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짜르트의 실내악 작품 가운데서도 특히 찬연하게 빛나는 「클라리넷 5중주곡」K581은 동시에 이 사랑스러운 클라리넷이라는 악기 그 자체에도 빛나는 영광을 부여한 작품이 되었다. 이 악기의 역사는 비교적 짧고, 모짜르트가 그 독특한 음색에 착안한 것은 이것이 생겨난 후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당시에는 마치 오케스트라라는 연주 형태의 성장기라고도 할 시기에 해당하며, 여러 가지 시도 끝에 그 하나로서 이 클라리넷이라는 악기도 도입되게 되었다.
또한 이 악기를 위해서 작품을 쓰는 작곡가들도 차츰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때까지 이 악기는 수수하고 두드러지지 않은 신참자일 뿐이었다. 이 악기가 가진 가능성이 최대한으로 추구되고, 매력도 최대한으로 발휘되게끔 되기에는 역시 모짜르트의 K581의 5중주곡과 또 하나 같은 모짜르트의 K622의 협주곡의 등장을 기다려야만 했었다.
실내악의 진수를 전해주는 이 장르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는 이 곡은 모차르트가 33세인 1789년 가을에 작곡하였습니다. 속칭 '시타틀러 5중주'라 불리는 이 곡은 위에서 소개드렸던 '아다지오'와 마찬가지로 죽음을 2년 앞둔 시기의 작품으로서 최고의 걸작입니다. 실제로 명곡이라 불리우면서 인류에게 사랑받는 모차르트의 음악들이 그의 만년 5~6년 시기의 것에서 우리는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게 됩니다.
빚에 쪼들려 소액의 고료를 위해 밤낮 없이 일해야만 했고, 아내는 병들어 온천을 전전하리 만큼 만년의 그의 생활은 말이 아니었으나, 그러한 고통을 '아다지오'와 마찬가지로 이 곡에서도 전혀 발견할 수 없으며 오히려 수채화처럼 맑고, 그리고 우아하면서도 독특한 애수가 애잔하게 흐르는 감동이 있습니다.
유려하게 흘러가는 현악 선율을 바탕으로 로맨티시즘을 가득 담은 우수의 클라리넷 선율은 부드러우면서도 감미로운 음색으로 표현할 수 없는 정서를 찬란하게 샘솟게 합니다. 사랑으로 번민하는 소녀의 두 눈에 가득 고 인 눈물 같은 아름다움 때문에 더 한층 감동을 주는 클라리넷의 음색에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클라리넷을 주축으로 한 실내악의 역사를 통털어 볼 때 이 음악에 도전하고 대적할 만한 작품은 1세기 후에 쓰여진 브람스의 5중주에서나 찾을 수 있을 만큼 이 장르 최고의 명곡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