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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가슴 깊이 파고드는 자연의 속삭임

산야초 2016. 11. 8. 23:04

[박윤정의 웰컴 투 뉴질랜드] 가슴 깊이 파고드는 자연의 속삭임


 오클랜드 거쳐 퀸스타운으로

세계일보 | 이귀전 | 입력 2016.11.04 14:01




지구 북반구에서 남반구로의 여행은 계절을 건너뛰는 신비로움이 있다. 겨울을 벗어나 봄으로 향하는 한반도를 이륙한 비행기는 12시간을 날아 뉴질랜드의 관문 오클랜드에 도착했다. 그 사이 계절은 여름을 지나 가을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뉴질랜드는 원주민인 마오리 말로 ‘기다란 흰 구름의 땅’이라는 뜻의 ‘아오테아로아(Aotearoa)’로 불린다. 처음 이 땅을 찾은 마오리 항해사 쿠페와 그 부인의 대화에서 유래하는데, 바다를 항해하던 쿠페가 육지를 발견했다고 외치자 부인이 “저건 땅이 아니라 긴 흰 구름이에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물론 그 구름 아래엔 낙원 같은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는 뉴질랜드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렇게 마오리족은 뉴질랜드로 10세기부터 이주해 왔다. 
푸른 호수와 녹색 숲이 펼쳐지고 그 주변으로 집들이 그림처럼 자리 잡고 있는 퀸스타운.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서 동남쪽으로 약 2000㎞ 떨어져 있다. 본토는 태즈먼 해를 사이에 두고 위치한 북섬(11만4000㎢)과 남섬(15만1000㎢)으로 이뤄져 있다. 크기는 남섬이 더 크지만 인구의 4분의 3이 북섬에 거주할 만큼 북섬이 발달됐다. 남섬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품고 있다.

 뉴질랜드는 환태평양조산대에 속하는 섬나라로서 지형이 험준하고 화산과 지진이 많다. 그 영향으로 온천과 간헐천 등이 곳곳에 산재해 최고의 휴양 조건을 갖고 있다. 특히 남섬에는 남알프스 산맥이 뻗어있는데, 섬의 중심에 자리 잡은 이 산맥이 유럽의 알프스산맥에 비견될 만큼 높고 험준하다. 뉴질랜드의 최고봉인 쿡산(3764m)이 남알프스 산맥에 있으며 태즈먼산(3497m) 등 해발고도 3000m를 넘는 높은 산들이 이 산맥을 따라 줄지어서 있다. 더구나 남알프스의 고산지대에는 빙하지형이 발달해 있는데 서남쪽에 위치한 피오르 랜드에는 피오르가 발달해 있다. 남섬 최대의 빙하호수는 테아나우 호수인데, 이 호수를 건너 이번 여행의 목적지인 밀퍼드 사운드 지역으로 들어간다.

와카티푸 호수 주변은 유럽의 조용한 시골 마을과 같은 평화로움과 한적함으로 여행객의 마음을 힐링해 준다.
이 땅을 찾은 최초의 유럽인은 공식적으로는 네덜란드 탐험가 아벌 타스만이다. 그의 이름을 따서 뉴질랜드와 호주 사이를 태즈마니아 해라고 부른다. 뉴질랜드라는 이름 역시 네덜란드 해안지방 제일란트(Zeeland)에서 따온 것이다.

 네덜란드에 의해 서구 세계에 소개됐지만 이주는 영국인들에 의해 이뤄졌다. 현재는 전체 인구 중 마오리족이 9% 정도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유럽에서 이주한 백인, 특히 영국계로 구성돼 있다. 특히 수준 높은 교육문화를 자랑하면서 교육이민이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나라이다. 오클랜드 중심가를 걷다 보면 한국어 대화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고 한국어 간판도 볼 수 있다.

유럽인들의 나라가 되었지만 뉴질랜드 곳곳에는 마오리족 전통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용맹한 마오리족 전사들의 춤 하카(haka)는 뉴질랜드 럭비 팀의 상징이다. “카마테, 카마테” 구령에 맞춰 눈을 부릅뜨고 혀를 길게 내미는 하카 동작은 전쟁에 앞서 상대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럭비 경기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선수들의 힘과 용맹이 전달된다.

