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핀 벚꽃이 졌다. 어느새 한낮의 뜨거운 햇빛을 피해 그늘을 찾는 시기가 됐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산에는 겨우내 머물던 한기가 그대로 남아 있다. 이제부터 고원지대의 봄이 시작되는 것이다.
높은 산을 물들이는 신록은 꽃보다 아름다운 계절의 선물이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생기를 불어넣어 산 전체가 잠에서 깬 듯 활기차게 만든다. 양지바른 곳에 자리 잡은 야생화 군락은 경쟁적으로 꽃망울을 터트리며 봄을 알린다. 이렇게 5월이면 높은 산에서 천상의 화원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