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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돌풍에 급해진 LG전자, 중저가 폰 무더기 출시

산야초 2016. 7. 5. 13:28

팬택 돌풍에 급해진 LG전자, 중저가 폰 무더기 출시

LG전자, 중저가 폰 시장서 '앗 뜨거워라'...SKT· KT 통해 'X5'·'X파워' 출시

최재필 기자  mobilechoi@chosunbiz.com  입력 : 2016.07.05 07:00:00

      

LG전자가 7월 둘째주(4~8일) 중 SK텔레콤과 KT를 통해 보급형 전용폰을 각각 출시한다. 이들 제품은 영화 '엑스맨'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특징을 매칭한 것이 돋보인다. 한개 제조사가 한 달이 채 안돼 무려 4종의 보급형 스마폰을 출시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 삼성전자·팬택 등 경쟁사의 신제품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이통사 전용폰이라는 이점을 살려 원활한 물량 공급이 가능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5일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는 각각 7월 둘째주 X5(LG-F770S), X파워(LG-F750)을 전용폰으로 출시한다.


▲6월 14일 LG전자 스페인 법인 페이스북에 노출된 X시리즈 스마트폰 라인업. / 페이스북 화면 캡처

◆한 달도 안돼 무려 4종 보급형폰 쏟아내는 LG전자
X시리즈는 G5·V10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을 제품별로 한 가지씩 탑재해 차별화를 꾀한 LG전자의 중저가폰 라인업이다. 6월 14일에는 LG전자 스페인 법인 페이스북에 영화 X맨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X시리즈 스마트폰을 각각 매칭한 인포그래픽이 노출되기도 했다. 여기에 등장한 X 시리즈 스마트폰은 ▲X스크린 ▲X캠 ▲X파워 ▲X맥스 ▲X스타일 ▲X마하 등 6종이다 .

LG전자는 지난 3월 23일 X시리즈의 첫 번째 모델로 세컨드 스크린 기능을 탑재한 'X스크린'(31만9000원)을 이통3사를 통해 출시했다. 6월 24일에는 6.9mm 두께의 날렵한 디자인을 적용한 'X스킨'(23만1000원)을 LG유플러스 단독으로 출시했다. 이 제품은 X스타일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같은달 30일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를 통해 듀얼카메라를 탑재한 'X캠'(49만5000원) 판매를 시작했다. 최초 계획한 X 시리즈 6종 중 3종은 이미 국내 시장에 출시된 것.

SK텔레콤이 이번에 선보이는 X5는 5.5인치 이상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X맨들맨들의 정신적 지주인 프로페서 X(Professor X) 캐릭터와 매칭한 제품이다. 당초 이 모델은 'X맥스'로 알려졌지만 SK텔레콤이 이름을 X5로 변경해 출시하는 만큼, LG전자가 최초 제작했던 제품 사양과 일부 다르게 출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T가 7월 둘째주 중 출시하는 LG전자 ‘X파워’ 스마트폰 / LG전자 제공

KT가 출시하는 X파워는 5.3인치 디스플레이와 4100mAh를 탑재했으며, 고속충전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께는 7.9mm다. 크지만 날렵함을 자랑하는 X맨 비스트(Beast) 캐릭터와 매칭한 제품이다. 큰 화면에 날씬한 크기로 언제든지 편하게 휴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LG전자는 6월 30일과 7월 1일 이틀에 걸쳐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X5(LG-F770S), X파워(LG-F750K)의 전파인증을 받으며, 출시 채비를 마쳤다. 두 제품 모두 중저가형 스마트폰으로 20만~40만원대 가격을 벗어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LG-F770S 모델이 이번주 중 출시되는 건 맞다"면서 "다만 X맥스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이번주 중 LG전자 보급형 모델을 출시할 것"이라며 "X파워가 아닌 다름 이름으로 변경돼 나올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출시되지 않은 제품에 대해 말해주기 어렵다"라고 선을 그었다.

◆발등에 불 떨어진 LG전자… '보급형폰'으로 묘안 찾나?

7월 둘 째주 중 LG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 2종이 새롭게 출시되면, 한 달이 채 안돼 무려 4종의 신제품이 출시되는 셈이다. G5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부진의 늪에 빠진 LG전자가 보급형 스마트폰을 통해 3분기(7~9월) 실적 방어에 나설 거란 전망이 나온다.

LG전자는 1일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에 '프로그램 매니지먼트 경영자(PMO)' 직책을 신설하는 대규모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PMO는 조준호 MC사업본부장(사장) 직속으로 둔다. 주요 프리미엄 스마트폰 모델의 상품기획, 개발, 생산, 마케팅, 영업 등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사업부장 개념이다. 연말 정기 인사철이 아닌 시기에 갑작스레 조직 개편을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LG전자 측은 "G5 출시 후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데 따른 대책으로, 신속히 조직을 개편해 분위기 쇄신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조직개편까지 단행한 LG전자 MC사업부 입장에서 2분기 호실적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가칭), 애플 아이폰7(가칭)까지 출시되는 3·4분기 시장에서도 핑크빛 전망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LG전자가 3분기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보급형폰을 무려 4종이나 쏟아내는 이유에는 각 이통사와 수만대 이상의 물량 공급을 확정 지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이통3사 모두가 아닌, 전용폰으로 X맨 시리즈 제품을 내놓는 점을 눈 여겨 봐야한다"라며 "통상 이통사와 전용폰으로 계약을 맺을 땐 연간 최소 5만대 정도의 물량 공급을 확정 짓기 때문에 실적 방어 차원에서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팬택이 6월 30일 출시한 스카이 아임백(IM-100)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고, 삼성전자까지 중저가폰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LG전자의 마음도 덩달아 급해졌을 거란 말까지 나온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6월 24일부터 진행된 IM-100 예약가입에서 무려 7000대가 팔려나가고 대리점에서는 물량을 구하기 힘들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4일 SK텔레콤을 통해 갤럭시 와이드까지 출시하면서 LG전자가 당초 계획했던 시기보다 더 빨리 보급형 라인업을 시장에 푸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