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하지 않은 생활을 꿈꾸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매거진
김원영, 이미애 씨 부부는 한 달 전, 어린 두 자녀를 데리고 용인 전원주택으로 이사했다. 자연 곁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은 욕심 이전에 너무 편리한 삶에서 벗어나고자 한 가족의 선택이었다.
지난해 김원영 씨 가족은 6년간의 미국 생활을 접고, 용인 수지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판교에 직장을 잡은 남편을 따라 가족은 빽빽한 아파트 단지에 짐을 풀고 그곳에서 6개월을 지냈었다. 도시의 일상에 적응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학교와 학원이 지척이고, 클릭 한 번이면 집 앞까지 모든 것이 배달되는 편리한 삶이었다. 아내 이미애 씨는 이런 나날에 조금씩 익숙해졌지만, 초인종이 울리면 ‘택배 아저씨’를 외치는 딸아이를 보며 내심 두려워졌다.
“미국보다 사교육이 저렴하고 주변 엄마들이 전부 학원 몇 개씩 보내고 하니, 저도 괜히 조바심이 나더라고요. 장 보러도 직접 안 가고 택배로 주문하게 되니 슬슬 게을러지기도 하고요.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남편과 상의해 교외주택을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부부는 결심을 세우고 주변 전원주택 단지를 찾았다. 결정은 어려웠지만, 선택은 쉬웠다. 두 번의 답사 만에 원하던 모든 조건을 갖춘 집을 발견한 것이다. 집은 에버랜드를 바로 옆에 둔 용인 포곡읍의 한 단지에 자리했다. 마침 골조공사를 막 끝내고 내·외부 마감을 앞둔 때라, 가족이 생각하는 이사 시기와도 맞아떨어졌다. 큰아들의 학기 시작에 맞춰 가족은 새집에서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반디나비 단지 내 / 대지면적 : 전용 200㎡(60.60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39.87㎡(12.08평) / 연면적 : 79.74㎡(24.16평) / 건폐율 : 19.94% / 용적률 : 82.35%
주차대수 : 1대 /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철근콘크리트(1, 2층), 경량목구조(다락)
구조재 : 벽 - 1, 2층 철근콘크리트, 다락 2×6 구조목, 지붕 - 2×8 구조목 / 지붕마감재 : 컬러강판
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2종3호 120㎜, 그라스울 24K / 외벽마감재 : 외단열시스템(테라코트 데코) / 창호재 : LG하우시스 PVC 이중창호
설계 : 현건축사사무소 / 시공 : ㈜하우종합건설 031-321-6060 www.bandinabi.com
분양가 : 3억2천4백만원(대지 및 건축, 인테리어 포함) / 분양문의 : 02-2664-7110
원영 씨는 이전과 같이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한다. 3㎞ 정도 차를 몰고 나가서 버스를 갈아타고 회사까지 간다. 운전하는 시간과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회사까지 걷는 시간을 모두 합쳐도 40분이다. 큰아이는 근처 학교로 전학 와 새 학년에 적응 중이다. 수업이 끝나면 학원이 아닌 집으로 돌아와 여동생과 함께 다락방과 마당을 마음껏 뛰논다. 가끔은 거실 창을 통해 근처 건축 현장을 유심히 지켜보기도 한다.
“아래쪽 필지는 공사가 아직 진행 중이라, 하루 종일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일하시는 분들도 보죠. 우리 아이들이 몸으로 하는 일의 소중함을 보고 배우는, 어쩌면 좋은 시간인 것 같아요.”
가족은 이 집으로 이사하고, 큰 눈을 두 번이나 맞았다. 뒷산에서 아이들과 눈썰매를 타고 따뜻한 집 안으로 들어섰을 때, 다락방에 올라 눈 덮인 산과 호숫가를 바라볼 때의 기분은 정말 최고였다. 집이 주는 편안함과 안정감, 아파트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혜택일 것이다.
“미국에선 목구조로 지어진 아파트에서 살았는데, 층간소음 때문에 정말 고생했어요. 집안에서 하는 일상적인 대화가 위아래 집에 다 들릴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이렇게 마당 있는 콘크리트 집을 오롯이 우리 가족이 누리며 사니,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앞마당은 얼마 전 조경공사를 마치고, 이제 파랗게 올라올 잔디를 기다리고 있다. 거실 전면으로 낮은 데크와 넓은 마당이 있고, 주방에서는 아이들이 담장 안에서 뛰노는 모습이 모두 눈에 담긴다.
INTERIOR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신한, LG하우시스) / 바닥재 : 노바 수마루 오크라임
욕실 및 주방 타일 : 국산타일(바스미디어)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 리바트 / 계단재 : 애쉬 집성재 위 도장 / 방문 : 예다지
붙박이장 : 리바트 / 데크재 : 22T 방부목 콤브
공용 공간 외 가족들의 개별적인 공간은 2층에 두고, 욕실과 안방 등은 슬라이딩 포켓도어로 버리는 공간이 없도록 배려했다. 다락방은 아이들을 위한 전용 놀이방이다. 베란다는 양 측면을 벽으로 막아 시선이 차단되어 있고, 전면만 투시형 난간을 사용해 전망이 시원하다. 볕이 좋은 날은 미애 씨가 종종 빨래를 너는 공간이기도 하다.
애초 ‘어린 자녀를 둔 젊은 세대’를 기준으로 한 설계였기에 원영 씨 가족에게도 맞춤복 같은 집이 되었다.
“만일 땅부터 알아보고 집짓기도 직접 했다면, 막상 이렇게 주택 생활을 시작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오래 알아보다 보면 지치고, 결국 본인이 있는 환경에 그냥 주저앉게 되잖아요. 우린 아이들이 어릴 때, 지금 아니면 할 수 없는 결정인 걸 알고 과감히 선택했어요.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아내 말이 정말 맞아요.”
부부의 환한 웃음 속, 가족의 미래가 엿보인다. 그들의 행복한 모습은 봄 햇살만큼이나 반짝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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