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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식당촌’… 믿고 먹는 먹거리 집합소

산야초 2018. 5. 5. 22:24

‘착한식당촌’… 믿고 먹는 먹거리 집합소

김지영 기자 입력 2018-05-05 03:00수정 2018-05-05 03:00    


[토요기획]미세먼지 피해 갈 만한 주말 나들이 코스
채널A 인기프로 ‘먹거리X파일’서 엄선한 식당 10곳

건강한 맛으로 입소문난 식당들이 한자리에 모인 ‘착한식당촌’이 개점 1년을 맞았다. 착한식당들은 “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며 손님들이 좋아한다”면서 “좋은 재료와 정성이 맛의 비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착한식당촌’이 문을 연 지 1년을 맞는다. 지난해 5월 서울 송파구 송파대로 송파파크하비오 지하1층 메인상가에 개점한 뒤 차근차근 입소문을 내면서 자리 잡았다.

착한식당촌은 2012년 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방영된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인기 프로그램 ‘먹거리 X파일’을 통해 방송된 식당들 중 엄선된 10개가 한자리에 모인 곳이다. 당시 제작진은 몸에 좋은 재료를 깐깐하게 고르고,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맛을 내며,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는 식당들을 찾아내 착한식당으로 선정했다. 이처럼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착한식당이 된 곳들 중 다시 엄선됐으니 착한식당촌 식당들은 ‘식당계의 어벤저스’인 셈이다. 

건강하고 정직한 맛으로 승부 


착한식당촌은 무엇보다 전국 각지에 흩어진 착한식당들을 찾아다니지 않고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 음식 레시피만 갖다 쓰거나 이름만 차용하는 프랜차이즈점이 아니라 착한식당 업주가 직접 나서거나 가족이 직영하고 있어 신뢰도를 높였다. 착한식당촌이 들어선 송파파크하비오는 실내 워터파크와 영화관, 호텔이 있는 초대형 주상복합단지다. 착한식당촌은 이곳 지하1층에 있다. 여러 업소가 모여 푸드 코트 형태로 운영하는 곳도 있고, 업체가 단독 매장으로 운영하는 곳도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푸드코트존은 착한식당 5곳으로 구성됐다. ‘원가네 손만두·육개장’ 안규영 사장은 “경기도 용인에서 이곳까지 찾아오는 손님들도 있다.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개점 1년 소감을 밝혔다. 용인에서 조미료를 넣지 않고 한우로 끓인 육개장과 직접 빚은 만두로 유명했던 이 식당은 착한식당촌이 들어서면서 현재 위치로 옮겼다. 안 사장은 “처음엔 손님들이 조미료 없는 맛을 낯설어 했지만, 아이가 좋은 음식을 먹게 돼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 엄마아빠들이 많아지더라”고 자랑했다.

‘속초양반댁 함흥냉면’ 정동구 사장도 “맛이 심심하다는 손님도 있지만 한 번 오면 재방문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곳은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고 쇠고기만 두세 배 많이 넣고 사흘 밤낮으로 끓여 냉면 육수를 만들어낸다. 고구마전분과 일반전분을 6 대 4 비율로 섞는 냉면 면발과 달리 고구마전분으로만 뽑은 냉면 면발도 특징이다.  

전북 군산 ‘거시기삼계탕’은 군산시 인근에 분점을 내려다가 차로 몇 시간씩 걸려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착한식당촌에 들어왔다. 채길수 사장은 “군산까지 찾아오던 단골손님들이 서울에 분점이 생겨서 좋아한다”며 “좋은 토종닭, 좋은 재료를 쓰는 게 맛의 전부”라고 비법을 공개했다. 군산 시골 농장에서 풀어 키우는 토종닭을 잡아 냉장상태로 가져와 조리하는 방식으로, 유기농 사료로 키우는 닭의 식감이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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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지확WA닭’ 김가희 사장은 묵은지로 맞춤한 배추를 찾고자 전국 각지의 배추를 공수해 김장을 해봤다. 그가 ‘찍은’ 것은 전남 해남 배추. 여기에 전북 임실 고추를 구입해 직접 빻고 할머니 때부터 집안 대대로 쓰던 젓갈을 썼다. 경기 의정부에서 묵은지로 이름을 날리다가 착한식당촌에 자리를 잡았다.

