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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햇살과 단풍이 만들어내는 남설악 풍경…오색석사와 망경대

산야초 2016. 11. 8. 00:08

[주말여행]

저녁 햇살과 단풍이 만들어내는 남설악 풍경…오색석사와 망경대

  • 월간산  

    단풍은 색을 버려 빛을 뿜고 바위봉우리는 벼랑을 깎아 이성을 지킨다.

    입력 : 2016.11.03 07:16

    등선대 천하절경에 단풍은 몸서리치고
    망경대 왕솔은 천명으로 만물상 지키네



      이 색에 갇히지 않을 때 색은 빛이 된다. 빛이 된 풍경은 대상을 가두지 않는다. 갇힌 우리를 풀어 준다. 인간의 우울성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는 것도 자연이 주는 그런 풍경이다. 풍경은 대상을 관찰하며 그 대상에게 스며든다. 스며들어 대상을 품는다. 우리가 자연에 들 때 느끼는 평화와 안도감을 갖는 이유일 것이다. 그때 우리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출구를 본다. 자연의 풍경이 제공하는 최고의 미덕은 그와 같은 출구의 발견이다. 출구를 찾아 주말마다 도시를 빠져나가는 차량의 긴 행렬들이 그것을 말해 준다.

    저녁 햇살과 단풍이 만들어내는 남설악 풍경은 웅장한 오케스트라 같다.


    단청도 편액도 없는 오색석사가 빛 없는 빛이요 꽃 없는 꽃이다.


    '깊이를 만난 물, 바위를 만난 물' 용소폭포는 사철 흐린 물 없다.


    때를 놓치면 추억은 빈곤해진다며 나무도 사람도 물도 가을소풍 나섰다.


    어둠을 벗고 운해를 물리며 아침을 맞는 남설악 화엄 세계에 마음이 멎다.


    색조의 마술사 가을 단풍에 여심도 물들어 사랑의 계절이 깊어만 간다.


    팔색조 단풍 옷을 입은 흰 바위가 가히 신선의 풍모요 금강의 뼈다.

    글·사진/ 이종성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