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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 건물주'라도 되볼까?…돈 들어오는 부동산펀드

산야초 2016. 9. 15. 12:56

'자투리 건물주'라도 되볼까?…돈 들어오는 부동산펀드

  • 연지연 기자

  • 입력 : 2016.09.15 09:02

         

    “주님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유행하는 요즘, 부동산 펀드에 투자해서 ‘자투리 건물주’라도 되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자금이 꾸준히 빠지고 있지만 부동산 펀드의 덩치는 계속 커지는 추세다. 수익률도 좋은 편이다.

    부동산 펀드는 투자자들이 자금을 모아 오피스용 건물에 투자하고 임대료 등으로 수익을 내는 펀드다. 설계 조건에 따라 건물을 매각하면서 수익을 분배하기도 한다.

    광화문 근처 오피스 건물 밀집 지역/조선DB
    광화문 근처 오피스 건물 밀집 지역/조선DB
    13일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올 들어 공모형 부동산펀드의 수익률은 30.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2.09%)을 크게 웃돈다.

    3개월 단위로 잘라봐도 부동산펀드의 수익률은 상위권이다. 멀티에셋자산운용의 건대사랑특별자산 펀드 시리즈도 4~5%의 수익을 냈다. 1년짜리 은행 정기금리가 2% 밑으로 뚝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좋은 성적이다.

    이 때문에 최근 출시되는 공모형 부동산 펀드는 줄줄이 ‘완판(모두 판매되는 것)’ 행진을 벌이고 있다. 지난 7월 하나자산운용은 서울 중구 명동의 티마크그랜드 호텔에 투자하는 공모형 펀드는 판매 1시간만에 판매가 끝났다. 한화자산운용이 지난달 말 내놓은 확정급여(DB)형 전용 ‘한화K마스터리스부동산펀드’도 판매 일주일만에 목표금액(1200억원)을 모두 채웠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건물의 70%는 KT가 사용하고, 임차 계약을 10년으로 설정한 상품”이라며 “월세가 밀리거나 부도가 나더라도 최우선 담보권을 설정해 원금 손실 우려를 줄인 점이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상품 출시도 줄이어 예고돼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서울 중구 퍼시픽타워에 투자하는 펀드를 올해 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코람코자산운용도 공모형 부동산 펀드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투자하기 앞서 부동산펀드가 무조건 수익을 내는 상품은 아니라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단지 파이시티에 투자한 하나UBS클래스원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2.71%까지 떨어졌다. 개발에 차질이 생긴 탓이다.

    또 공실이 발생할 경우 목표 수익률을 맞추지 못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한다. 수익률과 기대(혹은 목표)수익률은 엄연히 다른 것이기 때문에 확정적이라고 판단하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황규안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 말 기준으로 서울 오피스건물의 평균공실률은 8.3%로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2분기 0.8%와 비교하면 높은 편”이라며 “공실률이 높으면 임대료가 정체 상태에 빠질 수 밖에 없고 이 때문에 투자 수익률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펀드는 대부분이 폐쇄형 상품으로 원금 손실이나 수익률이 낮아저도 일정 기간 환매할 수 없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정해진 기간 동안 쓸 일 없는 여유 현금만 투자하는 게 속 편하다는 뜻이다.

    최근의 부동산 공모펀드 열풍에 대해 기관투자가들이 사실상 발을 빼면서 개인 투자자에게 기회가 돌아갔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사실 부동산 펀드는 기관 투자가나 큰 손 투자자의 전유물이었다. 주로 사모펀드로 운용된 탓이다. H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부동산 펀드에 대한 기관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이를 개인 투자자들로 채우기 위해 상품이 마련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