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서 힐링하고 치료도 받으실래요?"
완도, 태안, 울진, 고성의 '해양치유 단지'
글 안지은 기자 2021-03-24
산림 휴양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해양치유’라는 것은 비교적 생소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지난달 ‘해양치유자원의 관리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시행되면서 먼 해외의 일만은 아니게 되었다. 따라서 해양치유라는 새로운 모델이 코로나 19로 인해 굳은 관광산업과 모두의 마음을 녹이는 수단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되고 있다.
◆‘해양치유’란?
해양치유의 뜻은 ‘바다의 자연자원과 환경을 활용하여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증진하며 재활을 돕는 활동’이라고 한국항해항만학회지 제44권에 실린 한국해양대 이한석 교수의 연구에 명시되어 있다. 바다를 통해 재활이나 치유가 이루어진다는 것인데, 이는 단순히 신체적 병의 치유만이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 건강을 모두 크게 아우른다.
해양치유는 해수, 해양 광물, 해양생물, 해양기후 등의 해양자원을 이용한다. 해수는 마시거나 입욕에 이용되고, 해양 광물은 팩, 찜질, 입욕 등에 이용되고, 해양생물은 섭취, 도포(약을 겉에 바름) 그리고 해양기후는 요가 등의 치유요법으로 이용될 수 있다.
광고
흔히 요즘 말하는 ‘힐링’이 바다에서도 더 체계적이고 산업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해양치유를 장기간 성공적으로 실행해오고 있는 독일이나 프랑스 같은 경우에는 이를 의료행위로 인정하여 사회보험의 지원까지도 받을 수 있다. 심지어 독일은 의사가 해양치료를 처방할 정도로 전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해양치유의 원조, 독일
독일에선 해양치유를 포함한 치유 산업의 시장규모는 약 45조에 달한다. 자비네 라쉬 독일 관광협회 매니저는 ‘독일에 350개 정도의 치유단지가 있고, 그중 94개가 해양치유관광’이라고 밝힐 정도로 해양치유가 이미 충분히 활성화되어있는 곳이기에 우리나라가 배워야할 점도 많다.
해양치유단지는 단순히 휴양을 위한 관광지 개념이 아니다. 관련 질환을 겪는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방문할 수 있는 검증된 치유센터가 있고, 분야별 전문의가 상주하고 있어 개별 환자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처방해준다. 보통 2~3주 정도 지내면서 치료에 임하기 때문에 가족들과 함께 지낼 수 있도록 근처 리조트나 호텔들도 해양치유와 연계하여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사진 출처 : KBS <생로병사의 비밀> 659회 캡처
독일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해양치유단지인 ‘우제돔 섬’은 호흡기질환 환자들이 바닷바람을 마시면서 증상이 완화되기를 기대하며 많이 찾는다. 또한 염천수를 이용하여 바닷물의 염분을 흡입하는 치료도 호흡기 환자들에게 필수적으로 진행된다. 이 치료의 효과가 뛰어나다고 환자들이 입 모아 얘기하는 것을 KBS 생로병사의 비밀 659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해양치유를?
해수부의 ‘해양치유 실용화 연구 협력사업’에 선정된 지자체는 완도, 태안, 울진, 고성이고, 이들은 모두 유럽과 비슷하게 해양치유단지를 건립할 예정이다.
한림성심대 행정학과 이복수 교수는 본인의 정책 제안에서 특히 태안의 경우, 해양치유 희귀자원이자 관절염과 퇴행성 질환에 도움이 되는 ‘모아’가 발굴되어 이를 이용한 해양치유가 발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모아’는 질환 치료를 위해 물에 풀어 걸쭉한 풀의 형태로 데운 뒤 스파에 이용되어 왔다.
한국해양대학교 우양호 교수는 완도의 경우, 온화한 기후를 강점 삼아 이미 해양치유 세부 프로그램을 시행하며 발전시키고 있다는 긍정적 현황을 제시했다. 해변 노르딕 워킹, 해양 필라테스, 해변 요가, 바닷가 명상 등 해양기후를 이용한 치유 프로그램들이 주를 이룬다. 노르딕 워킹 역시 독일에서 많이 사용되는 치유 프로그램인데, 해변을 스틱을 이용해 걷는 것이기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면서도 무릎 관절에 부담이 덜해 노약자에게도 적합한 운동이다. 걸으면서 바다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것은 물론 올바른 자세 교정에도 효과적이다.
물론 우리나라가 유럽만큼의 소득 수준과 장기간 휴가를 떠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는 아직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였다는 크나큰 지형의 이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해양치유산업의 성공을 내다볼 만하다. 이제 바다에서도 전문적인 ‘힐링’을 할 수 있도록 기대하며 해양치유의 성장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여행가이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솔향기길… 자원봉사자 120만 명이 만든 최고의 ‘언택트 길’ (0) | 2021.04.14 |
---|---|
월간산 추천, 4월에 걷기 좋은 길 BEST 4 (0) | 2021.04.01 |
국내여행 제주도에서 꼭 가봐야 하는 여행지 30곳! (0) | 2021.03.20 |
제주도 한달살기 (0) | 2021.03.18 |
독도 16년 지기가 담은 ‘외로운 섬의 24시’ (0) | 2021.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