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넘은 배롱나무 바라보며 막걸리를 마시다
[아무튼, 주말]
어머니 집밥 떠오르는 해남의 맛
전남 해남군 화산면. 바다로 이어지는 삼산천이 흐르고, 주변으로 너른 들이 펼쳐진 그곳에 바다의 창고라는 이름을 가진 ‘해창(海倉) 주조장’이 있다. 대문으로 들어서면 감나무와 측백나무가 있고, 현관 앞은 톱니 모양 잎을 단 은목서가 문지기처럼 서 있다. 마당에는 600년 넘은 배롱나무, 사스레피나무, 체리나무, 차나무, 석류나무, 아왜나무들이 있다. 봄에는 목련과 영산홍이 핀다.
정원에 앉아 나무들을 보고 있자니 호탕한 웃음 지닌 오병인 대표가 갓 빚은 막걸리 한 사발을 건넨다. 새벽 5시부터 물에 불린 해남 쌀로 증기를 이용해 고두밥을 지어 손으로 빚어낸 막걸리다. 진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막걸리와 해남 음식을 같이 즐기고 싶다면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천일식당’으로 가면 된다. 해창 막걸리를 마실 수 있는 몇 안 되는 식당이다. 곧 있으면 100주년이 되는 관록의 노포(老鋪). 창업자의 손주며느리 오현화씨가 3대째 운영 중이다. 옛 방식 그대로 숯불에 굽는 떡갈비, 불고기, 보리 굴비가 할머니 손맛처럼 맛있다. 이명호 작가는 밥에 물을 말아 고기와 생선을 한 조각씩 올려 먹는다.
“저는 전 세계 어떤 산해진미보다 이렇게 먹는 밥이 제일 좋아요. 어머니가 해주는 밥 같거든요.”
작업을 할 때는 현장을 떠날 수 없으니 빵이나 초콜릿, 파인비치 내 식당을 이용한다. 빵으로는 전복이 통으로 들어간 ‘장보고빵’이 별미, 파인비치 구내식당도 맛집으로 유명하다. 걸쭉한 국물의 짱뚱어탕, 남도 해산물이 모두 들어간 물회가 대표 메뉴다.
그는 서울에서 해남까지 자동차로 이동한다. 사진 장비들을 싣고 가야 해서다. 목포쯤에서 허기가 질 때 들르는 곳이 목포 ‘명인집’. 간장 게장이 일품이다. 등딱지에 밥을 비벼먹다 보면 밥 두 공기는 금방이다. 어릴 적 그의 어머니는 간장 게장을 담가 반찬으로 내왔다. “전 대전 유성이 고향이지만, 이상하게 남도 음식이 친근해요. 포근한 집밥 느낌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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