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회고록' 중앙일보 기자 "인터뷰하며 세 번 감탄했다" (naver.com)
[탈포털 시대 디지털 혁신⑦] 유성운 정치부 기자 “평전 아닌 회고록, 많은 얘기 끌어내는 게 중요” “외국은 유명인 인터뷰에 고액 지급, 유료콘텐츠에 투자해야”...“박 전 대통령, 언론을 별로 안 좋아했던 것 같다” 전하기도
국내도서 2위, 정치·사회 1위. 중앙일보 기자들(김정하 논설위원·유성운 기자·손국희 기자)이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인터뷰한 유료콘텐츠를 토대로 지난 5일 발간한 책 '박근혜 회고록'이 최근 한 온라인서점 사이트에서 기록한 순위다. 이 책은 4쇄를 찍는 중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책에서 "대통령으로서 겪은 나의 지난 경험을 그것이 공이든 과이든 그대로 들려줌으로써 앞으로 우리나라의 정치가 이를 밑거름 삼아 지금보다는 더 성숙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책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최태민 목사·정윤회 등과의 관계, 세월호 사고 당시 제기된 '사라진 7시간' 의혹, 김종인·김무성·유승민·문재인 전 대통령 등과의 관계, 자신과 관련한 언론 보도에 대한 생각 등을 자세히 밝혔다.
중앙일보는 유료화를 위해 80만 명 넘는 로그인 독자를 모집한 후 2022년 10월 유료구독 서비스를 본격 시작했다. 그 시기 김정하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박 전 대통령 인터뷰 섭외를 위해 공을 들였다. 여러 번 설득 끝에 인터뷰를 성사시켰고, 중앙일보 기자들은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새벽 기차를 타고 대구로 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인터뷰했다.
인터뷰 과정에선 여러 '밀당'이 있었다. 말을 아끼려는 박 전 대통령에게 "숨기고 싶은 부분을 어떻게 끌어냈느냐에 따라 후세에 더 가치 있는 회고록으로 기억에 남는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회고록은 일방의 주장만 담긴다는 우려도 있다. 유성운 기자는 "평전이 아닌 회고록은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끌어내는 게 더 중요하다"며 "사실과 거리가 있다면 해당되는 사람들이 반박할 것"이라고 했다. 회고록을 토대로 적극적인 논박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기에 회고록의 시의성도 중요하다고 했다.
처음엔 회고록 집필이 내키지 않았지만, 그를 인터뷰하며 많은 걸 느꼈다고 밝힌 유성운 기자를 지난 19일 국회에서 만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 섭외에 언제부터 공을 들였나.
"김정하 논설위원과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 양쪽에서 2022년 10월부터 조율한 걸로 안다. 그 전에 어떤 계기로 시작됐는지는 정확히 모른다. 두 분이 조율해서 위에 보고해서 진행된 걸로 안다. 친분이 있었던 건 맞고,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아주 뜸하게 종종 본 것 같더라. 그런 자리에서 인터뷰 얘기가 나온 것 같다. 회사에서 오케이 사인이 내려올 거라고 생각은 안 했던 것 같다. 해보라고 했을 때 좀 당황했다. 유료화 동력을 줄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박근혜 전 대통령 인터뷰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영국 연수 중이었다. 2023년 1월 중순쯤 회사에서 메일을 받았다. '돌아오면 재미있는 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해외 연수를 다녀오면 궂은일을 맡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인사도 이미 세팅돼 있고, 중앙일보가 이런저런 프로젝트와 TF(태스크포스) 하는 걸 좋아한다. 연수 다녀온 사람들은 그런 데 투입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TF 파견 소식이라 생각하며 영국에서 김정하 논설위원과 1월 말 전화를 했는데, '박근혜 회고록'을 집필할 테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박근혜라는 사람에 대한 자료를 틈틈이 찾아봤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 정치부 기자를 했지만, 친박 쪽은 취재해 본 적이 없었다. 오히려 박근혜 전 대통령 때 민주당을 출입했다. 비박 친박 싸움 등 기사로는 많이 봤지만, 당시 청와대 상황은 잘 몰랐다. '박근혜 회고록'을 집필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
-'박근혜 회고록' 집필이 기대됐나.
