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아침의 명상

산야초 2019. 8. 31. 23:02

아침의 명상
 
     
    흠집          
    太陽赫光晶  踆烏乃星羅 
    明月皎如彼  桂樹長婆娑 
    潔身雖自勵  玷汚將誰磨 
    豈無洗濯志  弱力莫挽河 
    冉冉天色暮  徘徊當奈何 
    
     
    태양이 수정처럼 환히 빛나도
    준오가 별처럼 널려 있다네.
    밝은 달 저처럼 휘영청하나
    계수나무 언제나 너울거리지.
    몸 깨끗이 지니자 다짐하지만
    흠집 나면 뉘 장차 없애주려나. 
    씻어버릴 마음이야 어이 없을까
    힘이 약해 은하수를 못 끌어올 뿐. 
    뉘엿뉘엿 하늘 빛 저물어가니
    이리저리 서성이며 어이 할거나. 
     
    빛나는 태양에는 삼족오의 흑점이 있다. 
    환한 달빛에는 계수나무 그늘이 드리웠다. 
    저 검은 점과 어른대는 그늘만 없으면 
    햇빛과 달빛이 더없이 순수할텐데 참 아쉽다. 
    해와 달의 얼룩을 깨끗이 닦아내고 싶지만,
    저 은하수 강물을 끌어올 힘과 재간이 내게는 없다. 
    내 몸의 허물도 다를 것이 없다. 
    몸가짐을 반듯하게 하려 애써도 공연한 구설에 휘말린다. 
    옥에 한번 흠이 가면 다시 말끔해질 수가 없다. 
    누가 나를 위해 내 몸에 난 흠집을 흔적 없이 지워다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하루 해가 저물어간다. 
    인생이 기울어간다. 
    어쩌나 싶어 초조해져서 나는 마음을 못 가눈 채 이리저리 배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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