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거침없는 문정인을 바라보는 靑 속내는?…지켜만 보지만 복잡-청와대가 용인

산야초 2017. 9. 30. 15:52

거침없는 문정인을 바라보는 靑 속내는?…지켜만 보지만 복잡

뉴스1입력 2017-09-30 11:18수정 2017-09-30 11:18    


靑 일각 “文특보가 운신의 폭 넓혀주고 있다” 분석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 News1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의 거침없는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문 특보가 북핵 위기 국면에서 정부의 입장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와 제6차 핵실험 등 도발이 지속되면서 제재 및 압박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문 특보는 각종 인터뷰와 토론회 등을 통해 ‘대북 유화론’을 주도하고 있다.  

문 특보는 지난 27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11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북한이 핵·미사일 보유한 것은 현실”이라고 말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옵션 실행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는 데 대해선 “많은 사람들이 ‘한미동맹 깨지는 한이 있어도 전쟁은 안된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연말이 되면 한중정상회담이 열리고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활로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문 특보는 지난 26일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10주년 기념행사 특별강연에선 “(우리 정부의) 군사회담 제안에 미국이 엄청나게 불쾌해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 강력한 어조로 항의했다”고 말했다가 정부 고위당국자가 같은날 “(틸러슨 장관의) 항의 표현은 동의하지 않는다. 현안이었던 부분에 대해 의견교환이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처럼 문 특보의 ‘튀는’ 행보는 이번만이 아니다. 문 특보는 지난 6월 미국에서 “사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미동맹이 깨진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렇다면 그게 무슨 동맹이냐”,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미국의 한반도 전략자산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첫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던 청와대가 문 특보에게 “한미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긴급진화하기도 했다.

문 특보는 자신이 정부와는 다른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해 “대통령과 정부가 다 말하지 못하는 촛불 민심을 전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그는 29일 보도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리와 성격에 따라 학자로서의 견해, 대통령 특보로서의 견해를 분명히 구분하고 있으며 그런 이중적 역할에 대통령도 동의해줬다”며 “청와대 국가안보실 사람들은 나를 조금 부담스러워하겠지만, 청와대 다수는 내 말에 속으로 동의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로 인해 문 특보는 야권의 집중 공세의 타깃이 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조국이 어디인지 묻고 진정 묻고싶다”고 날을 세웠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여야의 단합된 목소리를 요구하기 전에 외교 안보의 엇박자부터 정리하라”고 말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그런 말이 한미균열의 단초가 되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지난 6월 때를 제외하고 문 특보의 발언들을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청와대에서 뭐라고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특보의 한중정상회담 언급에 대해선 “문 특보의 간절한 바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만 했다.  

오히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 1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느낌이지, 안보특보나 정책특보 같지 않아 개탄스럽다”고 비판해 외교·안보라인간 갈등설이 제기되자 청와대가 곧바로 송 장관에게 ‘엄중 주의’ 조치를 내렸다. 국무위원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표현과 조율되지 않은 발언으로 혼선을 야기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청와대 내에선 문 특보의 발언이 전략적으로 문 대통령이나 우리 정부에게 운신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는 판단을 하는 기류도 적지 않아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문 특보처럼 자꾸 (문 대통령과 정부의) 운신의 폭을 넓혀주는 발언들이 나와야 한다”며 “현재 대북정책에 대한 상상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문 특보 같은 말들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서울=뉴스1)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Main/3/all/20170930/86603062/1#csidxb82c59f9ec48dacb79906d37c434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