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zart, Piano Concerto No.22 in Eb major 피아노 협주곡 22번 in Eb major András Schiff, piano Sandro Vegh, cond.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1. Allegro 우선 이 작품은 모차르트가 남긴 가장 웅장한 피아노 협주곡이다. 일단 악곡의 규모가 크고 구성도 장대하며 악기 편성도 이전보다 확대되어 있다. 특히 첫 악장은 (베토벤 이후 ‘영웅적인 조성’으로 자리매김한) ‘E♭장조’ 특유의 찬연하고 낭랑한 울림과 더불어 위풍당당한 기세로 출발한 다음 내내 활기가 넘치면서도 잘 정돈된 조화로운 음률의 향연을 풍성하게 차려놓는다. 아울러 이 곡은 기악적 색채의 전개라는 면에서도 더없이 매혹적이다. 오케스트라는 (모차르트가 협주곡에는 처음 도입한) 클라리넷을 비롯한 2관 편성에 2대의 트럼펫과 팀파니까지 더해진 편성으로 시종 다채로운 팔레트를 펼쳐 보인다. 특히 하르모니무지크(관악합주곡) 풍으로 처리된 목관 파트는 이전의 협주곡들에서보다 진일보한 모습으로 작품을 화려하면서도 격조 높은 색감과 분위기로 채색하고 있다.
2. Andante 변주곡 형식을 취한 c단조의 안단테 악장은 또 얼마나 가슴 깊이 파고드는가. 모차르트 자신의 <신포니아 콘체르탄테(K.364)>의 느린악장이나 당시 작곡 중이었던 <피가로의 결혼>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어둡고 장중하면서도 지극히 섬세하고 다감한 분위기, 은근히 듣는 이의 귀를 끌어당기는 칸타빌레 선율, 그리고 5개의 변주를 절묘하게 아우르는 차분하면서도 극적인 진행! 올리비에 메시앙은 이 느린악장에 대해서 이런 말을 남겼다. “대단한 작품이다. 이 안단테 악장은 불꽃의 중심이라고 할까! 그토록 요약된 작품에서 죽음에 대한 관념을 연상시키는 모든 감정, 즉 절망, 반항, 의기소침, 천상의 위로, 그리고 부활에 대한 확신 등 폭넓은 감성을 느끼게 된다.”
3. Rondo. Allegro 피날레 악장 또한 경이롭다. 이 론도 악장은 모차르트 특유의 경쾌하고 장난치는 듯한 주제를 가졌지만, 두 번째 중간부로 접어들면 갑자기 템포가 떨어지면서 ‘또 하나의 느린악장’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이러한 수법은 모차르트가 과거 또 하나의 E♭장조 협주곡, 즉 <피아노 협주곡 제9번>(K.271)에서 이미 선보였던 것이지만, 이 A♭장조의 안단테 칸타빌레 섹션은 전혀 새로운 경지를 열어 보인다. 느긋한 미뉴에트 리듬을 타고 흐르는 이 시적인 음악을 통해서 우리는 슬프도록 아름다운 동경으로 가득 찬 정화의 세계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이 협주곡은 당시 작곡 중이던 <피가로의 결혼>처럼 희극과 비극, 우아함과 경쾌함을 한 데 아우르고 있다. 그리고 그 조화로운 다양성, 고상함과 경박함의 공존은 다시금 우리를 모차르트를 통해서만 가능한 궁극적 평화의 세계로 데려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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