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건축가, 시공자와 하나 되어 지은 집

산야초 2019. 1. 19. 23:08

은금재 銀金齋

월간 전원속의 내집 | 매거진 | 입력 2018.08.14 06:00 | 수정 2018.08.14 06:00                          

집을 잘 아는 건축가와 잘 짓는 시공자, 두 사람을 끝까지 믿어준 건축주가 함께 완성한 신도시 주택. 그들의 노력을 집을 통해 들여다본다.

결혼 25년 차. 어느 날 아내가 집을 짓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오랜 아파트 생활에 익숙해져 있던 남편은 매번 아내를 설득했지만, 머리띠까지 두르고 시위하는 그 간절한 소원을 모른 척하긴 어려웠다. 그렇게 남편이 백기(白旗)를 들고 시작한 집짓기였다.

부부는 틈틈이 서울 근교로 많은 땅을 보러 다녔다. 그러다 눈에 띈 곳이 위례신도시. 무엇보다 아내의 직장과도 멀지 않아 좋은 매물만 나와 준다면 이곳을 택할 요량이었다. 하루하루 딱 맞는 땅이 나타나길 손꼽아 기다리다 보니 드디어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그동안 본 어떤 대지보다 좋은 입지. 고민할 것 없이 바로 계약을 했다.

택지지구 내에 자리한 주택의 전경

도로변에서는 시선이 차단된 가족만의 정원이 건물 뒤편에 놓였다.

보안을 고려하여 담장보다는 건물 자체가 그 역할을 하도록 적극성을 주었다.

SECTION ①현관 ②주차장 ③창고 ④AV룸 ⑤욕실 ⑥주방 ⑦거실 ⑧서재 ⑨안방 ⑩드레스룸 ⑪다용도실 ⑫방 ⑬가족실 ⑭다락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성남시           
대지면적 ▶ 294.80㎡(89.18평)  |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 다락               
건축면적 ▶ 143.82㎡(43.50평)   |  연면적 ▶ 392.56㎡(118.75평)              
건폐율 ▶ 48.78% │ 용적률 ▶ 93.33%                
주차대수 ▶ 4대  |  최고높이 ▶ 13.03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경량목구조 내·외벽 : 2×6 구조재, 바닥 : 2×10 구조목 + 글루램 6×10 / 지붕 – I-joist 2×10 구조재 @400, 글루램 4×10                             
단열재 ▶ 인슐레이션 R23 가등급, 비드법 단열재 2종1호 180mm, 캐나다산 아이씬 수성연질폼 240mm, 스카이텍 열반사단열재               
외부마감재 ▶ 외벽 – 스터코플렉스 / 외단열시스템 + 사비석 / 지붕 – 이탈리아 tegola社 Tegosolar System(태양광 일체형 지붕재), 금속 지붕재                     
창호재 ▶ 이건 205mm PVC 시스템창호(에너 지등급 1등급), 이건 알루미늄 창호 70mm                        
철물하드웨어 ▶ 심슨스트롱타이, 메가타이     
에너지원 ▶ 도시가스, 태양광  |  조경석 ▶ 산돌마을석재 │ 조경 ▶ 우리조경            
전기 ▶ 신흥전기 │ 조명 ▶ 이엔엘이디 배윤형                        
설비·기계 ▶ 가가건업 │ 토목 ▶ 김국성   
구조설계(내진) ▶ 바로구조 민정규, 김은태  |  감리 ▶ 임흥식(리종합건축사사무소)       
시공 ▶ 조성건 010-5190-9500               
설계 ▶ 스타일랩 종합건축사사무소 안응준 010-9098-9088

서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건축주. 집 앞 공원의 푸른 조경이 집 안 깊숙이 스며든다.

지하에 마련된 AV룸

1층 현관 모습   /   모든 공간에서 빛을 받을 수 있도록 평면을 계획한 덕분에 자연광만으로도 실내가 밝다.

조경 분야에서 일하는 처제의 지인을 통해 스타일랩 종합건축사사무소 안응준 소장을 소개받았다. 설계뿐만 아니라 시공 경험도 많았던 그는 주변의 자연요소 및 경관을 기준으로 건물의 배치와 평면, 창문 위치 하나까지도 신경 쓰며 집의 모습을 그려나갔다. 지금의 결과물이 탄생한 것도 밤낮 가리지 않고 현장을 찾아 날씨와 시간에 따른 대지의 변화를 꼼꼼히 확인하고, 설계에 반영한 건축가의 노력이 더해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게다가 도면만으론 입체적인 집의 모습을 상상하기 힘들 부부를 위해 건축 모형을 만들어 상세히 설명하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눈으로 외부와 내부, 이곳저곳을 직접 보니 이제야 집의 모든 게 조금씩 이해되더라고요. 건축가가 만든 모형만으로도 이미 그 집에 사는 기분이 들었답니다(하하).”

첫 주택 생활이다 보니 가장 고려한 사항은 ‘보안’이었다. 부부와 세 자녀의 안전을 위해 도로 측에서는 가족의 사생활이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

상부장을 없앤 주방과 이 집의 포인트가 되는 퍼플하트 우드슬랩 테이블. 조명 역시 테이블 색상에 맞춰 제작했다.

