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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하 앵커, “최순실, 언니에게 의리 보여달라”

산야초 2016. 10. 29. 10:59

김주하 앵커, “최순실, 언니에게 의리 보여달라” 브리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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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화면 캡처]


김주하 앵커가 박근혜 대통령을 두둔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주하 앵커는 지난 26일 방송된 MBN ‘뉴스8’에서 최순실 씨에게 보내는 영상편지 형식의 브리핑을 진행했다. 그는 해외 도피 중인 최씨에게 속히 돌아와 법의 심판을 받으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하지만 김 앵커가 박근혜 대통령이 처한 상황을 감정에 호소하며 마치 최씨의 피해자 인 것 처럼 언급한 부분이 논란이 됐다.

김 앵커는 이날 ‘뉴스초첨’ 코너에서 “죄송하지만 오늘은 한 사람에게 이 시간을 할애할까 합니다. 최순실 씨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대통령의 성공이 대한민국의 성공일진데, 지금 대통령은 당신과의 인연의 끈을 놓지 못했다는 이유로 큰 곤경에 빠져있습니다”, “덕분에 그 언니는 지금 인생 최대의 위기를 겪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당신은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죠”라고 했다. 이는 최순실씨가 ‘가해자’이고 박근혜 대통령은 ‘피해자’라는 이분법 식 구분을해 문제가 됐다.

그는 또“대국민 사과를 하는 대통령을 본 기자들은 그렇게 힘없고 어두운 모습은 처음 봤다고들 합니다. 지금 당신의 언니가 처한 상황이 그렇습니다”라고 하는 등 박근혜 대통령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또한 김 앵커가 마지막에 “국민을 대신해 김주하가 전합니다”발언 한 것이 논란이 됐다. 이는 김주하 개인의 생각이지 국민 전체의 의견이 아니라며 네티즌들은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방송을 접한 시청자들은 지금의 시국과 국민여론을 빗겨나간 내용이었다면서 김주하 앵커를 비난했다. 내용이 지나치게 주관적이며 편파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네티즌들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김주하 앵커의 발언에 대해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앵커의 중립성과 여론을 헤아리지 못한 점을 비난했다. “앵커가 주관적인 이야기를 하면 되나? 공과 사를 구분 못한다(lax****)” “언론인으로 자존심도 없나?(yo****)”“ “힘없는 대통령은 보이고, 그로 인해 상실감과 분노를 느끼는 국민은 눈에 안 보였습니까?( Wook***)”등의 반응을 보이며 김 앵커의 발언을 꼬집었다.

이에 맞서 “늬앙스의 문제지만 그렇게 감싸는 걸로는 보지 않는다(gudr****).” “전체 문맥을 봐야지. 감동적이고 설득력 있다(kim0****.)”“왜 비난 받아야 하는지 이해 안간다 인간 관계에서도 능히 있을 수 있는 사사로운 것까지 도마 위에 올리는 언론들 보며 그 언론들이 오히려 더 국민을 혼란 속으로 몰고 가는듯해 더 참담하다(lnh6****)”는 등의 의견을 보이며 김 앵커의 발언에 동의했다.

한편 MBN 관계자는 한 매체를 통해 “26일자 뉴스초점에서 시청자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핵심 메시지는 최순실이 하루속히 돌아와 수사를 받으라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피해자라는 단어도 없는데 단정적으로 규정해버렸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하 김주하 앵커 브리핑 전문
최순실 씨에게….
죄송하지만 오늘은 한 사람에게 이 시간을 할애할까 합니다. 최순실 씨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최순실 씨, 혹시 요즘 뉴스 보셨습니까? 대한민국이 지금 당신으로 인해 얼마나 난리가 났는지?
지난 3년 간 현 정권과 관련해 끊이지 않았던 소문의 배후가 당신이었다는 사실이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정작 그 주인공인 당신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독일로 갔다는 소식이 마지막이고, 독일에서도 많은 언론이 당신을 찾고 있지만 흔적조차 없다고들 하더군요.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습니다.
대통령의 딸과 평범한 대학생….
쉽지않은 인연으로 만나 40년 간 우정을 지켜오며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했을 것이고, 물심양면 도움도 줬을 겁니다.
하지만 그 언니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고, 대통령은 더 이상한 개인이 아닌 국가를 책임져야 하는 사람입니다.
대통령의 성공이 대한민국의 성공일진데, 지금 대통령은 당신과의 인연의 끈을 놓지 못했다는 이유로 큰 곤경에 빠져있습니다.
물론 처음엔 언니를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도움을 줬을 겁니다. 하지만, 어느새 호의는 권력이라는 보상을 받게 됐고, 당신은 그 권력을 남용해버렸습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언니를 넘어 나라를 위해 한 일이라며 화를 내기도 했다죠.
하지만 덕분에 그 언니는 지금 인생 최대의 위기를 겪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당신은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죠.
'지금까지 언니 옆에서 의리를 지키고 있으니까, 이만큼 받고 있다'
당신이 한 말에서 보듯 당신은 이미 언니와의 의리가 순수하지 않았음을 스스로 인정했죠.
당신 말대로 박 대통령과의 의리 때문이었다면, 나라가 들쑤셔놓은 듯 엉망이 된 이 상황을 조금이라도 빨리 정리하기 위해서라도 당신은 떳떳하게 그동안 한 일을 밝히고, 잘못이 있다면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마땅합니다.
어제 대국민 사과를 하는 대통령을 본 기자들은 그렇게 힘없고 어두운 모습은 처음 봤다고들 합니다. 지금 당신의 언니가 처한 상황이 그렇습니다.
진심으로 '언니를 위해, 나라를 위해 한 일이다'라고 생각한다면 숨지말고 당당하게 세상에 나오십시오. 그리고 그 의리를 보여주십시오.
국민을 대신해 김주하가 전합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김주하 앵커, “최순실, 언니에게 의리 보여달라” 브리핑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