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돌아왔다… 7월 1조 넘는 ‘바이 코리아’
상반기엔 16조원 순매도했는데…
증시의 방향키를 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주문이 줄어들고 있다.
이달 들어 19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에서 1조1500억원 넘는 순매수를 기록, 최근 몇 달간 강한 팔자세를 기록했던 것에서 확연히 달라졌다. 14일부터 19일까지 4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했고, 20일엔 소폭 매도세로 돌아섰지만, 그 폭은 크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주식을 사고 있는 외국인들의 ‘출신 성분’이 이전과 다르다는 점, 또 환율 급등세가 달러인덱스(주요 6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 상승 폭에 비해선 크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조심스럽게 증시가 추세적 반등에 가까운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외국인, 7월 1조 넘는 ‘바이 코리아’
20일 코스피 지수가 전날보다 0.67% 오른 2386.85에 마감, 최근 5거래일간 2.5% 뛰어올랐다. 이 기간 개인은 1800억원, 기관은 1조2000억원가량 순매도(매수보다 매도가 많음)를 했다. 증시를 끌어올린 것은 외국인 투자자였다. 외국인들은 단기간에 1조3000억원 가까이 ‘바이 코리아(Buy Korea)’를 외치며 그간 낙폭이 컸던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위주로 주워담았다.
외국인은 올해 상반기에만 16조원어치가 넘는 한국 주식을 내던졌다. 미국발 금리 인상에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예기치 못한 전쟁 때문에 원자재 수입국인 한국 주식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 한국 증시를 이끄는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들의 영업 전망이 어두워진 것도 한몫했다.
최근의 외국인 순매수에서는 이전과 다른 점이 감지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6월 중 국가별 외국인 주식매매 현황을 보면, 노르웨이 자금이 5040억원, 싱가포르 자금이 4770억원 각각 순매수를 기록하며 순매수 상위 1·2위에 올랐다. 세계 7대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과 또 테마섹, 산유국 노르웨이는 주로 목돈 장기 투자 성격의 자금으로 알려져있다. 지난 5~6월 단기 자금 성격이 강한 미국계와 유럽계 자금이 한국 주식을 팔아치우며 주가를 끌어내렸다면, 최근엔 기금 성격이 강한 국가 자금이 들어오면서 분위기가 확연히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체 외국인 매도 대금 중 공매도 비율이 5월 한때 25%에서 지금은 15%대로 뚝 떨어졌다.
신한금융투자 최유준 연구원은 “다만 이런 분위기가 추세적 반등으로 이어지려면 전체 외국인 자금 중 40%가 넘는 미국계 자금이 들어와야 한다”며 “21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달러 강세를 완화할 결과(유럽 금리인상)가 나온다면 외국인 자금 유입은 좀 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금리 인상 속도와 환율이 관건
달러 대비 원화의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유로화·엔화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환산한 달러인덱스는 이달 들어 2.6% 올랐는데, 원·달러 환율 상승 폭(원화 절하 폭)은 1.2%에 그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만큼 원화 가치가 떨어지지 않고 버티고 있는 형국이어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럴 경우 굳이 한국 주식을 팔고 나갈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은 그간 많이 떨어진 종목, 내수주 중심으로 사들이는 중이다. 반도체, IT 가전, 통신, 화장품·의류, 자동차, 에너지, 디스플레이 등이 이들의 쇼핑 리스트에 올라있다.
다만 추세적 반등을 얘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신중한 목소리도 만만찮다. 이달 말 미국 연준이 재차 금리를 큰 폭(0.75%포인트)으로 올리면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되고, 이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물가 정점이 지난 것에 대한 확인, 통화정책에 대한 확인 등 거시경제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제거된다면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지수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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