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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젓한 풍경 속 짜릿한 경험 강원도 영월

산야초 2016. 6. 10. 22:30

호젓한 풍경 속 짜릿한 경험 강원도 영월

 baqui | baqui | 입력 2016.05.16 14:10

조선의 6대 임금, 숙부 수양의 야욕에 사약을 먹어야 했던 단종의 서글픔이 서려 있지만, 동시에 최상의 아웃도어를 즐길 수 있는 곳, 강원도 영월로 떠나 보자.

충청북도와 경상북도 그리고 강원도의 접점에 위치한 영월군은 굽이진 동강을 머금다 남한강으로 흘려 보낸다. 이 과정에서 오랜 세월 침식과 퇴적을 반복해 만들어진 지형이 절묘하게 한반도를 닮았다. 동고서저의 지형이나 백두대간은 물론 서해의 갯벌, 남해의 모래사장, 동해의 깊은 해안이 마치 일부러 빚어 놓은 듯 하다.

영월의 다른 관광 명소와는 달리 비교적 최근에 발견된 곳이지만 전국 곳곳에서 이 지형을 보러 몰려 오는 관광객들을 위해 전망대를 갖추는가 하면 행정지명을 ‘서면’에서 ‘한반도’면으로 바꾸기도 했다. 한반도면의 마을 사람들이 직접 운영하는 뗏목 체험도 이곳의 백미. 동해에 해당하는 선착장에서 뗏목에 올라 남해와 서해를 천천히 구경하다 보면 그 호젓함에 빠져드는 매력적인 곳이다.

영월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동강 래프팅이다. 굽이치며 흐르다 곳곳에 놓인 바위에 부딪히며 급류를 만들어 내는 동강은 국내 래프팅의 메카라 불린다.

가장 짧은 구간은 섭세나루터에서 별마로천문대 입구인 삼옥나루터까지 8km를 약 2시간 반 동안 내려오는 별마로 코스로, 급류와 더불어 여러 동굴 입구 등을 볼 수 있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문산나루터에서 섭세나루터까지 약 3시간을 내려오는 어라연코스는 동강 래프팅 중 최고의 코스로, 두꺼비바위, 어라연, 된꼬리 만지, 동강댐 예정지 등을 모두 볼 수 있다.

래프팅 마니아라면 고성나루터에서 출발해 섭세나루터까지 약 25km를 내려오는 동강대장정코스를 추천한다. 백운산 등정과 함께 동강 상류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약 8시간이 소요되는 최장구간의 코스다. 동강 래프팅에 대한 정보들은 동강래프팅 협회를 통해 체계적으로 수집할 수 있다. 패러글라이딩 체험과 연계 된 업체들이 있어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한반도 지형에서 유유자적 했다면 이번엔 청령포로 향해 보자. 1453년, 수양대군이 왕위를 찬탈하기 위해 일으켰던 계유정난 이후 단종은 노산군에 봉해져 유배를 떠난다. 그의 유배지가 바로 청령포다.

장릉에서 매년 열리는 단종문화제, 단종 승하 550년만인 2007년부터 '영조국장도감의궤'를 참조하여 국장을 치르고 있다.

하루아침에 용포를 벗고 소년 이홍위가 되어 버린 신세로 영월에 머물게 된 단종은 이곳 청령포에서 숙부가 내린 사약을 받고 짧은 생을 마감했다.

단종이 사망한 후 고을 사람들은 그 후환이 두려워 시신을 거두지 못해 그 육신을 방치 했는데, 당시 영월의 향리 호장이던 엄흥도가 장례에 필요한 모든 것을 홀로 마련해 예를 갖추어 장을 치른 후 무덤을 지었다. 이후에 법도에 따라 이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양으로부터 100리(약 39km) 안에 모셔야 한다는 경국대전의 규정을 따르지 않은 유일한 왕릉이기도 하다.

사연 많은 청령포를 한 바퀴 돌고 나면 이제 별을 보러 가보자. 영월읍 영흥리 봉래산 정상에 위치한 별마로 천문대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이라는 뜻의 이름답게 주변 광해가 없어 연간 관측일수가 196일로, 우리나라 평균 116일을 크게 웃돈다. 고즈넉한 영월 여행의 밤을 장식하기에 이보다 완벽한 곳이 또 있을까?

해발 800m에 설치된 8m 크기의 원형 돔으로 만들어진 주관측실에는 800mm 크기의 반사망원경이 있어 성운, 성단, 은하 등 우주의 실제 모습을 자세히 관측 할 수 있으며 연결된 화면을 통해 달의 표면 등을 볼 수 있다. 보조관측실에는 굴절망원경과 반사망원경 등 다양한 천체 망원경이 있어 행성, 은하, 성운, 성단, 달표면, 태양의 흑점 등을 관찰할 수 있다.

2인승 패러글라이딩 지도자 자격증 소지 여부와 체험객의 안전을 위한 보험 가입이 되어 있는지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체험 비행을 하려면 등산화를 신고 가는 것이 좋다.

영월 여행의 클라이막스를 패러글라이딩으로 장식하는 것은 어떨까? 국내 많은 패러글라이딩 이륙장이 있지만 영월은 그 중 가장 높은 해발 800m의 별마로천문대에서 이륙 하고 국내에서 가장 넓은 착륙장을 갖추고 있다. 영월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의 비행은 패러글라이딩의 스릴은 물론 영월의 아름다움을 온 몸으로 만끽하게 만든다.

영월 패러글라이딩은 약 15분간의 기본 코스와 강사와 함께 직접조종을 체험하며 20분간 비행하는 VIP코스, 여기에 상승기류를 이용한 짜릿함을 더해 30분 이상 비행하는 VVIP코스로 구분 되어 있다. 비행하는 동안 고화질 액션캠 등을 이용해 동영상과 스틸컷 이미지를 촬영하는 서비스가 포함 되어 있어, 창공을 날아 오르며 느낀 카타르시스를 두고 두고 감상할 수 있다. USB를 지참하면 착륙 직후 동영상과 사진을 받아 갈 수 있다.

이 밖에도 영월에는 신라 진덕왕 때 세워져 부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5대 보궁 중 하나인 법흥사, 약 4억년 전에 생성 된 총 길이 3,380m의 천연기념물 제 219호 고씨동굴, 조선의 방랑 시인 김삿갓의 묘가 있으며 다양한 박물관이 있다.

글: 최황

사진 제공: 영월군청, 별마로천문대, 동강래프팅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