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에서 누리는 자연월간 전원속의 내집 매거진 입력 2016.10.28 12:04
무미건조한 도심 빌딩 숲 한 옥상. 사막 속 오아시스 같은 비밀스런 정원이 목재 가득한 휴식공간과 함께 사람들을 기다린다.
도시에서 자연은 갈수록 먼 존재가 되어가지만, 사람들은 어떻게든 삶의 가까운 곳에서 자연을 느끼며 그 안에서 휴식하고 위안을 얻고자 한다. 경기도 안양시 평촌역 근처 한 빌딩 옥상에 자리한 이 정원도 도심에서의 쉼과 치유에 대한 고민의 한 답이었다.
옥상정원은 인공 건축물 위에 자연을 옮겨놓아야 하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곳을 설계한 한국목조건축기술협회 김광중 회장은 “옥상정원을 만드는 데 어려운 점은 설계와 구조”라며 “정원과 건물, 그리고 그 둘을 이용하는 사람 간의 조화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빈번하게 물과 접하는 만큼 바닥은 철저한 방수는 기본, 일반적인 옥상에 비해 배수구도 개수나 크기에 있어 약1.5~2배 정도를 갖췄다. 흙은 가벼운 인공토를 사용했고, 적지 않은 부분을 데크 시공해 하중 부담을 줄였다. 또 생활공간과 옥상정원이 바로 이어지는 만큼 30㎝정도의 단차를 줘 큰 비바람에 정원의 물이 안으로 역류하는 일이 없도록 했다.
옥상이 단순한 평지붕 형태라면, 옥상정원을 만든다 해도 자주 드나들기 어려워 관리가 소홀해지고 휴식공간으로서 의미도 퇴색될 수 있다. 이런 고민은 같은 수평 상에 카페나 베이커리같은 실내공간을 같이 둠으로써 내부와의 접근성과 자연스러운 동선을 만들어 해결했다.
SPACE POINT
평촌 옥상정원은 10여 년이 넘는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하고 변화하며 만들어져 지금에 이르렀다. 최근 아래층 사우나 시설을 함께 리모델링하면서 옥상정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었는데, 나무향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이 공간 덕분에 만족감이 더욱 높아졌다고. 옥상정원에서 시간과 자연이 보여줄 다양한 변화, 그리고 이곳에서 이뤄질 치유와 만남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이 공간이 사막 속 오아시스처럼 반가운 이유다.
Planner Says_ 김광중 한국목조건축기술협회 회장
“도시 안에서 다함께 힐링하는 옥상정원”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여는 있지만 역설적으로 그 안에서 더 고독합니다. 또 주위를 둘러싼 인공의 환경은 바쁜 일상 속에서 사람을 더욱 지치게 만들지요.
이곳은 마음껏 긴장을 이완하고 바쁜 일상에서 묻은 때를 씻어내며 휴식하는 곳입니다. 이런 공간에 자연스럽게 정원을 이어놓아 방문하는 분들이 일상을 벗어나 자연을 통한 힐링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분수 벤치와 정자를 곳곳에 두어 가족과 친구, 지인과 ‘함께’ 대화하며 서로를 연결하는 계기를 만들게끔 의도했습니다.
이 공간을 위해 15년이라는 적지 않은 기간을 고민하며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편안한 표정으로 공간을 누리고 돌아가는 모습에 그 기간이 결코 아깝지 않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정원은 원래가 그래야 하는 공간이니까요.
취재협조_ 사우나파크 |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평로170번길 43 훼미리타운 031-387-2500
취재_신기영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6년 10월호 / Vol.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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