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가시고기 아버지

산야초 2018. 2. 21. 23:40

 

 



 

 

이른새벽

청소차 뒤에 매달려

찬바람을 맞으며 길거리를 누벼도

아버지는 행복하다

아들 딸 모두 전교 일등이란다

저세상에 먼져간 아내도 기뻐 하겠지.

 

아들 딸 좋은대확 가서

아버지는 행복하다

라면에 신 김치쪽 반찬뿐인 저녘으로도

아버지는 그져 행복하기만 하다

 

아들이 좋은회사에 취직하고

뒤이어 딸이 사법고시에 합격하는날

아버지는 만세를 불렀다

그리고 생전 처음으로

소주를 한병이나 마셨다

얼큰해진 아버지.

아무나 붇들고 자랑을 했다

 

어느 비오는날 새벽.

아버지는 청소차 뒤에서 손을 놓쳐

그만 길바닥에 떨어졌다

가물거리는 의식속에

아들 딸 시집 장가 보내고 갔으면.

하는 생각도 잠시

이제 아내를 만날수 있어서 행복하고

아내한테 자랑할수 있어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입가에 미소를 띄운체

눈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