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가곡

섬집아기

산야초 2019. 8. 12. 21:37

섬집아기

 

한인현 작 사

이흥렬 작 곡

 


 

엄마가 섬그늘에 굴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팔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찬 굴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 굴 따러 간 엄마를 기다리며 집을 보는 아기와 아기 걱정에 굴을

따다 말고 모랫길을 달려오는 엄마의 모습이 눈에 선한 이 노래의

가사와 리듬은 한국인 누구의 마음 속에나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다 못찬 굴바구니' 부분에서 아기를 염려하는 어머니의 깊은

사랑을 느끼게 된다.


. 아기의 아빠는 고기잡이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했겠지요. 젊은

엄마는 굴을 따다 생계를 이어가는데 유일한 희망이 아가입니다.


. 잠든 아가를 뒤로 하고, 오늘도 떨어지지 않는 발길로 바닷가에

나갑니다.


. 아기는 혼자서도 놉니다. 아마 처음엔 많이 울었겠지만 습관이

됐겠지요. 그렇게 놀다가 파도소리에 어느새 잠이 들고..


. 엄마는 굴을 따면서도 마음은 아가에게 있어 안절부절 못하다가

한 바구니 채우지도 못하고 허겁지겁 모래길을 달려갑니다.


. 한인현 시인의 노랫말인데, 그림 같이 아름답고도 슬픈 경험을

읊은 듯합니다.


. 한인현에 대한 자료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 특히나「섬집아기」

는 더욱 그러하다. 그것은, 한창 일할 나이인 46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타계했다는 점이 미쳐 자료정리를 하지 못하게 된

원인이었겠지만, 어찌 됐든 그와 관계한 주변 사람들의 의견에

의하면,「섬집아기」는 6.25 전쟁의 와중에 탄생됐다고 전한다.


. 그 내력을 요약하면, 한인현은 함흥사범학교 졸업 후 첫 발령지로 경기도 가남국민학교에 재직하게 된다. 하지만 재직 중에 6.25

전쟁이 터져 부산으로 피난 가게 되는데, 피난살이 와중에 한인현

은 부산 앞바다의 한 조그마한 섬에 놀러 가게 된다.


. 그때 한인현은 갈증을 느껴 바닷가 주변을 헤매다가 어느 한 오막

살이집에 다다르게 되는데, 그 오막살이집에는 잠자는 아기가

있었고, 거기서 낯선 방문객의 방문에 놀라 굴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모랫길을 달려오는 한 어머니의 모습을 목격하고는 "섬집아기"라는 동시가 창작되었다고 한다.


. 이러한 느낌 충만은 한인현이 유년 시절을 보냈던 갈마반도와 그

호도반도, 그리고 영흥만의 흰모래 빛과 자갈, 푸른 소나무 등과

같은 이미지와 맞딱드려지면서 마침내「섬집아기」라는 동시가

완성되었다는 것이다.


. '섬 집 아기'의 작곡은 한인현이 이흥렬(1901~1980)에 부탁

해 이뤄졌다. 이흥렬은 고향이 한인현과 같은 원산이었고, 일본

동경음악대학을 졸업하고 당시 한인현의 모교인 광명보통학교에

재직 중이었다. 이흥렬은 한인현의 동시인 "섬집아기"를 받는

즉시 곡을 붙여 돌려보냈다고 하는데 그 정확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



 

 

 

동요시인 한인현(1921~1969)

 

 


. 작사가인 한인현은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났다. 마식령산맥의

봉오리들이 영흥만 쪽으로 늘어져 내린 갈마반도 명사십리다. 그

원산 갈마반도 명사십리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한인현은 원산 광명

보통학교를 거쳐 함흥사범학교를 졸업하고 평교사의 길로 접어

들게 된다.


. 서울 은석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동시를 썼다. 해방

직후에도 우리글을 잃었던 아이들을 위해 <민들레>라는 동시집을

발표했던 선생님은 7.5조 (7자+5자 의 반복)인 이 동시를1950

4월 <소학생>지에 발표했으며 그 해에 이 흥렬 선생님에 의해

작곡되었습니다.