"솔직히 말하면 조금 걱정되는 면도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있지 않나. 그냥 부정적인 게 아니라 탄핵당해 쫓겨난 전 대통령이다. 당장 떠올랐던 건 전라도 광주에 계신 장모님이었다. 장모님의 부탁으로 촛불집회도 모시고 간 적 있었다. (탄핵 당시를 생각해 보면) 개인적인 그때 느낌은 뇌물죄, 경제적 공동체, 묵시적 청탁 등은 무리한 법 적용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탄핵 자체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했다.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자초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부정적 감정을 갖고 있는데, 그런 인물에 대한 회고록을 쓴다니 처음엔 아주 내켰던 건 아니다. 생각지도 못한 거라 흥미는 있었지만,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와 비교해 봐도 정치적으로 더 유연성이 없고 과거 회귀적인 느낌이었다. 그런 부정적인 생각이 들어서 걱정도 됐다."
"회사에선 회고록 쓰는 걸 어디 말하지 말랬는데, 영국 친구들한테는 솔직한 제 심정을 말했다. 그중 한 친구가 코로나19 봉쇄 기간 파티를 개최해 문제가 돼 쫓겨난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를 만나 자신에게 회고록을 쓰라고 하면 너무나 재밌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더라. 유력 정치인을 만나 얘기를 듣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어보는 건 가치 있는 시간 아니겠냐고 이야기했다. 미국 리처드 닉슨 대통령 이야기도 나왔다. '프로스트 대 닉슨' 영화는 프로스트라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가 탄핵 된 닉슨을 찾아가 인터뷰하는 내용인데, 인터뷰를 생중계한다. 생각해 보니 언론인이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는 게 아니고, 좋아하는 정치인만 만나는 게 아니고, 영웅이든 빌런이든 직접 만나 이야기할 수 있는 건 특권이다. 내가 그런 걸 잊고 있었구나. 거부할 권리도 없었지만, 당연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인터뷰는 언제부터 어떤 형식으로 진행됐나.
"먼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한 여러 분야를 정리했다. 유승민·김무성과 갈등, 탄핵, 정책, 창조경제, 북한·대일·대중 관계 등 몇 개 주제를 나눈 다음 거기 맞춰 인터뷰 질문을 만들었다. 특정 주제를 정해 질문지를 2주 전에 보내 준비할 시간을 줬다. 질의응답으로 진행됐다. 대구 달성 사저에서 진행된 인터뷰는 오전 10시부터 시작됐다. 새벽 5시40분쯤 일어나서 오전 6시50분 KTX를 타고 동대구역에 8시50분 도착했다. 동대구역에서 택시 타고 1시간을 더 가야했다. 오전 10시에 도착하면 11시30분까지 오전 인터뷰하고 각자 식사했다. 오후 1시30분에서 2시 사이 오후 인터뷰가 시작됐다. 오후 인터뷰는 1시간에서 1시간30분 정도 진행했다. 첫 인터뷰는 지난해 4월6일부터 이뤄졌고, 11월 말까지 8개월간 했다. 여름부터는 기사로 만들기 시작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 어땠나.
"처음 만났을 때 느낌은 조금 놀라웠다. 그분한테 실례되는 표현이겠지만, 생각보다 멀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가지 측면인데 저는 '최순실 게이트' 문제가 있었으니까 사고라든지 판단력이라든지 낮을 줄 알았다. 4년 9개월 수감 생활하면서 억울하니까 악 같은 것도 올라 올 테고 복수심에 불타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래서 사회성이 떨어져 있고, 감옥에 넣은 민주당·문재인 정권에 대한 증오에 가득 차 있을 줄 알았다. 세상에 대한 복수심과 증오로 가득 찬 여성 노인을 만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굉장히 차분하고 절제된 언어로 이야기하더라. 그 점에서는 감탄했다. 이 사람은 굉장히 훈련된 사람이구나, 정신력이 강하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회고록에서는 그분을 설득하고 회유해서 답을 끌어낸 내용이 담겼지만, 누구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하는 걸 싫어하더라. 친박인 것처럼 행동하며 본인에게 선거운동에 와달라고 부탁한 사람이 훗날 탄핵에 적극 가담해 서운했다고 말하더라. '그 사람이 누구예요?'라고 물으면 대답을 안 한다. '그런 걸 뭐 하러'라고 답하더라. 누군가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기본적인 심성인지 훈련된 건지 모르겠다. 회고록을 쓰는 입장에선 '저 사람은 저런 사람이야' 명확히 말해주는 게 좋은데,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웃음)"
-김종인, 유승민, 이준석, 문재인 전 대통령 등에 대해 비판적 이야기 담겼다.
