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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o Orientango 앨범 ... 고향의 봄 외

산야초 2019. 6. 2. 23:34

 

    Duo Orientango 앨범 ... 고향의 봄 외
    *개별듣기*
    01. Por Una Cabeza
    02. A Orilla Del Rio(엄마야 누나야 ) 03. Oblivion 04. Libertango 05. Imperial 06. El Dia Que Me Quieras 07. Adios Nonino 08. La Primavera De Mi Tierra (고향의 봄) 09. Orientango 10. Lamentos (한오백년) 11. Violentango 12. Pajaro Azul (새야 새야 & 아리랑)
    앨 범 명 : Orientango 아티스트 : Duo Orientango 앨범장르 : 기타 , Classical , Tango 발 매 일 : 200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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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oOrientango.asx

Duo Orientango(듀오 오리엔탱고)

그 동안 우리나라에 소개된 탱고 아티스트는 그리 많지 않다.
탱고라는 음악 자체가 지니는 이국적인 정서로 인해 일부 트로트 멜로디에 차용되어 곡의 색다른 분위기의 완성을 위한 소품의 역할은 했을지언정, 본격적인 탱고의 소개는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정통 탱고에 대한 이해도 없는 상태에서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실험성 짙은 음악을 접한 이들이 장르 자체에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개되는 한국인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탱고 듀오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듀오 오리엔탱고(Duo Orientango)라는 이 독특한 이름을 통해 우리는 이 팀이 2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동양적인 감성을 담은 탱고를 연주할 것이라는 기본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의 음악은 분명 우리가 알고 있는 탱고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지닌다. 그것은 기존의 탱고 음악이 지니는 특유의 향기에 덧입혀진 '한국적인 정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아르헨티나에서의 활발한 활동으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이들의 탁월한 재능과 역량은 이 아름다운 앨범 [Orientango]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2000년 7월 21일 저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만자나 데 라스 루체스Manzana De Las Luces 국립음악홀에서는 동양인으로서는 최초로 이곳의 무대에 선 두 연주자들의 멋진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공연의 주인공은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성경선과 남성 피아니스트 정진희로 이루어진듀오인 오리엔탕고.
이날 이들은 탱고의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여러 작품들을 포함한 기존의 탱고 곡들과 우리의 유명한 민요들을 멋지게 연주하여 관객들의 갈채를 받았다. 특히 피아졸라의 미망인 라우라 에스칼라다(Laura Escalada)는 남편 음악에 대한 이들의 독특한 해석력에 가장 깊은 관심을 보이며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이 공연을 시작으로 보르헤스 문화관(Centro Cultural Borges)이나 팔라시오(Palacio) 극장 등에서의 성공적인 공연과 여러 FM 라디오에서의 멋진 연주를 통해 이들은 아르헨티나의 탱고 음악계에서 크게 인정받으며 확고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바이올린 연주자인 성경선은 1976년 부산 태생으로, 1991년 아르헨티나로 이민 후 UAP 오케스트라의 제1 바이올리니스트로서 활동을 한다. 이후 후베닐 데라 카마라 오케스트라를 거쳤고 1998년 베토벤 음악원을 졸업한 후 2000년 피아니스트 정진희와 오리엔탕고를 결성하여 활동을 하고 있다.
1976년 서울 태생인 정진희는 1993년에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떠났다. 1997년 '프로모시오네스 무지칼레스'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두는 등 여러 연주 경력을 쌓은 그는 1998년 국립음악원을 졸업하고 오리엔탕고의 일원으로 활동 중이다.

앨범 /ORIENTANGO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앨범은 정통 탱고와는 모습을 달리 한다. 즉 풍성한 감정을 담은 노랫말과 춤을 위한 리듬 대신 바이올린의 감미로운 멜로디와 세련된 피아노 연주의 조화를 통해 탱고 특유의 향기와 오리엔탕고만의 서정성을 표출하고 있다.
피아졸라가 그러했듯 철저한 악기 중심의 연주음악만으로 듣는 이의 마음 깊은 곳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그런 음악을 담고 있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현지의 음악에 대한 이해와 우리의 음악에 대한 애정이 여기에는 공존한다. 어찌 보면 탱고와는 무관한클래식 소품이나뉴 에이지 곡을 연상케 할 정도로, 모든 곡들에 아름다운 멜로디와 분위기가 실려 있다.
카를로스 가르델의 너무도 유명한 'Por Una Cabeza'의 오리엔탕고 식 해석은 원곡이 지니는 소박하고 포근한 매력이나탱고 프로젝트의 연주에 담긴 짙은 감성에 버금가는 감흥을 전해준다.
또한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Adios Nonino'를 비롯하여 'Oblivion', 'Libertango', 'Imperial', 'Violentango' 등 피아졸라의 여러 실험적인 작품들의 뛰어난 재해석을 듣고 있으면 이들이 피아졸라에 대해 얼마나 큰 애정을 가지고 있으며 그로부터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았는지 알 수 있다.
가르델의 'El Dia Que Me Quieras'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느낌을 담았다는 자작곡 'Orientango' 역시 돋보인다. 하지만 가장 주목할만한 부분은 우리에게 친숙한 민요와 동요들이다. '엄마야 누나야'나 '고향의 봄'과 같은 곡들에 포함된 탁월한 변주와 '한오백년'과 (도입부에 '새야 새야'의 멜로디를 포함한) '아리랑'에서 절묘하게 표출된 한국적인 정서는 이들의 정체성에 대한 확실한 답변을 제시해준다.

탱고는 특유의 리듬과 멜로디에 대한 감각을 필요로 하는 음악이다.
또한 그 바탕에 아르헨티나인들의 강한 문화적 자긍심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외국인들에게는 무척이나 까다로운 음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오리엔탕고의 두 연주인들은 외국인, 그것도 탱고의 전통과는 무관한 동양인이라는 핸디캡을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킴으로써 탱고 음악에 자신들만이 표출할 수 있는 정서를 담아낸 것이다. 이 앨범은 우리나라에 탱고 음악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촉매제로 역할 할 수 있을 듯하다. 이토록 부드럽게 마음을 감싸 안아주는 멋진 연주, 그리고 탁월한 멜로디와 함께 말이다.

음원출처;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