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6.12 11:04
양평 양수리 일대의 요리에 진심을 담은 특별한 곳들
* 이 기사는 KTX매거진과의 기사협약에 의해 제공합니다.
브라운 스푼l강 풍경을 곁들인 맛있는 시간
들어서자마자 가슴이 시원해진다. 널찍한 공간에 여유롭게 테이블을 비치해 놓았고, 창으로는 강물이 내다보인다. 어디나 일등석이다만 아직 앉기는 이르다. ‘브라운 스푼’은 총 3개 층으로 이루어졌다. 플로리스트 출신 대표가 내부를 비롯해 텃밭과 정원을 살뜰히 가꿨다. 강변 산책로와 그대로 이어지는 정원이다. 폭신한 소파와 나무 그네, 향긋한 허브가 채우는 1층, 바깥 경치 훌륭한 데다 식물을 활용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2층과 3층을 구경하고 자리를 잡아도 늦지 않다. 이런 풍경을 곁들인 음식이 맛없을 리가.
햄에그베네딕트는 잉글리시 머핀에 시금치, 토마토, 터키 브레스트 햄을 끼우고 수란으로 마무리했다. 칼로 써는 순간 노른자가 톡 터져 흘러내려 눈을 즐겁게 한다. 밀라노파니니는 올리브를 넣은 치아바타 빵 사이에 토마토와 생 모차렐라 치즈 등을 넣고 견과류를 듬뿍 뿌려서 낸다. 호텔 출신 셰프가 구성한 레시피답다. 텃밭의 방울토마토, 파프리카, 허브가 함께하는 식탁. 이 한 끼가 건강하고 행복하다.
양평군 양서면 목왕로 24-5
031-773-2826
어반l특별한 커피, 특별한 카페
많은 카페가 예쁜 인테리어와 독특한 메뉴로 유혹하지만 양수리 앞 조그만 카페 ‘어반’은 오로지 커피를 내세운다. 스페셜티 원두를 중간 과정 없이 직접 들여와 로스팅한 커피는 크레마층이 두껍다. 긴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아 지방을 비롯한 원두 성분이 잘 보존되었다는 뜻이다.
‘이 주의 커피’는 계절, 원두 상태에 따라 가장 좋은 한두 종류의 원두를 골라 추출한 핸드 드립 커피다. 아메리카노와 비非아메리카노 메뉴는 원두 선별과 로스팅을 아예 따로 한다니 커피 맛을 향한 열정을 알 만하다.
여름날에는 수제 청으로 만든 에이드도 상쾌하겠다. 집에서 반죽하고 깨끗하게 조리한 핫도그는 주말에만 판매하는 인기 메뉴다. 모든 가격을 관광지가 아닌 주민 수준에 맞춘 점이 인상적이다. 카페가 주민의 사랑방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책정한 가격이다. 6월 말에는 네 번째 바자회를 연다. 물론 수익금은 기부한다. 정성스러운 음료에, 착한 일을 하는 카페. 향기가 오래 남는다.
양평군 양서면 양수로138번길 3
031-775-0707
뱀부314l숲을 닮은 청량한 공간
어디로 눈을 돌려도 초록색. 싱그럽다는 감탄을 음식점에서 해본다. ‘뱀부314’에는 실제 살아 있는 대나무가 빽빽하다. 매장 안에 대나무가 무려 270여 그루. 공원, 산, 강가, 바닷가로 나가 음식을 먹는 일이 자연스러웠던 과거와 달리, 공기가 답답해진 요즘은 그런 경험을 하기가 어렵다. 뱀부314의 주인장은 비밀스러우면서도 마음이 탁 트이는, 숲을 닮은 공간에서 맛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레스토랑을 기획했다.
분위기만큼 메뉴도 특별하다. 스페인 이베리코반도에서 도토리와 올리브 등을 먹여 방목한 이베리코 돼지로 만드는 목살스테이크는 고소하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복분자, 크랜베리를 레드 와인에 조리고 프리미엄 럼주인 바카디를 넣어 풍미를 한층 돋우는 소스가 두툼한 스테이크와 절묘한 궁합을 이룬다. 시금치와 바질 페스토 등으로 맛을 낸 버섯 크림 파스타는 이 집의 상징인 댓잎이 들어간다. 쌉쌀한 댓잎이 느끼함을 딱 잡아 주어 맛이 깔끔하다. 분위기부터 메뉴까지 버릴 게 없다.
양평군 양서면 덤바위골길 4
031-775-7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