각 실을 벽으로 나누지 않고 주방에서 서재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공간으로 설계했다. 이로 인해 가족이 늘 함께 모여 일상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조망과 빛 그리고 단출한 가구가 전부인 부부 침실

외부 출입문을 통해 계단을 오르면 다시 두 개의 현관문이 나타난다. 1층과 2층의 문을 각각 따로 낸 것인데, 이는 추후 아이들이 분가했을 때 임대를 생각해 반영한 계획이다. 우측 현관문으로 들어가면 주방, 다이닝룸, 거실, 서재가 같은 동선상에 일렬로 배치된 1층 전경이 한눈에 담긴다. 가장 안쪽의 주방은 상부장을 없애 거실에서 바라봤을 때도 수평적인 통일감과 탁 트인 느낌을 더하며 하나의 공간처럼 넓어 보인다. 특히 주방 앞에 놓인 5m 남짓의퍼플하트(Purpleheart) 우드슬랩 테이블은 집 안을 돋보이게 하는 일등공신.

“큰 테이블은 기본 설계를 할 때부터 하나쯤 놓고 싶었는데, 막상 두려니 마땅한 게 없더라고요. 그러다 현장소장님께서 시공 도중 이 퍼플하트를 구해오신 거예요. 그렇게 저희와 인연이 닿아 어느 집에서도 볼 수 없는 멋진 테이블이 생겼죠.”

원래는 식사를 목적으로 둔 것이었지만, 지금은 가족이 모두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책을 읽으며 차도 마시는, 거실의 일부분이 되었다.

부부 침실 안쪽에 자리한 드레스룸과 욕실. 드레스룸 또한 가구를 모두 제작해 짜 넣었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실. 나무만으로 예술 작품이 된 아트월이 공간을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과한 인테리어보다는 조명과 가구, 사람으로 조금씩 공간을 채우면 된다는 건축가의 조언대로 최소의 요소만으로 각 실을 꾸몄다. 내부로 스며드는 빛과 자연의 변화를 오롯이 담아내는 창밖 풍경만으로도 집은 풍성한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POINT 1 / 15.7m 길이의 거실 : 목조의 특성상 경간의 한계를 넘기 위해 ‘경량목구조+중목구조’ 시스템을 적용했다. 덕분에 폭 4.5m, 길이 15.7m의 공간을 실현할 수 있었다.

POINT 2 / 제작 가구 : 이 집의 가구들은 대부분 현장에서 목수들이 직접 제작했다. 작은 디테일 하나도 꼼꼼하게 시공해준 덕분에 가족은 완성도 높은 집을 선물 받았다.

POINT 3 / 넓은 다락 : 55m2(약 16평)의 다락은 어른이 서서 다닐 수 있을 높이로 불편함 없이 계획되었다. 천창으로 떨어지는 빛이 공간을 더욱 아늑하게 만들어준다.

2F – 135.82㎡ / ATTIC – 55.23㎡

1F – 139.32㎡ / B1F – 117.42㎡

PLAN  ①현관 ②주차장 ③창고 ④AV룸 ⑤욕실 ⑥주방 ⑦거실 ⑧서재 ⑨안방 ⑩드레스룸 ⑪다용도실 ⑫방 ⑬가족실 ⑭다락

2층에도 별도의 거실과 주방을 두어 독립 주거가 가능하게 했다. 수납 기능을 위해 벽부장도 설치해주었다.

전용 붙박이장을 둔 2층 방. 이곳에서는 남한산성의 사계절을 감상할 수 있다.   /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계단실 쪽 벽을 유리로 구획한 다락. 우측 수평창은 걸어가면서 마을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창이 되어준다.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레너 우드페인트, 떼카 마루  |  욕실 및 주방 타일 ▶ DK 하이드 스터코 플로어        
수전 등 욕실기기 ▶ KWC, 아메리칸스탠다드, 대림통상, 키엔호  |  주방 가구·붙박이장·방문 ▶현장 제작              조명 ▶ RAY LED 시트실링, 자체 제작  |  계단재·난간 ▶ 월넛 헤링본, 레드오크 및 멀바우 집성 / 난간 스테인리스 발색 처리                       
현관문 ▶ 이건 알루미늄 시스템 현관 도어  |  중문 ▶ 현장 제작 3연동 도어, 슬라이딩 도어, 태양자동문, 토탈단열방화문     
담장재·데크재 ▶ 호주산 유칼립투스 고재(KM우드) / 브라질산 마사란두바, 인도네시아산 레드발라우(바이트리)

다양한 외장재로 입면에 변화를 준 주택의 정면

얼마 전 은혼식을 맞이한 부부는 앞으로 이곳에서 금혼식도 하고 25년 이상 더 행복하게 살자는 뜻으로, ‘은금재(銀金齋)’라는 집의 이름을 지었다. 왜 망설였나 싶을 만큼 매일매일 새롭고 즐거운 주택에서의 삶. 오늘도 가족의 웃음이 집 안 곳곳에 물들어간다.


건축가_ 안응준 [스타일랩 종합건축사사무소]

2003년 ‘빛의 건축적 도구’라는 주제로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건축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2008년 사단법인 정통풍수지리학회에서 박정해 박사에게 ‘이치와 풍수지리’에 대한 가르침을 받았으며 그해 건축사를 취득하였다. 현재 대한 풍수지리 연합회 회원으로서 자연과 도시에서 사람에게 ‘이로움을 주는 건축’을 하고 있고, 유튜브 채널 ‘건물주 학교’를 통해 건축주를 위한 강의를 진행 중이다.  https://blog.naver.com/lab5163|010-9098-9088

취재_ 김연정  |  사진_ 변종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