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와 삼겹살이 만났을 때
입력 : 2016.10.14 08:57
[맛난 집 맛난 얘기] 애플삼겹살
사과만큼 인류 역사에 깊숙이 개입한 과일이 또 있을까? 인간의 역사가 불연속적으로 급격한 변혁기를 맞이하는 순간마다 그곳에는 늘 사과가 있었다. 이브가 사과에 눈독을 들이지 않았다면 인류는 여태껏 에덴동산에서 쫓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뉴턴 앞으로 사과가 떨어지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직도 연금술을 최고의 과학으로 신봉하며 중세를 살고 있을지 모른다. 스티브 잡스의 사과는 문명의 구동방식을 그 이전과 180도로 바꿔버렸다. 인류 문명사를 뒤흔들 정도는 아니지만 이번엔 사과가 삼겹살을 만났다.
쌈에 대한 편견 버리니 사과가 눈에 쏙~
우리만큼 쌈을 좋아하는 민족도 없다. 넓은 보자기 형태의 재료에 내용물을 싸서 먹는 ‘유사 쌈’은 다른 나라에도 없지 않다. 하지만 쌈의 가짓수나 먹는 방법에서 우리는 단연 쌈 선진국이다. 조선 후기 이덕무는 선비가 지켜야 할 생활예절들을 ‘사소절’이라는 책으로 엮었다. 이 책에 쌈 먹을 때 주의해야 할 사항까지 적어둔 걸 보면 조선시대 사람들도 쌈을 즐겨 먹었던 것 같다.
삼겹살이 대중화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새로운 형태의 돼지고기인 삼겹살이 나오자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것 역시 쌈에 싸서 먹었다. 이 방식은 이제 하나의 식습관으로 굳어졌다. 삼겹살과 쌈은 실과 바늘처럼 됐다. 고깃집에서 삼겹살을 구우면 주인이나 손님이나 으레 상추 등 쌈채가 그 옆에 놓이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애플삼겹살> 주인장은 삼겹살을 상추에 싸먹는 기존 방식에 식상함을 느꼈다. 쌈의 형태는 그대로 두더라도 쌈 재료를 뭔가 다른 것으로 바꿔보고 싶었다. 이런저런 과일로 실험해봤는데 사과가 가장 적합했다. 문제는 생과일 상태의 사과를 얇게 저민 것에 삼겹살을 싸면 부러진다는 점이었다. 고심 끝에 저민 사과를 살짝 구웠더니 신축성이 있고 당도도 높아졌다.
쌈에 대한 편견 버리니 사과가 눈에 쏙~
우리만큼 쌈을 좋아하는 민족도 없다. 넓은 보자기 형태의 재료에 내용물을 싸서 먹는 ‘유사 쌈’은 다른 나라에도 없지 않다. 하지만 쌈의 가짓수나 먹는 방법에서 우리는 단연 쌈 선진국이다. 조선 후기 이덕무는 선비가 지켜야 할 생활예절들을 ‘사소절’이라는 책으로 엮었다. 이 책에 쌈 먹을 때 주의해야 할 사항까지 적어둔 걸 보면 조선시대 사람들도 쌈을 즐겨 먹었던 것 같다.
삼겹살이 대중화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새로운 형태의 돼지고기인 삼겹살이 나오자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것 역시 쌈에 싸서 먹었다. 이 방식은 이제 하나의 식습관으로 굳어졌다. 삼겹살과 쌈은 실과 바늘처럼 됐다. 고깃집에서 삼겹살을 구우면 주인이나 손님이나 으레 상추 등 쌈채가 그 옆에 놓이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애플삼겹살> 주인장은 삼겹살을 상추에 싸먹는 기존 방식에 식상함을 느꼈다. 쌈의 형태는 그대로 두더라도 쌈 재료를 뭔가 다른 것으로 바꿔보고 싶었다. 이런저런 과일로 실험해봤는데 사과가 가장 적합했다. 문제는 생과일 상태의 사과를 얇게 저민 것에 삼겹살을 싸면 부러진다는 점이었다. 고심 끝에 저민 사과를 살짝 구웠더니 신축성이 있고 당도도 높아졌다.
