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ude Monet 의 수련
"Nymphéas" Claude MONET 1897
"Le Bassin aux nymphéas, harmonie verte" Claude MONET 1899
"Nymphéas" Claude MONET 1914-17
"수련"의 작가 클로드 모네가 온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빛의 화가 모네’전을 6월 6일부터 9월 26일까지 서울 서소문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모네전에는 모네의 대형 ‘수련’ 연작 20점과 물(水) 풍경을 비롯해 60여점의 회화가 출품돼 한국 미술팬과 만난다.
클로드 모네(Claude Monetㆍ1840~1926)는 ‘빛의 시대’를 연 인상주의 미술의 선구자다. 모네의 색과 터치, 빛의 사용, 제스처와 순간성, 반사를 이용한 표현, 시리즈 작업은 오늘날 현대미술에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 또 ‘빛이 곧 색채’라는 인상주의 운동은 서구회화의 전통에 대변혁을 일으켰고, 1874년 파리 살롱전에 출품한 모네의 ‘인상, 해돋이’는 훗날 ‘인상주의’라는 명칭을 탄생시킨 불후의 명작이 됐다.
동시대 작가였던 세잔은 모네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모네가 가진 것은 눈밖에 없다, 그러나 얼마나 위대한 눈인가!” 맞는 말이다. 그 눈에 의해 인상주의가 탄생했고, 현대미술은 힘차게 시동을 걸었다.
이번 전시는 모네의 작품 세계를 초기부터 말기까지 시기별 대표작품을 통해 살펴보는 국내 첫 회고전이다. 빛의 시대를 연 모네의 다양한 풍경작품과 ‘인상주의의 성서’라고 불리는 모네 예술의 정수 ‘수련’을 통해 근대미술사의 흐름을 살펴보도록 한다.
전시에는 20점에 달하는 ‘수련’ 연작과 모네가 43년간 직접 가꿨던 지베르니 정원의 풍경을 그린 그림이 중심축을 이룬다. 특히 길이 3m의 대작 2점과 2m 크기의 수련 작품이 다량 전시되는데, 이 같은 규모는 프랑스 이외에서 열린 모네 전시 사상 최대 규모다. 86세로 생을 마감한 모네는 약 2000점의 유화를 남겼고, 그 중 ‘수련’은 200점에 달한다.
모네의 초기 ‘수련’은 원근법에 준해 연못에 비친 하늘과 자연의 변화가 사실적으로 담겼으나 갈수록 원근법이 무시되며 추상적 화풍으로 변모한다. 백내장을 앓으면서는 그의 ‘수련’ 그림은 거의 추상화가 되는데 이 무렵의 ‘수련’은 미국 추상표현주의 탄생에 큰 영향을 끼쳤다.
마흔 무렵까지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면서도 인상주의 신념에 충실하기 위해 모네는 매일 수십 개의 캔버스를 들고 야외에 나가 빛의 변화에 따른 반사현상을 끈질기게 포착했다. 그 집념은 ‘루앙 대성당’, ‘런던 국회의사당’을 탄생시켰고, ‘수련’에 와서 그 찬란한 빛을 발했다.
전시는 5개 주제로 구성된다. 모네 예술의 결정판으로 여겨지는 물 위의 풍경 ‘수련’을 필두로, 가족을 그린 인물화, 지베르니 정원, 센 강과 바다, 그리고 모네의 눈에 비친 유럽 풍경화로 짜여진다. 그중에서도 ‘네덜란드의 튤립밭’(1886년 작), ‘햇살 속의 쉬잔’(1890년), ‘런던 국회의사당, 웨스트민스터의 탑들’(1903년) 등은 눈여겨볼 만한 주요 작품이다.
이번 출품작들은 모네 작품의 최대 소장처인 ‘파리 마르모탕 미술관’의 소장품이 주류를 이룬다. 불로뉴 숲 근처에 자리 잡은 마르모탕 미술관은 모네의 차남(미셸 모네)이 작품을 기증하면서 인상주의 미술관으로 탈바꿈됐다. 인상주의 태동을 알린 모네의 저 유명한 ‘인상, 해돋이’도 이 미술관 소장품이지만 프랑스 국외로의 반출이 엄격히 금지돼 있어 이번 전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또 파리 오르세미술관, 스위스 루가노미술관 등 세계 20여 미술관에서 작품이 공수됐다. 인상주의 화가들의 예술성을 일찍 간파하고 후원했던 화상 뒤랑 뤼엘의 후손이 소장 중인 ‘과일 타르트’(1882년), ‘꿩’(1880년) 등 정물화도 소개된다.
전시 커미셔너인 서순주 박사(미술평론가)는 “보험가액이 3000억원에 달하는 전시로 프랑스 국외에서 열린 모네 전시 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관람객 80만명을 동원한 샤갈전을 비롯해 피카소전 등을 기획했던 서씨는 “국내에도 블록버스터 전시가 줄을 이으면서 블록버스터 전시를 찾는 고정 미술팬이 약10만명은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대형전시가 인상주의 등 너무 서구근현대미술 쪽으로만 쏠린다는 지적도 있지만 애호가층이 더 넓어지면 보다 다양한 경향의 전시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리타분한 전통을 부수고 빛의 시대를 연 화가이자 시간성을 추구한 최초의 화가, 색채와 터치만을 사용해 모티브의 형상을 완전히 지워버리며 현대추상의 문을 연 19세기의 화가가 우리를 기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