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12.17 05:53 | 수정 : 2019.12.17 08:05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주택] 비탈길 아래 숨은 콘크리트 집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스페인 그라나다 지역에 지붕에서 시에라네바다 산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집이 있다. 바로 ‘비탈 위에 있는 집(HOUSE on A HILLSIDE)’이다.
[세계의 주택] 비탈길 아래 숨은 콘크리트 집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스페인 그라나다 지역에 지붕에서 시에라네바다 산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집이 있다. 바로 ‘비탈 위에 있는 집(HOUSE on A HILLSIDE)’이다.
이 주택은 가파르게 경사진 지형을 그대로 활용해 설계했다. 출입구가 꼭대기 부분에 있어 외부에서는 좀처럼 집의 전체적인 형태를 알아보기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콘크리트를 주 재료로 사용해 집이라기보다는 마치 지하 벙커와 같은 분위기가 감도는 곳이다. 하지만 계단실 천장에 난 천창으로 집안에 은은한 빛이 들어오며 내부는 마치 동굴 속에 자리 잡은 듯한 아늑함을 느낄 수 있다.
◆건축개요
건축가 : 후안 도밍고 산토스(Juan Domingo Santos)
위치 : 스페인, 그라나다, 오투라
연면적 : 104㎡
발주자 : 마르셀 아미고 쿠소, 에스더 야츠 푸르뇨노사(Marcel Amigó Cussó, Esther Ayats Pruñonosa)
사진작가 : 페르난도 알다(Fernando Alda)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시에라네바다의 장엄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이 집은 이 집은 매우 가파른 경사지에 들어섰다.
가장 큰 특징은 출입구가 지붕이라 불릴 수 있을만큼 가장 위층에 있고, 경사를 따라 지하로 퍼지는 구조로 설계한 것이다. 각 공간들은 지하 통로로 상호 연결된다. 정원과 경비소는 거실 위에 있으며, 출입구가 지붕에 있는 구조다. 콘크리트로 된 내외부의 삭막한 기운을 없애기 위해 빛과 목재를 활용해 아늑한 분위기로 내부를 인테리어 했다.
■ 지붕에 오르면 감상할 수 있는 바깥 전망
■ 지붕에 오르면 감상할 수 있는 바깥 전망
콘크리트 벽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차적으로 그 위에 이끼와 석태가 자라게 돼 색깔과 질감이 변화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인테리어에 활용했다. 다른 집은 집의 내부 창문에서 경치를 바라보지만, 이 집은 집의 출입부분과 가까운 맨 꼭대기 지붕에 올라 외부 경치를 조망할 수 있는 구조다.
내부 테라스 앞에는 커다란 수영장이 있다. 수영장 한 가운데는 아래층을 내려다볼 수 있게 뚫어놓았다.
■ 빛이 스며들어 은은한 분위기가 풍기는 내부
■ 빛이 스며들어 은은한 분위기가 풍기는 내부
내부는 빛이 고스란히 스며들어 별도 조명이 없이도 은은한 분위기가 풍긴다. 미니멀스타일의 가구들로 노출 콘크리트의 묘미를 한 껏 살린 내부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특히 대부분의 공간이 콘크리트 벽과 바닥으로 이뤄진 곳에 붙박이장과 서랍장 등은 나무 재질 가구를 활용해 차가운 느낌을 완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