. 한인현은 은석초등학교교장으로 재직하던 중, 1969년 글짓기

교사 세미나 도중에 고혈압으로 쓰러져 그해 향년 4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섬집아기가 실려있는 한인현 선생의 동요집>

 

 

이흥렬 (1903∼1988. 작가, 작곡가)

 

 


. 이흥렬도 함경남도 원산 출신으로서, 일본 도쿄[東京] 음악학교

피아노과를 졸업한 후 모교인 광명보통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작곡을 시작했다.


. 1936년 홍난파와 같이 경성방송국 소속 관현악단을 창단했으며

피아노 3중주단을 만들어 실내악 운동도 벌였다. 배재중학교,

풍문여자중고등학교, 숙명여자중고등학교 등에서 교사로 재직했

으며 서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서라벌예술대학, 숙명여자대

학교 교수를 역임하였다.


. 대표작 중에는 <봄이 오면> <바위고개> <코스모스를 노래함>

<고향 그리워> <어머니의 마음> 등이 있다.


. 그리고 대한민국 군인이면 누구나 훈련소에서 목청껏 불렀을

<진짜 사나이,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일도 많다만....>도 선생께서

작곡하셨다고 한다.

 

 


그림으로 보는 섬집아기


 

 

외딴집 앞마당에
햇볕이 비스듬히 내려옵니다

"엄마, 엄마!"

동이야, 엄마하고 그림자밟기 할까?

응, 좋아!

 

 

동이는 엄마 그림자를 잡으려고
뱅글뱅글 마당을 돕니다

망망망!

강아지가 저도 끼어 달라며
종종종 쫓아다녀요

 

 

잔잔잔, 바닷물이 밀려

나가느라 눈부시게 반짝입니다

 

 

물때가 되었으니, 굴 따러 가야겠구나?
엄마가 채비를 하며 말합니다

엄마, 나도 같이 가
모자를 챙겨 쓰며 동이가 말해요

아직 바닷바람이 찬데...
엄마가 얼른 다녀오마

동이 눈에 금세 눈물이 글썽입니다

강아지가 울먹이는 동이 손등을
할짝할짝 핥아 주어요

그럼, 엄마 빨리 와야 해

으응.. 다녀오마

 

 

혼자 남아 나비하고 놀면서 집을보는 동이

 

 

열심히 굴을 따는 엄마
하지만, 혼자 남겨 두고 온
동이.. 걱정에 다 차지 않은,
굴바구니를 들고

다시 동이.. 곁으로 돌아오는 엄마

 

 


. 이 동요는 정말.. 슬픈.. 노래이다.

. 어릴때는 그저, 곤히.. 잠이드는.. 엄마가 불러주는 자장노래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세월이 흐를 수록 들려오는 노랫말을 음미

하며 듣게 되었다.


.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이 부분에서 너무나 큰 고독과

외로움을 느낀다. 특히 2절 가사가 너무나 절절히 가슴에 와

닿는다.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 찬 굴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 굴 따러 가신 엄마의 머리와 가슴 속엔 온통 아기 뿐이란 것을,

갈매기 울음 소리를 듣자 아기가 울고 있지는 않을지... 엄마를

찾고 있지나 않을지... 마음이 마구 설레는 그 느낌 !!


. 그리고 '다 못 찬 굴바구니'.... 이 부분이 참 뭉클하네요.


. 비록 사는 게 힘들어도, 팍팍해도, 입에 풀칠하는 것이 걱정이

어도, 엄마는 크게 상관하지 않아요. 아기가 있으니까요.


. 굴바구니가 다 못 차면 어때요, 오늘 일을 다 마감 못하면 어때요,


. 울며 엄마를 기다릴것같은 아기생각에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랫길

을 한걸음에 달려가는 엄마의 모습.


. 마음 속에 울고 있는 아기의 모습을 그리면 천천히 걸어올 수가

없었겠지요.


. 이 처럼 엄마의 마음을 참 잘 표현한 동요가 이세상에 또 있을

까요?

 



 

 


섬집아기

 

한인현 작사 . 이흥렬 작곡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 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 찬 굴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 섬집아기 / 이선희 >


 

< 섬집아기 / 박인희 >


 

< 섬집아기 / 선명회 합창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