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목(碑木)
♣ 비목(碑木) - 한명희詩 - 장일남曲 ♣
초연이 쓸고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고향 초동친구 두고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 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 타고
달빛 타고 흐르는 밤
홀로선 적막감에 울어 지친
울어 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퍼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작사의 배경은 이렇답니다.. (1987년 6월 신동아) 1964년 중동부 전선의 백암산 비무장지대에 배속된 육군 소위 한명희는 잡초 우거진 비무장지대를 순찰하던 중 양지바른 산모퉁이에서 이끼가 끼인 채 허물어져 있는 돌무덤 하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어느 이름없는 무명 용사의 무덤인 듯한 그 옆에는 녹슨 철모가 뒹굴고 있었고 돌무덤 머리에 꽂힌 십자가 모양의 비목은 금새라도 무너질 듯 보였고. 한 소위는 그 병사의 나이가 자신과 비슷한 것을 알고 차마 그 돌무덤 앞을 떠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 후 4년 뒤 한명희는 가슴 속에서 떠나지 않던 화천의 비목과 젊은 무명용사의 숭고한 죽음을 기리기 위해 비목을 작사하였고 이 헌시에 곡을 붙여 탄생한 노래가 바로 가곡 비목이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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