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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트레킹 코스 - 4, 청와대 앞 돌담길

산야초 2016. 5. 17. 21:19

서울 참 예쁘다, 이 거리가 말해주네요

자연(自然)보다 인간이 만든 문명(文明)을 사랑한다. 여행을 가도 산·바다보단 도시의 빌딩숲을 선호한다. 산을 오르기보단 도심을 걷고 싶었다. 1시간 30분 안에 땀이 날 정도로 걷고 점심도 해결할 수 있는 코스를 짜봤다. 이름하여 '서울 다시 보기 걷기코스'. 경복궁, 청와대, 인사동, 청계천 등 관광명소를 도는 코스다. 외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라면 한국인이 걷기에도 즐거우리라.

12일 오전 11시 30분, 세종대로 사거리 동화면세점 앞 광장에서 출발했다.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횡단보도를 건넜다. 정부청사를 끼고 좌회전하면 효자동 쪽으로 건너가는 횡단보도가 곧 나온다. 이 횡단보도를 건너 다시 경복궁 쪽으로 횡단보도를 건넌다. 돌담을 오른쪽에 두고 빠르게 걸으면 청와대가 보인다. 청와대 앞 사거리에서 우회전한다. 돌담을 따라 계속 걷는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그래, 서울이 꽤 예쁘고 볼만한 도시지'라는 생각이 든다.


청와대 춘추관 옆으로 삼청동으로 이어지는 골목이 있다. 골목 어귀 공근혜갤러리가 이정표가 된다. 곧 총리공관이 왼쪽에 나타난다. 우회전해 삼청로를 따라 걷는다. 우리은행 옆에 점심을 먹을 '메조디파스타'가 있다. 삼청파출소 앞 횡단보도를 건너 골목 안으로 들어서면 북촌로5가길이다. 카페, 옷집 등 작고 예쁜 가게가 가득해 눈과 마음을 홀리기 십상이니, 점심시간 안에 회사에 복귀하려면 정신 단단히 차려야 한다.


(왼쪽부터 ) 경복궁 돌담을 따라 청와대로 올라가는 길 / 청계천


곧 아트선재센터가 보인다. 센터 옆 율곡로3길을 따라 걷는다. 덕성여중과 여고 사이를 지나면 안국동 사거리, 횡단보도를 건너면 인사동이다. 지팡이 소프트아이스크림을 먹는 관광객, 데이트 나온 연인들로 북적북적하다. 여유로운 이들 사이로 정장 입고 운동화 신은 남성이 땀까지 흘리며 걷고 있으니, 이상하게 쳐다보는 게 당연하다. 종로2가 사거리를 지나 계속 직진하면 왼쪽으로 산업은행이 1층에 있는 삼일빌딩이 나오고, 그 앞에 청계천이 흐른다.


계단을 이용해 청계천으로 내려간다. 점심 먹고 걷는 직장인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나만 이러고 사는 건 아니구나' 안도감이 든다. 물 흐르는 소리가 상쾌하다. 청계광장에서 지면 레벨로 올라와 횡단보도를 건너면 동화면세점 광장이다.

점심은 여기서

'메조디파스타'의 파스타.
새거나 젖지 않는 종이컵에 담아준다.


지난 3월 삼청동에 문 연 프랑스 파스타 전문점 '메조디파스타'는 이탈리아에서 공수한 파스타 생면(生麵)을 사용한다. 흔히 사용하는 딱딱한 건면(乾麵)과는 다른 식감인 데다, 삶는 시간이 3분 30초로 훨씬 짧다. 그만큼 식사 시간이 절약된다. 새거나 젖지 않는 종이컵에 담아주니, 바쁘면 테이크아웃해서 걸으며 먹어도 된다. 7가지 소스 중 하나, 7가지 파스타 중 하나를 고르고, 두 가지 치즈 중 뭘 뿌릴지 정하면 끝. 스탠더드 사이즈 7000~8500원에 1000원을 추가하면 소프트음료가 딸려온다. 프랑스에서 공수한 반죽으로 만든 크루아상·뱅오쇼콜라 등 페이스트리(각 1800원)는 가격 대비 품질이 매우 훌륭하다. (02)6328-3445


걷기 정보

경복궁 돌담 맞은편 길도 걷기 좋지만, 정오를 조금 앞둔 시간대에는 돌담 쪽에 그림자가 드리워 더 시원하다. 인사로의 인파를 헤쳐나가기 짜증나면 조계사 앞을 가로지르는 우정국로를 선택해도 좋다. 이 길을 쭉 걸으면 광교가 나온다. 거기서 좌회전하면 청계광장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