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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1조8000억 ‘폭풍 순매수’ 코스피 연초 5% 급등

산야초 2023. 1. 9. 23:56

외국인 1조8000억 ‘폭풍 순매수’ 코스피 연초 5% 급등

“작년 낙폭 컸고, 중국 리오프닝 수혜 예상”
해외 IB들 한국 주식 사라는데…
”일부 업종만 편식… 대세 전환까진 아냐”

입력 2023.01.0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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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동반 순매수에 2.6% 이상 급등하며 단숨에 2350대로 뛰어오른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7개월여 만에 1240원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연합

 

주식시장이 해가 바뀌면서 용수철처럼 튀어오르고 있다. 9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3% 오른 2350.19에 마감하면서 신년 6거래일 만에 5.09% 상승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개인들은 올 들어 1조9000억원 넘게 순매도했지만, 외국인들이 폭풍 매수에 나서며 1조8300억원대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그동안 외국인 자금 유입은 대세 상승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곤 했다. 과연 이번에도 그럴까,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일까.

 

◇작년 ‘낙오자’에서 ‘최선호국’으로

지난해 G20(주요 20국) 가운데 러시아 다음으로 주가가 많이 떨어졌던 국내 증시가 새해 들어 홍콩 등 중화권 증시 다음으로 가장 큰 반등을 보이는 ‘반전’을 연출하는 동력은 외국인 매수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등 금융주를 집중적으로 바구니에 담았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25.1원 급락한 1243.5원에 거래를 마쳐 7개월 만에 1240원대로 떨어지는 등 원화 가치가 회복되는 것도 외국인 투자금 유입을 부르는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이 1240원대에 마감한 것은 지난해 6월3일(종가 1242.7원) 이후 7개월 만이다. 원화 강세 국면에서는 달러를 팔고 원화로 표시된 한국 주식을 사는 것이 외국인 입장에서도 환차익을 얻을 수 있어, 외국 투자금 유입이 강해지곤 한다. 지금이 딱 그렇다.

 

세계 투자자금이 지금 어디로 향하는지 흐름을 보면, 지금은 큰 그림에서 일단 채권시장이 우위다. 삼성증권이 글로벌 펀드 정보업체 EPFR(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 자료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 사이 채권형 펀드로 67억8500만 달러가 신규 유입됐고 주식형 펀드에서는 46억4600만 달러가 유출됐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국 주식형 펀드로는 12억2200만 달러가 새로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자금 중에 한국과 대만 등으로 향한 투자금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IB “한국과 대만 주목하라”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글로벌 투자 은행(IB)들은 작년 10월쯤부터 일제히 “한국과 대만에 주목하라”는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 모건스탠리는 인도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는 대신 한국 비중을 올려 잡기도 했다.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일단 한국 주가가 너무 많이 내려갔다는 것. 환율 상승까지 겹쳐 달러로 환산한 코스피 지수 낙폭은 지난해 30%에 육박했다. 많이 떨어졌기에 많이 오를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른 하나는 중국이다. 중국이 제로(0) 코로나 정책을 포기하고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나서면서 중국 경제와 강하게 연동된 두 나라가 가장 큰 수혜를 보게 될 것이라는 논리다.

 

일단 지금까지는 예측이 맞아들어가고 있다. 올 들어 홍콩 항셍지수와 H지수가 8%대 급등했고, 그다음으로 뚜렷한 반등을 보이는 게 바로 한국과 대만(4%대 상승) 등이다. 도이체방크 계열 자산운용사인 DWS의 션 테일러 아시아태평양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반도체 분야 수요가 2023년 1분기에 바닥을 칠 것이고, 시장은 항상 그전에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금융사만 편식…대세상승 판단 일러”

그러나 외국인들의 최근 움직임을 추세적인 것이라고 보기에는 섣부르다는 지적도 있다. 1조8300억원이 넘는 외국인 순매수액 중 삼성전자 등 전기전자 업종에 약 8000억원, 금융지주 등 금융업종에 4000억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업종은 관심 밖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외국인들이 시장 전체를 사고 있다기보다는 일부 업종을 선별적으로 매수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 펀더멘털(기초 체력) 회복이라고 보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 “앞으로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 지속 여부, 미국 경기 향방 등에 따라 매수세가 주춤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 등이 후퇴하면 시장의 기대가 약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