"(앞서 말했다시피) 여러 번 질문해 (평가를) 끌어냈다. 전직 대통령들이 그런 것 같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그렇고 사람들이 궁금해할 만한 인간관계, 정치인들과의 갈등·충돌보다 공적, 외교 관계에 대한 서술을 많이 하려고 한다. 박 전 대통령도 저희가 처음 만났을 땐 그러고 싶어 했다. 창조경제, 외교 문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어했지 김종인·김무성·유승민 등 인물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숨기고 싶은 부분을 어떻게 끌어냈느냐에 따라 후세에 더 가치 있는 회고록으로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예전 대통령과 차별화해 숨기는 거 없이 모든 걸 역사 앞에 사료로 기록한다는 심정으로 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시작할 때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요청했다. 박 전 대통령이 끝까지 싫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수긍했던 것 같다. 이참에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 정윤회 리스트 등 이야기를 다 털고 가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 것 같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인터뷰하면서 느꼈던 또 다른 감정은?
"감탄한 적이 세 번 있다. 한창 탄핵 이야기가 나올 때인 2016년 논란이 된 '한일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문제인데, 보수 진보 측에 따라 입장이 갈릴 수 있는데, 보수 성향의 사람이 볼 때는 한일 지소미아는 필요한 시스템이라고 본다. 군사정보 교환하는 게 일반적인 여론이 부정적인 게 맞다. 측근들도 최순실로 이렇게 시끄러운데 왜 이걸 하시냐고 했다더라.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이럴 때일수록 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더라. 자기가 내일이라도 쫓겨날지 모르는데, 반드시 챙겨야 할 일은 챙겨놓고 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인기 없는 정책일수록 후임 대통령은 더 하기 어려워질 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구치소에 있을 때 통과됐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 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땐 최순실 게이트 때 가졌던 그에 대한 인상들, 무능하고 밤마다 드라마만 보는 대통령이 아니라, 본인 만의 국가 존립을 고민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른 두 번은 무엇인가.
"두 번째는 연금개혁. 2015년 본격 추진했는데 여당에선 2016년 총선 끝나고 하라고 했다더라. 박 전 대통령은 이런 식으로 미루면 동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인기 유불리를 따지면 안 된다고 했다. 문재인·윤석열 정부는 인기 떨어지는 메스를 대야 하는 정책은 피한다. (박 전 대통령은) 해야 할 일을 주저하지 않는 것 같았다. 세 번째는 박 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중국 전승절 때 망루에 올라가 퍼레이드를 봤다. 이 행사 전에 탈북자들이 집단 탈북해 중국 남쪽 국경에서 태국으로 넘어가다가 중국 공안에 잡혔다. 시진핑 쪽에 북송시키지 말아 달라고 말하면서 일종의 딜을 한 거라고 했다. 박근혜라는 사람은 냉혹하고 정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어보면 인권, 사람 생명에 대한 온정적 시각을 갖고 있지 않나 생각하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의 일방 주장들도 많다. 어떤 이야기는 덜고 어떤 이야기는 담았나.
"회고록의 단점이 자기 시선으로 보고 1인칭으로 이야기한다. 평전이면 사실관계를 정확히 따져서 크로스체크도 많이 해야 한다. 그러나 회고록이다 보니 그럴 순 없다. 저희는 호기심 차원에서 크로스체크도 하긴 했지만, 박 전 대통령이 A라고 말했는데 치밀하게 조사해 '이건 아닌 것 같은데요?'라고 묻는 것까지는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럼 오히려 위축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끌어내는 게 더 중요했다."
-지난해 2월 출간된 '아베 신조 회고록'에도 박 전 대통령 이야기가 있다.
"요미우리 신문이 인터뷰해 회고록을 썼다. 책 서문에 일본도 정치인들이 회고록을 안 쓰거나 엄청 늦게 쓴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서양에서는 현직에서 물러나자마자 회고록을 쓴다. 빌 클린턴 회고록은 그가 물러난 지 3년 뒤인 2003년에 나왔다. 외국은 현직에서 물러나자마자 회고록 내는 게 일상적인데, 일본은 안 그런다는 거다. 현직에 있는 사람들 이야기가 많이 들어가니까 부담스러워서 안 하는 건데, 회고록은 빨리 써야 한다. 관계된 사람들이 살아있을 때 써야 반박이 나와 입체적으로 주장이 교차해서 사실에 다가갈 수 있다는 거다. 박 전 대통령 이야기를 최대한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는 들었다. 사실과 거리가 있다면 해당되는 사람들이 반박할 거다. 그런 과정이 활발하게 오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유승민 전 의원, 김종인 전 대표 등은 라디오에서 회고록 이야기를 반박했다. 박 전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는데, 김종인·유승민한테 직접 전화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으면 답변이 잘 안 온다. 직접 책을 보고 발끈해서 반박했으면 했다."
