그러나 플룻에 의해 차츰 차분한 전원풍경을 되찾고 조용한 가운에 막이 내린다.
3악장 Rondo, Allegro C장조 2/2박자의 론도
론도(rondo, 하나의 주제가 되풀이 되며 그 사이사이에 다른 요소인 에피소드가 끼어들어 대조를 이루는 형식이다) 악장으로 표시된 이 곡의 3악장에선 이러한 론도형태를 찾아보기 어렵고 하나의 주제가 반복되다가는 다른 형태로 변형되고 또 변형된 형태가 다시 반복을 거듭하다가 마지막에 첫 주제가 등장하는 독특한 론도라고 볼 수 있다 첫 모티브로 시작되는 바이올린의 주제부가 현악기와 관악기의 주제의 연주로 이어지며 이어 주제부가 막을 내리고 경과부가 시작된다. 이 경과부는 첫 에피소드로 볼 수 있다. 1악장의 음형들이 여기저기 삽입되기도 하며 플룻가 선율을 조금씩 변화시켜가면서 주제를 반복한다. 이러한 진행이 얼마간 지속되다가 다시 한번 중요한 주제 로 연결된다. 플룻에 의한 이 주제는 여러번 되풀이된다. 이어 하프의 멜로디 부분과 플룻의 주제연주가 이어진다. 주제가 형태를 그대로 드러내며 되풀이 되므로 마치 재현부와 같다. 개래서 론도 소나타의 성격을 띄고 있다고도 본다. 코다로 도입하기 전에 짤막한 카덴차가 삽입된다. 여기서는 변형된 주제가 하프에 의해 연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