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지중해 휴양도시 텔아비브엔 밤늦게까지 생동감 '톡톡'
입력 : 2016.06.23 14:37
▲ 아브라함 공원에서 바라본 텔아비브 시내 전경
이스라엘 경제·문화 중심지 '텔아비브'는 여러 가지로 예상을 깨는 도시다. 이스라엘 하면 먼저 떠오르는 종교적 색채나 엄숙함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오히려 지중해 휴양도시의 자유로움과 현대적인 도시적 면모가 강하다.
이스라엘 서부 지중해 연안에 있는 텔아비브는 아름답게 펼쳐진 지중해 해변을 유유자적 달리고, 서핑하는 활기찬 사람들의 모습을 흔히 만나볼 수 있다. 여느 휴양도시답게 레스토랑, 카페, 쇼핑몰들도 즐비해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밤늦게 여흥을 즐기는 사람들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이러한 자유로운 분위기 때문일까. 텔아비브는 '잠들지 않는 도시', '자유의 도시', '백색도시' 등 여러 가지 별명을 지니고 있다.
푸른 지중해 물결과 황금빛 모래사장, 형형색색 파라솔로 물든 지중해 휴양도시, 현대 도시, 그리고 4천년 역사의 고대도시가 공존하는 텔아비브로 떠나보자.
▲ 베드로 환상교회
긴장감 돌았던 첫 인상
이스라엘에서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텔아비브. 공항 입국에서부터 심상치 않았다. 짜증날 정도로 까다로운 검색대를 통과하다보니 긴장감이 들었고,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이스라엘 관문인 텔아비브공항에서의 이러한 첫 인상에 텔아비브도 무겁고 긴장감이 가득한 도시일 거라는 생각이 먼저 머리에 박혔다. 이미 TV 속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각종 분쟁과 테러, 폭발 관련 뉴스 등도 절로 떠올랐다.
그러나 늦은 밤 공항을 벗어나 지중해 해변을 끼고 있는 호텔 숙소에 짐을 풀고 나서 호텔로비에 내려와 맥주 한 잔 마시며 느낀 분위기는 지금까지와는 완전 달랐다. 해변을 산책하는 사람들, 바에서 가볍게 맥주를 즐기는 모습, 생기 넘치는 거리의 사람들은 자유로움과 여유로움이 넘쳤다.
다음날 이른 아침, 호텔을 나서 해변을 거닐다보니 애완견과 함께 해변가를 달리는 사람들, 바다 위 윈드 서핑을 즐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긴장감 가득했던 공항에서와는 전혀 다른 반전 매력을 선보인 것.
▲ 서핑하고, 조깅을 즐기는 텔아비브 바닷가 풍경
그제야 텔아비브에 대한 기대감이 살짝 차올랐다. 게다가 가이드 설명에 의하면, 텔아비브는 예상과는 달리 세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동성애 페스티발이 열리는 곳이라고 한다. 오랜 전통과 왠지 엄숙할 거라는 생각을 깨고, 자유분방한 다채로운 문화가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도시라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
모래사장 위에 세워진 계획도시
텔아비브는 '인공적으로 만든 언덕'을 뜻하는 '텔'과 '봄'을 의미하는 '아비부', 즉 '봄의 언덕'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집 위에 집을 짓고, 그 위에 다시 집을 지어 언덕이 됐기 때문에 땅을 파내려갈수록 옛 시대 사람들의 삶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곳이라고. '5m 아래로 내려가면 2000년 전 유적을 만나볼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는 바로 4천년의 역사를 지닌 '올드 욥바'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텔아비브는 철저한 계획도시다. 올드 욥바(야파 Jaffa) 외엔 모래사장밖에 없었을 정도였던 텔아비브는 1909년부터 도시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욥바에 살전 유대인들이 현대의 텔아비브 지역으로 이주하기 시작했기 때문.
▲ 항구도시 욥바의 바닷가 풍경이 아름답다
또 1948년 이스라엘에 국가를 재건하기 위해 1910~1930년대 2000년 동안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유대인들이 대거 이스라엘로 이주하며, 새로운 건축물들 대대적으로 짓기 시작했다. 이때 독일 '바우하우스(Bauhaus)'의 영향으로 하얀색 박스형 건물들을 지어졌는데, 그래서 텔아비브는 '화이트 시티(백색도시)'로 불리게 됐다.
특히 텔아비브의 중심도로인 '로스차일드 거리(Rothschild Blvd)'에는 1930년대에 지어진 바우하우스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 이스라엘 국가 재건에 지대한 공을 세운 유럽의 재벌 '로스 차일드'의 이름을 따 거리이름을 지었다고.
이 '텔아비브 화이트 시티'는 근대 문화유산으로써의 가치를 인정받아 2003년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텔아비브는 계획도시답게 거리 곳곳에 대추 야자, 올리브 나무 등이 심어져 있고, 공원도 많이 조성돼 있다.
▲ 호텔에서 바라본 텔아비브 해안가
조성란 기자 tournews21@naver.com
(www.tournews21.com)
(※ 외부필자의 원고는 chosun.com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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