-정윤회와의 관계를 다룬 칼럼, 우병우 의혹 보도 등 조선일보를 몇 번 거론했다.
"언론을 별로 안 좋아했던 것 같다. 기본적으로 언론에 대한 불신 같은 게 있다. 정윤회 리스트도 그렇고, 사실이 뭔지를 정확히 취재하기보다 가십성으로 경쟁하듯 보도한다고 생각한다. 옛날부터 자신에 대해 그래왔다고 생각한다. 정윤회, 최태민 목사, 최순실까지 너무나 사실이 아닌 것을 써와 언론 불신이 있다. '그런 보도가 문제가 있긴 있네요'라고 맞장구치는 발언을 하면 저희한테도 농담하듯 '그런데 왜 그러셨어요?'라고 맞받기도 하더라. 조선일보와 우병우 민정수석의 갈등이 벌어지는 국면에서 TV조선이 최순실 취재를 열심히 해서 제일 먼저 보도했다. 조선일보와 우병우 갈등에서 촉발되고 시작된 거라고 보는 거다. 우병우가 그때 조선일보와 결자해지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빨리 처신을 안 하다 보니 확전해서 청와대까지 불똥이 튀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
-박 전 대통령, 평상시에는 어땠나.
"아재 개그를 많이 한다. 많이 썰렁한 게 사실이다. (웃음) 제 생일날 인터뷰를 간 적이 있다. 제 생일이라고 이야기했더니 축하한다면서 경상도에 이런 농담이 있다고 말하더라. 할머니랑 미군 병사랑 버스 정류장에 서서 버스가 오는 걸 기다리고 있는데, 할머니가 '왔데이'라고 말하자, 미국 병사가 '먼데이'라고 대답했다더라. 그래서 할머니가 뭐냐고 물어본 줄 알고 '버스데이'라고 말했고, 미국 병사가 '해피버스데이'라고 맞받았다더라. 결국 할머니가 '해피버스데이'가 아니라 '마을버스데이'라고 답했다는 이야기였다. 이런 이야기 많이 해주신다."
-책은 얼마나 팔렸나.
"정치·사회 분야 1위에 올랐다. 지난주에 4쇄 들어갈 거라고 들었다. 10만 권까지는 무난하게 갈 것 같다고 들었다. 2주 됐다. 수익은 회사 귀속이다. (웃음) 글씨체는 원래 더 작았는데, 박 전 대통령이 글씨체를 키워달라고 직접 요구했다. 노인분들이 많이 보실 거라고. (웃음)"
-독자들로부터 받은 피드백 중 인상적인 것은?
"눈에 들어왔던 건 자신도 탄핵 집회에 참여했고, 그를 많이 미워했고 마녀라고 생각했다더라. 그러나 한 사람의 인간이었고 나름 진심을 갖고 국정에 임했구나. 지나고 보니 최순실로부터 돈 받은 건 한 푼도 없었는데 그런 게 너무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언론에서 처음에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보도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재판 결과 '돈 거래 없었다' 부분이 너무 알려지지 않은 게 아쉽다고 했다. 저도 뜨끔하더라. 정치부 기자로서 소홀한 게 사실이다."
-유료 콘텐츠를 쓰는 기자들은 유료 독자나 콘텐츠에 대한 어떤 데이터를 받아볼 수 있나.
"특별히 더 받는 건 없다. 구독자 수와 탐독률(얼마나 읽었는지) 정도다. 아직도 계속 실험 단계다.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데이터를 정리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박근혜 회고록 유료 구독자가 1500명 규모였다. 콘텐츠에 10억 원 가까이 썼으니 그 정도 붙었다고 생각한다. 한국 언론사들은 콘텐츠 투자에 인색하다. 기자들한테도 월급 주면서 기사는 기사대로 쓰고 프리미엄콘텐츠도 만들라고 한다. 친한 tvN PD와 이런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수백억 원을 써도 (티빙 유료 구독) 1000명도 안 늘 때도 있다고 하더라. 언론사들이 유료구독을 너무 만만하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 투자를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국은 유명한 사람을 인터뷰하기 위해 거액을 주기도 한다. 기후변화를 취재할 생각이면 기후변화 최전선에 보내야 하는데 돈 안 주고 적당히 외신 베끼고, 학자들 인터뷰하고, 돈 안 쓰고 프리미엄 콘텐츠를 만들어서 유료구독을 유도하려는 건 지양해야 한다. 아예 유료 구독을 포기하든가, 그만한 투자할 각오를 하든가. 선택해야 한다."
박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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