‘샤브 수’도 경기 성남시에서 모든 식재료가 유기농인 것으로 소문났던 샤부샤부 식당이다. 늘어나는 1인 가구를 겨냥해 전골을 1인 메뉴로 개발했다. 이언희 사장은 “육수, 소스, 겉절이 등 손님상에 올라가는 것은 모두 유기농이고 건강을 위해 쌀밥이 아닌 잡곡밥을 낸다”면서 “건강한 맛에 대한 노력을 알아주는 손님이 많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단독 매장은 ‘걸구쟁이네’와 ‘항아리 닭갈비 막국수’다. 경기 여주시에 본점이 있는 ‘걸구쟁이네’는 전국적으로 이름난 사찰음식 전문점. 안서연 사장이 강원 횡성군에서 열리는 5일장에서 직접 사온 나물로 음식을 만든다. 안 사장은 매일 새벽 서울로 와 판매할 하루치 나물을 조리하고 여주로 돌아갈 정도로 공을 들인다. “다른 사람이 만들면 맛이 달라진 걸 손님들이 기가 막히게 안다”는 게 안 사장이 매일의 수고를 감내하는 이유다. 

일품 음식부터 디저트까지 한자리서 

강원 춘천시의 많은 닭갈비 가게들과 치열한 경쟁 끝에 착한식당으로 선정된 ‘항아리 닭갈비 막국수’는 가게 뒤편 채소밭에서 재배해 올리는 유기농 채소, 저온을 유지해주는 항아리에 숙성시킨 닭의 쫄깃한 육질로 유명하다. 오진호 사장은 “원칙대로 운영하면 잘되리라는 믿음을 갖고 시작했는데 다행히 손님들 반응이 좋다”고 자랑했다. 

식사를 마친 뒤 가볍게 즐기는 디저트존도 인기다. 경기 안양중앙시장의 ‘삼우닭강정’은 윤정아 사장의 친정아버지가 한약재와 채소를 가마솥에 끓여 만든 소스가 맛의 포인트다. 덕분에 ‘착한 국민간식’이 됐다. 윤 사장의 사촌오빠로 서울점을 운영하는 배영배 사장은 “닭강정은 대개 시간이 지나면 굳는데 우리 소스는 며칠 지나도 부드럽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뺑드빱바’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복판에 있는 빵집. 수입 밀가루가 아니라 100% 우리밀을 써서 빵을 만든다. 이호영 사장이 전국 농가를 수소문하다가 전남 구례 밀농장을 찾아냈다. 이 사장은 “달달한 맛이 나지 않아 처음엔 손님들이 생소하게 여겼지만 지금은 ‘믿고 먹는 빵’이라며 신뢰를 보낸다”고 귀띔했다.

국산 재료로 만든 ‘삼계오지한과’는 전북 임실군 삼계면 오지리가 본점이다. 직접 농사지은 쌀에다 설탕물 대신 쌀조청을 쓰고 공장에서가 아니라 직접 만들었다. 신진영 사장은 “직접 생산한 재료로 가족이 수제로 만들어 단가가 낮다. 포장에 신경을 쓰지 않아 모양이 투박한데 그런 모양새가 좋다는 손님도 많더라”라며 활짝 웃었다.

반찬가게 ‘도담촌’도 빼놓지 말고 둘러봐야 할 곳이다. 착한식당들과 함께 개발한 반찬과 간편 냉동식품 등을 판매한다. 특히 ‘핫’한 메뉴는 아이스크림. 유기농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으로 시중 판매가에 비해 2000원 정도 싼 2500원에 판매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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