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박원순 시장, 지하철 안전은 제쳐놓고 ‘대권 놀음’하나
동아일보
입력 2016-06-01 00:00:00 수정 2016-06-01 05:40:40
지난달 28일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안전문(스크린도어) 정비공 김모 씨(19)가 사망한 지 사흘 만인 어제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고 현장을 방문했다. 박 시장은 이번 사건의 책임이 전적으로 서울메트로에 있다며 지하철 공사 안전 관련 업무 외주를 근본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사고 직후 서울메트로가 “8월부터 용역업체 대신 자회사를 세워 안전문 유지·보수를 맡기겠다”고 발표한 것과는 다른 발언이다.
박 시장은 “시 산하기관의 외주화 실태를 조사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4년간 안전문 작업을 하다 정비공이 숨지는 똑같은 사고가 세 번이나 일어났다. 서울시 안전관리 총책임자가 산하기관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것을 사죄하기는커녕 “우리 사회 청년들이 내몰리는 현실에 대한 고발로,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니 시장은 잘못이 없고 ‘현실’이 문제라는 책임 회피로 들린다.
서울메트로는 지난해 8월 강남역 사고 직후 2인 1조 근무 등 안전규정 강화 대책을 내놓았으나 이번에도 안전규정은 지켜지지 않았다. 2015년 최저 금액을 써내 낙찰받았다니 안전보다는 비용 절감에 신경을 더 썼을 것이 뻔하다. 희생자가 비정규직으로 일했던 용역회사는 메트로 퇴직 직원들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메트로가 2013년 1월 성수역 사고 때부터 주장해 온 자회사를 만든다면 퇴직 직원 일자리나 만들어주다 또 안전사고가 나지 말란 법이 없다.
생일 전날 숨진 김 씨의 가방에서 뜯지 않은 컵라면이 나온 데 가슴 아파하는 추모 행렬이 구의역에 꼬리를 문다. 박 시장은 시민 안전은 팽개친 채 지난해부터 대형마트 알바 체험을 하며 ‘일자리 대장정’을 하고 있다. 서울에 ‘노무현 루트’를 만들겠다는 구상처럼 정치적 성격이 짙다. 지난달 광주에서 대선 출사표를 던진 데 이어 3, 4일 충북 일대를 돌아다니며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대권 행보를 계속할 모양이다. 박 시장이 “돈보다 사람의 생명과 인권을 존중하고 우선하는 행정을 계속하겠다”는 말대로 하려면 시장 직무부터 빈틈없이 수행해야 한다. 그것이 대선 경쟁력을 키우는 지름길이다.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은성PSD, 서울메트로 출신들이 6%대 지분 보유..고속 성장 비결은?]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19살의 김모군이 사망한 가운데, 외주업체인 은성PSD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은성PSD가 서울메트로를 퇴직한 직원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지난 4년간 발생한 3건의 사망 사고 가운데 2건이 은성PSD 업체 관계자가 작업하던 도중 일어나서다.
2011년 설립된 은성PSD는 도시철도 PSD 관리 및 운영의 충원 용역 등을 사업 목적으로 설립됐다. 자본금 7600만원으로 설립된 뒤 현재는 자본금 3억 2350만원이다.
사업목적은 2012년 △ 도시철도 및 일반건물, 시설물 관리와 청소 2013년 △ 근로자 파견업과 부동산 임대업 2016년 5월 △ 승강기 관리업, 정비업 유지보수업 등이 추가됐다.
이재범 대표는 철도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983년도 서울메트로에서 근무하다 2011년부터 은성PSD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특이한 점 은성PSD는 서울메트로에서 근무한 걸로 추정되는 5명의 이사가 각각 지분 6%대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모두 1954년생으로 은성PSD 설립 당시 정년 퇴직을 앞두고 있었다. 강모 이사는 종합운동장 서비스 센터장을 끝으로 퇴직했고, 양모 이사도 군자차량 사무소와 경복궁 서비스센터 등에서 근무하다 은성PSD 설립에 참여했다.
현재 은성PSD는 서울메트로 출신 임직원이 전체의 40%(58명)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퇴직자들에게 일감 몰아주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은성PSD의 실적을 보면 신생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설립 4년 만에 매출액 100억원을 달성했다. 꾸준히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연간 수천억원의 적자를 내는 서울메트로와 비교된다.
은성PSD는 2013년 매출액 82억 9900만원, 영업이익 3억 1200만원을 기록했다. 2014년과 2015년 매출액은 각각 100억 1800만원, 88억 4900만원이다. 영업이익은 2~4억원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특히 안정적인 수주 덕분에 은성PSD는 지난해말 기준 부채가 3억 8600만원에 불과하다.
은성PSD는 연간 60~70억원을 급여로 사용하고 있다. 숨진 김 모군의 월급이 약 144만원 정도이고, 정규직 정비공들 월급이 200만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서울메트로 출신과 비(非)서울메트로의 연봉 차이가 큰 것으로 관측된다.
김건우 기자 ja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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