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먹은 그 홍삼, 그대로 배설됐을 수 있어요
‘식품 연구원의 세계’ 일화 이승권 연구실장
신재현 외부기고가
입력 2020.09.24 06:00
‘저 직업은 어떤 일을 하는 걸까’ ‘저 제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평소 궁금했던 직업이나 제품이 있으셨나요? 일상 속의 물건을 만드는 사람을 찾아 얘기를 듣는 ‘그 일이 알고 싶다’를 연재합니다.
이번 회에선 명절 대목을 맞은 홍삼 회사를 찾아갔습니다. 건강식음료 기업인 일화의 이승권(49) 인삼BT(생명공학기술) 연구실장을 만나 홍삼의 제조 과정과 식품연구원의 생활을 들었습니다.
일화의 이승권 인삼BT(생명공학기술) 연구실장 /일화
“원래는 출근 이틀째 되는 날 사표 내려고 했어요. 일이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컴파운드 케이(Compound K), 이 물질 하나에 꽂혀서 20년 넘게 여기서 일하고 있네요.” 이승권 실장은 본인 회사 생활의 시작을 이렇게 말했다.
이 실장은 2000년 일화에 입사해 건강관리제품 개발 업무를 맡아 왔다. 일화의 주력 수출상품 중 하나인 인·홍삼 제품의 R&D(연구개발) 담당이다. 신제품 개발부터 제조 과정까지 모든 관련 연구가 그의 손을 거친다.
◇컴파운드 케이와 함께 한 20년
이 실장은 20년 인·홍삼 연구개발 인생을 ‘컴파운드 케이(CK)’ 한 단어로 압축해 설명했다. 컴파운드 케이는 홍삼의 주된 영양성분인 Rg3, rh2 같은 사포닌(진세노사이드)을 잘게 쪼갠 장내세균이다. 사포닌이 몸 속에 들어가면 콜레스테롤 배출 등을 돕는 역할을 하는데, 이 사포닌을 잘게 쪼개 컴파운드 케이로 만들면 그 성분이 체내에 보다 잘 흡수되도록 할 수 있다. 그러면 원기 회복, 면역력 강화 같은 홍삼의 효능이 제대로 발휘된다. 이승권 실장은 컴파운드 케이가 들어간 유산균 발효 홍삼 농축액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회의하고 있는 이승권 실장 /일화
-컴파운드 케이를 주력으로 연구하게 된 계기가 뭔가요.
“효능이 확실해지기 때문이죠. 홍삼의 약리효과는 사포닌의 함량 비율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알고 보면 체내흡수율이 더 중요합니다. 몸에 흡수되지 않고 배설되면 먹어도 아무 소용이 없죠. 사포닌은 장내 미생물에 의해 흡수되는데, 사포닌은 그 크기가 너무 커서 체내 흡수율이 높지 않아요. 그래서 사람에 따라 홍삼의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는 경우까지 있어요. 반면 사포닌을 컴파운드 케이 크기로 잘게 잘라주면 몸에 보다 잘 흡수됩니다. 그 비밀을 알고부터 푹 빠지게 됐습니다.”
경희대와 함께 관련 논문도 펴냈다. 일화는 그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체내 흡수력이 높은 홍삼제품을 만들어 온라인몰(https://bit.ly/2ZVAZf6)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유전공학 전공하고 연구원 입사
대학 때 유전공학을 전공했다. 학교 실험실에서 생물, 바이러스 등을 연구했다. 생물이 재밌어서 대학원까지 진학했다. 미생물 효소, 발효 등을 공부했다.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공부했던 내용과 관련된 기업을 찾다가 발견한 곳이 일화다. “식품, 의약품을 두루 다루는 회사라 제격이었죠.”
일화의 발효홍삼 정케이 /일화
-일하면서 애로 사항이 있다면요.
“장내세균을 다룰 일이 많은데요. 배양 과정에서 고약한 냄새가 납니다. 냄새가 얼마나 독한지 옷에 다 베는데요. 회사와 집이 멀어서 그 옷을 입고 2시간 넘게 걸려 퇴근하곤 했습니다. 어찌나 신경쓰이던지 진지하게 퇴사를 고민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컴파운드 케이’를 알게 됐고, 진지하게 연구해보고 싶어 회사를 계속 다니게 됐습니다.”
컴파운드 케이의 특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홍삼의 효능을 살릴 수 있는 방식에 대해 고민했다. 물질 추출 방식과 조건에 따라 홍삼 내 사포닌 함량이 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최적의 추출 조건도 찾았다. “타사 제품과 조금이라도 차별화를 하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홍삼정, 농축액 등을 만든다. 주원료는 모두 국내산 6년근 홍삼이다.
아홉번 찌고 아홉번 말리는 구증구포 방식으로 사포닌 흡수율을 높였다. 건생강, 백작약, 천궁, 숙지황, 계피 등 11개의 부원료가 들어 있다.
연구실에 있는 이승권 실장 /일화
-좋은 홍삼의 조건이 있다면요.
“홍삼을 만드는 조건은 굉장히 까다로운데요. 좋은 원료는 당연하고요. 물은 일반 정제수가 아닌 알오수(RO)를 쓰는 게 좋습니다. 역삼투압방식으로 추출한 물인데, 의약품 만들 때 쓰입니다. 순수하게 미네랄과 물 성분만 남아 있죠. GMP 의약품 기계로 추출한 홍삼이 좋습니다. GMP의약품 기계는 설비 운영에 관한 조건이 까다로워서 쓰지 않는 회사가 많은데요. 저희 회사는 해당 기계로 만들고 있습니다.”
일화 홍삼 홍보모델 개그우먼 김민경 씨 /채널A캡처·일화
◇남은 연구원 생활은 발효 개념 확대가 목표
직업인으로서 ‘발효’의 개념을 바꾸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목표인가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생물을 활용한 경우’만 발효로 인정해요. 미생물 대신 효소로 발효를 시킬 경우엔 발효로 인정하지 않죠. 그런데 미생물을 활용한 발효도 알고 보면 미생물 내 효소가 하는 거에요. 그래서 다른 나라들은 효소에 의한 것도 발효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홍삼 제품에 ‘발효’란 단어를 쓰려면 반드시 미생물을 첨가해야 하죠. 꼭 필요한 일이 아닌데도요. 관련 연구를 열심히 해서 효소를 의한 것도 발효로 인정받도록 하고 싶습니다.”
-일화 연구원으로서 목표는요.
“차세대 미래 먹거리를 계속 개발하고 싶습니다. 요즘 ‘휴먼 마이크로 바이옴’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관련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요. 그 기술을 적용해서 온라인몰(https://bit.ly/2ZVAZf6) 등을 통해 모든 사람에게 맞춤형 건강식품을 공급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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