사과즙 밴 한돈 원육, 초벌구이와 훈연시켜 맛 내
상추나 깻잎 대신 얇게 저민 사과에 싸먹을 수 있는 고기는 세 가지. 삼겹살, 목살, 항정살이다. 이 세 부위를 한 번에 먹을 수 있도록 메뉴화 한 것이 애플한판(2인분 2만8500원)이다. 고기 외에 떡과 대하 두 마리, 수제 소시지를 서비스로 내온다. 3~4인분 메뉴인 애플큰판(5만4000원)도 있다. 첫 주문한 고기를 다 먹고 추가 주문할 경우 삼겹살, 목살, 항정살 세 부위 각각 180g에 1만3000원씩이다.
원육은 모두 국내산 돼지고기인 한돈이다. <애플삼겹살>은 원육을 받아 생고기로 내가는 보통의 고깃집들과 달리 전처리 과정을 거친 고기를 손님에게 제공한다. 좀 더 깊은 고기 풍미와 쾌적한 식사 환경 제공을 위해서다.
원육을 들여오면 먼저 특제 사과 소스에 24시간 재어둔다. 이 과정에서 잡내가 사라지고 육질이 부드러워진다. 사과 소스에 숙성시킨 원육은 다시 초벌구이를 하고 사과나무 우드칩에 훈연한 뒤 비로소 상에 오른다. 미리 초벌을 하면 손님이 고기 굽느라 연기를 마시거나 옷에 고기 냄새가 배지 않는다. 여기에 사과나무로 훈연을 해 스모크 향을 입혔다.
상추나 깻잎 대신 얇게 저민 사과에 싸먹을 수 있는 고기는 세 가지. 삼겹살, 목살, 항정살이다. 이 세 부위를 한 번에 먹을 수 있도록 메뉴화 한 것이 애플한판(2인분 2만8500원)이다. 고기 외에 떡과 대하 두 마리, 수제 소시지를 서비스로 내온다. 3~4인분 메뉴인 애플큰판(5만4000원)도 있다. 첫 주문한 고기를 다 먹고 추가 주문할 경우 삼겹살, 목살, 항정살 세 부위 각각 180g에 1만3000원씩이다.
원육은 모두 국내산 돼지고기인 한돈이다. <애플삼겹살>은 원육을 받아 생고기로 내가는 보통의 고깃집들과 달리 전처리 과정을 거친 고기를 손님에게 제공한다. 좀 더 깊은 고기 풍미와 쾌적한 식사 환경 제공을 위해서다.
원육을 들여오면 먼저 특제 사과 소스에 24시간 재어둔다. 이 과정에서 잡내가 사라지고 육질이 부드러워진다. 사과 소스에 숙성시킨 원육은 다시 초벌구이를 하고 사과나무 우드칩에 훈연한 뒤 비로소 상에 오른다. 미리 초벌을 하면 손님이 고기 굽느라 연기를 마시거나 옷에 고기 냄새가 배지 않는다. 여기에 사과나무로 훈연을 해 스모크 향을 입혔다.
살짝 익은 사과 쌈에 양념 넣고 고기 넣어 입에 쏙~
고기가 익으면 함께 익은 사과 쌈에 양파·사과채나 콩나물·파채 등을 얹고 마늘이나 된장을 올린 뒤 싸서 먹는다. 사과향을 느끼고 싶다면 그냥 고기만 먹거나 사과 쌈에 사과채를 넣고 먹는다. 명이 등 다양한 장아찌를 입맛대로 싸먹어도 맛있다. 사과 쌈이 부족하면 추가 주문(1000원)이 가능하다. 함께 서비스로 내온 수제 소시지와 대하도 입맛을 돋우는데, 잘 익은 떡을 잘라 사과청에 찍어먹는 맛도 각별하다.
