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사진관] 해발 1507m 지리산 노고단은 지금 들꽃 세상
[중앙일보] 입력 2019.08.09 06:00
지리산 노고단 정상 야생화 군락지에 달맞이꽃이 피었다. 밤에 피는 꽃이라고 해서 일명 '월견초(月見草)'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밤에 달을 그리며 핀다고 해서 '야래향(夜來香)'이라고도 부른다. 꽃 뒤로 섬진강에서 올라온 운해가 깔렸다. 김상선 기자
정상은 전국 최대의 원추리 군락지다. 강한 바람과 연중 낮은 기온 때문에 키가 큰 나무조차도 자잘 수 없지만, 원추리는 예외다. 아마도 바람이 불 때마다 바닥에 누울 듯 휘어지는 원추리의 몸통 구조 덕분이 아닐까.
원추리만큼 다른 이름을 많이 가진 꽃도 드물다. 의남화, 망우초, 모애초, 합환화, 금침화 등 다양하다. 약초와 식용으로 쓰이는 탓에 그런듯하다.
구릿대 너머로 아침 동이 터오고 있다. 하얀 속살을 자랑하는 구릿대 꽃도 붉고 강렬한 아침 태양 앞에서는 자신의 색을 감추고 말았다.
'천상의 화원'으로 향하던 한 여성 탐방객이 허리를 굽히고 야생화를 스마트폰에 담고 있다. 하얀 구릿대 꽃이 여성의 뒷모습을 훔쳐보는 듯하다.
지리터리풀꽃. 앞씩만 빼고 몸통도 꽃도 모두 자줏빛이다.
범꼬리. 범의 꼬리와 유사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돌채송화가 정상으로 오르는 나무 계단 사이를 비집고 개화했다.
아침 운해가 노고단 고개 아래로 깔렸다. 지리산의 운해는 바람의 방향에 따라 움직이며 수시로 다른 풍경을 만들어 낸다.
꿀풀. 보랏빛 꿀풀이 만개했다. 우리나라 전역의 산에서 자라는 흔한 들꽃이다.
일월비비추. 마치 여인이 머리에 꽂는 비녀 모양처럼 생겼다고 해서 일명 자잠(紫簪)이라고도 한다.
술패랭이꽃.
동자승의 슬픈 전설을 간직한 동자꽃.
돌양지꽃이 바위에 바짝 엎드려 피었다.
기린초가 노고단 정상으로 향하는 데크 길 사이에 피었다.
노고단 정상에서 대피소로 가는 길목에 핀 큰까치수염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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