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삭이는 조약돌과 시원하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 경북 '해파랑길'
입력 : 2016.06.14 13:51
뜨거운 태양이 내리쬘수록 바다의 푸른빛은 더욱 싱그럽다. 그 바다를 따라 걷는다. 귓가에 속삭이듯 바스락거리는 해안가 조약돌, 사이다보다 시원한 우렁찬 파도 소리. 바닷길은 여름의 시작과 함께 '제철'을 맞았다. 이곳은 바로 '해파랑길'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도보, 해파랑길. '블루로드'라고도 불리는 이 길은 숲길과 바닷길이 적당히 교차하여 걷는 동안 지루하지 않게 조성된 곳이다. 경북 해파랑길은 포항, 경주, 영덕, 울진까지 총 4개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번에 소개할 곳은 영덕에서부터 울진까지 걸어보는 블루로드 코스다. 바다를 끼고 걸어보는 영덕과 울진의 코스들을 좀 더 가까이에서 만나보자.
▲ 푸른바다 따라 이어지는 해파랑길.
부산에서부터 시작하는 긴 해파랑길 중 영덕 해파랑길의 주요 코스들은 19코스에서 22코스까지다. 한적한 갯마을과 활기 넘치는 삶의 현장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강구항, 송림이 일품인 숲길, 그림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 등이 모두 영덕 코스 안에 포함되어 있다. 19코스는 화진해변부터 강구항까지, 20코스는 강구항에서 고불봉을 올라 영덕해맞이공원까지, 21코스는 다시 해변길을 따라 축산항까지, 마지막 22코스는 해변이 아름다운 고래불해변까지다.
코스별로 제각각 붙은 이름도 아름답다. 쪽빛파도의 길(19코스, 5시간 20분), 빛과 바람의 길(20코스, 7시간 30분), 푸른대게의 길(21코스, 4시간 10분), 목은사색의 길(22코스, 5시간 50분). 이름처럼 아름다운 영덕의 자연을 직접 밟으며 걸어보는 시간들이다.
▲ 경북 해파랑길은 포항, 경주, 영덕, 울진까지 총 4개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몇 시간짜리 코스들을 한 번에 다 걷기는 무리다. 걷는 게 부담이라면 해안도로를 따라 차를 타고 달려도 좋다. 강구항과 축산항을 잇는 해안도로는 바다를 즐기는 드라이브 명소로 손꼽히기도 한다.
▲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해맞이 공원.
잔디 언덕 위 빨간 모자를 쓴 멋진 등대가 있는 곳은 영덕 해맞이공원이다. 해맞이 공원 맞은편엔 이국적이면서 첨단 분위기를 더한 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서 있다. 이곳은 잠시 숨을 고르며 쉬었다 가기 좋은 곳으로 꼽힌다.
▲ 푸른 하늘과 풍력발전단지가 보기만해도 시원한 느낌을 준다.
바닷가 길이 질릴 때 쯤 초록빛 산책로가 나타난다. 대소산 봉수대, 목은 이색 산책로, 괴시리 전통마을 등. 영덕의 역사가 이어지는 이 길은 울창한 나무들 사이 맨발로 걷는 길이 인기다. 신발 속에서 고생했을 발을 지압해주며 걷느라 지친 몸의 피로를 풀어주자.
▲ 울창한 나무들 사이 맨발로 걷는 목은 이색 산책로.
광활한 고래불해변까지 이어진 영덕코스를 마치고 더 위로 올라가보니 울진이다. 울진코스는 고래불해변에서 시작하여 동해에서 나는 모든 어종을 볼 수 있다는 후포항까지인 22코스가 시작코스다.
▲ 파도가 철썩일 때마다 해변에 하트모양이 연출되는 하트해변의 모습.
푸른 파도가 철썩일 때마다 해변에 하트모양이 연출되는 이곳은 이름도 '하트해변'이다. 하트해변은 드라마 '폭풍 속으로'의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드라마는 이미 오래 전 종영되었지만 세트장은 그대로 남아 아직까지 많은 관람객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 울진 친환경엑스포공원 옆 성류굴.
영덕 못지않게 울진 역시 해파랑길 따라 청정해변과 훼손되지 않은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울진 해파랑길은 자연에서 사람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드라마 세트장, 사람 냄새 나는 죽변항, 동해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회와 대게 등을 차례로 보면 이해가 된다. 자연을 걸으며 시작했지만 자연과 어우러져 소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도 함께 접하게 되는 길이 바로 해파랑길의 매력이라는 것을 말이다. 영덕에서 울진까지, 기나 긴 여정이지만 이정도면 걸을 맛 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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