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이드

속세 등진 '최치원의 산' 가야산

산야초 2017. 9. 23. 23:18

[주말여행] 속세 등진 '최치원의 산' 가야산

  • 월간산  

    가야산 정상 우두봉 바로 아래 봉천대를 바라보고 있다.

    입력 : 2017.09.22 07:51


    가야산이 새삼 화제다. 고대 가야의 신화와 유적·유물 때문이다. 가야산은 가야 건국의 시조모 정견모주의 신화를 고이 간직하고 있다. 정견모주는 천신 이비하와 혼인해서 대가야와 금관가야의 시조가 된 왕들을 낳고 가야산의 산신이 됐다고 전한다. 김수로왕의 신화보다 더 오래됐고, 더욱 구체적이다. 우리 고대 역사의 출발점을 조금 더 앞당길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산이다.


    가야산에는 한국 불교 삼보사찰 중에 법보사찰의 본산인 해인사가 있다. 팔만대장경이 있기 때문이다. 성찰의 최고 경지인 해인海印의 의미도 ‘경전을 열심히 닦고 닦아 그 경지에 도달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야산은 또 한국 최고의 계곡 홍류동이 있고, <정감록> 십승지 중의 하나인 만수동(지금 마수리로 추정)이 있는 곳이다. 지금은 능선과 산줄기가 잘리고 토막 나서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지만 한때는 신라가 낳은 최고의 천재 최치원이 신선이 되기 위해 입산했을 정도로 심산유곡을 자랑했다. 가야산은 최치원이 남긴 마지막 자취이기도 하다.
     


    가야산 정상 우두봉에서 봉천대와 저 멀리 해인사 일원을 내려다본다.


    최치원이 신선이 되기 전 꽂은 지팡이가 자라 지금에 이르렀다고 전하는 학사대 전나무.


    공단 숲해설사가 홍류동 농산정 앞 게곡 마애석각을 가리키고 있다.


    홍류동의 깊은 계곡을 내려다보고 있다.


    비법정 탐방로에 있는 보물 제222호 치인리 마애불입상.


    해인사 국사단에 있는 산신도. 정견모주의 두 아들이 있는 그림이다.

    가야산 산신 정견모주正見母主에 대해 <신증동국여지승람> 권29 고령현에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최치원의 <석이정전>(현존하지 않음)에는 가야산신 정견모주가 천신 이비하夷毗訶와 감응하여 대가야왕 뇌질주일, 금관국왕 뇌질청예 두 사람을 낳았다. 뇌질주일은 이진시아왕의 별칭이고, 청예는 수로왕의 별칭이다.’
     
    정견모주는 가야란 국가와 지명의 최정점에 있는 인물이다. 정견모주가 하늘신, 즉 천신 이비하를 만난 곳이 가야산 만물상 끝자락에 있는 ‘상아덤’이다. 상아는 여신을 일컫고, 덤은 바위를 가리킨다. 여신이 사는 바위란 말이다. 고대 건국신화는 ‘천신이 내려와 산신을 만나 왕을 낳아 나라를 세운다’는 그 구조 그대로 가야산에도 적용된다.
     

    2015년 12월 지정한 정견모주 국가 표준영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