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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여행] '비보풍수(裨補風水)의 현장' 호랑이 기운 서린 호암산

산야초 2018. 2. 10. 23:55
[주말여행] '비보풍수(裨補風水)의 현장' 호랑이 기운 서린 호암산
  • 월간산  

    호암산 정상 부근에서 내려다본 호압사. 풍수사이기도 한 한국산서회 김태규 회원은 “본래 절이 들어설 만한 자리가 아니다”라고 파악한다.

    입력 : 2018.01.04 07:54

     암산은 한양도성을 넘보며 으르렁거리는 호랑이의 형상을 하고 있다. 그 무서운 기운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고 한양으로 도읍을 옮기려 할 때 가장 크게 기댄 것도 풍수지리요, 가장 크게 두려워한 것도 풍수지리다. 그처럼 풍수지리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우리 민족의 생활 속에 확고부동한 상수常數였다. 개인의 살 집을 정할 때도, 마을이 들어설 자리를 정할 때도, 심지어 한 나라가 망하고 또 다른 나라가 일어설 때도 풍수지리는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성계가 한양천도를 감행할 때 내세운 중요한 명분들 중의 하나가 “고려의 개성은 이제 그 기운地氣이 다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막상 백악을 주산으로 삼아 한양에 자리를 잡으려 하니 몇 가지의 산세山勢가 영 눈에 거슬리고 가슴을 답답하게 했다. 좌청룡에 해당하는 낙산이 우백호에 해당하는 인왕산보다 현저하게 낮다는 것도 그중 하나였다.
     그보다 더욱 무서운 것은 마주보이는 관악산의 산세다. 불의 기운火氣이 너무 강해 도성을 태워버릴 듯했던 것이다. 게다가 관악산 자락의 오른쪽 끝(백악에서 볼 때)에 있는 한 봉우리는 그 모습이 으르렁거리는 호랑이와 같아 두렵기 짝이 없었다. 바로 오늘 우리가 오르고 있는 호암산이다.


    칼바위 내부의 천연동굴. 기氣 수련하기에 좋은 장소이나 접근로가 위험하고 장소가 협소하다.


    호암산 한우물. 해발 300m의 능선 상에 위치한 인공우물이다. 신라시대에 만들어졌으며 조선시대에 증축되었다.


    한우물의 석축에 남아 있는 ‘석구지’라는 바위글씨. 이것을 근거로 하여 석구상이 개를 형상화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게 되었다.


    호암산성은 통일신라시대의 테뫼식 산성으로 둘레는 대략 1.2km에 달하나 현재 석축이 남아 있는 구간은 300m 정도에 불과하다.


    호압사의 벽화는 이 절의 창건설화를 표현하고 있다. 한마디로 ‘호랑이를 제압하기 위해 세운 절’이다.


    서울대 호수공원에 복제되어 있는 석구상. 논란을 의식한 듯 석구상의 뒷다리에 발가락을 정교하게 새겨놓았다.


    호암산 정상 부근의 호암. 한양도성 쪽에서 보면 호랑이처럼 보인다고 하는데 흔쾌히 동의하기는 어렵다.

    글/ 심산 한국산소회
    사진/ 서영우 한국산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