뉴질랜드 관문 오클랜드에서 뉴질랜드 남단의 중심 퀸스타운으로 가기 위해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뉴질랜드에는 마오리족의 음식과 문화, 코를 맞대는 인사법까지 체험할 수 있는 관광코스가 마련돼 있지만 이번 여행은 체험보다는 트레킹에 맞춰진 만큼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 했다.

오클랜드 역시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도시답게 아름다운 문화와 볼거리를 자랑하고 있지만 우선은 밀퍼드 트레킹을 위해 남섬의 퀸스타운으로 날아가야 한다. 오클랜드에서 비행기로 1시간30여분을 날아가면 레포츠의 천국이라는 뉴질랜드 남단의 퀸스타운에 도착한다. 퀸스타운은 와카티푸 호수를 따라 자리하고 있는 아름답고 호반도시다. 여왕이 살아도 될 만큼 아름답고 기품 있는 도시라는 의미로 ‘퀸스타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품고 있는 퀸스타운은 레포츠와 트레킹을 즐기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여든 젊은이들로 가득하다.
비행기 창 너머로 푸른 호수와 녹색의 숲들이 펼쳐지고 그 주변으로 집들이 그림처럼 자리 잡고 있다. 그림 같은 배경과 달리 작은 도시는 레포츠와 트레킹을 즐기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여든 젊은이들로 가득하다. 공항에서 중심지까지 이동하는 버스에도 한껏 기대에 들뜬 열기가 느껴진다. 퀸스타운은 1862년 근처에 금광이 발견되면서 골드러시 바람을 타고 형성된 도시다. 지금은 일확천금의 꿈이 사라졌지만 천혜의 자연을 이용한 각종 레포츠의 천국으로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퀸스타운은 와카티푸 호수를 따라 자리 잡고 있는 아름다운 호반도시다. 여왕이 살아도 될 만큼 아름답고 기품 있는 도시라는 의미로 ‘퀸스타운’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와카티푸 호수를 바라보는 전망 좋은 호텔에 짐을 풀고 한적한 호수 주위를 걸어 중심지에 위치한 여행사로 향했다. 호수 주변은 유럽의 조용한 시골 마을과 같은 평화로움과 한적함으로 여행객의 마음을 힐링해 준다. 이 호수를 걷는 것만으로도 15시간의 먼 거리를 여행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반짝이는 호수와 도시를 감싸안는 듯한 산세가 한 폭의 그림 같다. 퀸스타운을 조망하는 스카이라인 전망대까지 곤돌라가 마련돼 있지만 오늘은 평화로운 한적함을 즐기며 트레킹을 준비하기로 했다.
트레킹 주의사항을 듣고 준비물을 점검하는 트레커들. 밀퍼드의 자연은 변화무쌍하기에 우비를 비롯해 방수, 방풍 용품은 제대로 챙겨야 한다.
호텔에서 30분을 걸어 중심지에 위치한 여행사에 도착해 다음 날 있을 트레킹에 대한 주의사항과 준비물을 점검했다. 가이드와 함께 로지(lodge)라는 안정적 산장에 묵는 트레킹인 만큼 짐도 단출해진다. 아직 바람이 차갑지는 않지만 밀퍼드의 자연은 매우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우비를 비롯해 방수, 방풍 용품은 제대로 챙겨야 한다.

내일의 설렘을 누르고 뉴질랜드가 자랑하는 스테이크로 든든한 저녁식사를 했다. 뉴질랜드는 목축업이 발달한 만큼 육류 소비가 많다. 대표적인 음식이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다. 가격도 우리나라보다 저렴한 편이다. 특히 뉴질랜드의 다소 강한 와인들과 잘 어울리는 양고기 스테이크는 양고기 냄새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별미로 다가올 만큼 맛이 좋다.

퀸스타운 중심가에 있는 한 여행사 앞에 서있는 밀퍼드 트레킹 행 버스.
내일 아침을 기약하며 숙소로 돌아와 짐을 챙긴다. 트레킹에 불필요한 짐들은 호텔에서 따로 맡아 준다. 오랜 비행에 지친 몸을 누이고 태고의 자연을 상상하며 잠이 든다.

여행가·민트투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