이 집 식탁은 독특하다. 한쪽에 고기를 굽는 설비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인덕션이 있다. 한쪽에선 굽고, 한쪽에선 끓이는 이른바 ‘2버너 시스템’이다. 이는 서비스로 제공하는 ‘미나리속풀이탕’을 끓이기 위한 설비다. 미나리속풀이탕은 미나리와 바지락, 콩나물, 쑥갓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 지리 형태의 탕이다. 콩나물로 미리 육수를 뽑아뒀다가 탕을 끓일 때 국물로 쓴다. 따끈한 국물이 시원해 이름대로 속풀이에는 그만이다.
고기가 익으면 함께 익은 사과 쌈에 양파·사과채나 콩나물·파채 등을 얹고 마늘이나 된장을 올린 뒤 싸서 먹는다. 사과향을 느끼고 싶다면 그냥 고기만 먹거나 사과 쌈에 사과채를 넣고 먹는다. 명이 등 다양한 장아찌를 입맛대로 싸먹어도 맛있다. 사과 쌈이 부족하면 추가 주문(1000원)이 가능하다. 함께 서비스로 내온 수제 소시지와 대하도 입맛을 돋우는데, 잘 익은 떡을 잘라 사과청에 찍어먹는 맛도 각별하다.
이 집 식탁은 독특하다. 한쪽에 고기를 굽는 설비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인덕션이 있다. 한쪽에선 굽고, 한쪽에선 끓이는 이른바 ‘2버너 시스템’이다. 이는 서비스로 제공하는 ‘미나리속풀이탕’을 끓이기 위한 설비다. 미나리속풀이탕은 미나리와 바지락, 콩나물, 쑥갓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 지리 형태의 탕이다. 콩나물로 미리 육수를 뽑아뒀다가 탕을 끓일 때 국물로 쓴다. 따끈한 국물이 시원해 이름대로 속풀이에는 그만이다.
한쪽에서 고기 굽고 한쪽에서 탕 끓이는 모습이 마치 캠핑장에서 음식 준비하는 모습 같다. 고기를 먹으면서 동시에 시원한 국물을 먹는 맛도 나쁘지 않다. 고기에 술을 한 잔 곁들이고 싶다면 사과 한 개를 착즙해서 ‘제조’한 애플소주(7000원)를 권한다.
“매워 매워!” 하면서 자꾸 먹게 되는 화산볶음밥
미나리속풀이탕, 대하, 떡, 수제 소시지 등 각종 서비스 음식과 푸짐한 반찬을 생각하면 고깃값이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거기에 색다른 고기와 분위기를 즐길 수도 있어 젊은이들과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고기 먹은 뒤 후식 메뉴로는 막국수(5000원)도 있지만 화산볶음밥(5000원)이 먹을 만하다. 냄비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잘게 썬 김치와 제육을 볶은 뒤, 김 가루와 밥을 넣고 충분히 더 볶다가 다 익으면 달걀 스크램블을 만들어 함께 먹는 메뉴다. 보기에 먹음직스럽고 한끼 식사로도 든든한데 이를 조리하는 직원들의 공력이 많이 들어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든다. 매운맛에 쩔쩔매면서도 자꾸 숟가락이 간다. 매울 때는 얼른 달걀 스크램블로 대피한다. 치즈를 추가한 치즈화산볶음밥(7000원)도 있다.
“매워 매워!” 하면서 자꾸 먹게 되는 화산볶음밥
미나리속풀이탕, 대하, 떡, 수제 소시지 등 각종 서비스 음식과 푸짐한 반찬을 생각하면 고깃값이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거기에 색다른 고기와 분위기를 즐길 수도 있어 젊은이들과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고기 먹은 뒤 후식 메뉴로는 막국수(5000원)도 있지만 화산볶음밥(5000원)이 먹을 만하다. 냄비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잘게 썬 김치와 제육을 볶은 뒤, 김 가루와 밥을 넣고 충분히 더 볶다가 다 익으면 달걀 스크램블을 만들어 함께 먹는 메뉴다. 보기에 먹음직스럽고 한끼 식사로도 든든한데 이를 조리하는 직원들의 공력이 많이 들어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든다. 매운맛에 쩔쩔매면서도 자꾸 숟가락이 간다. 매울 때는 얼른 달걀 스크램블로 대피한다. 치즈를 추가한 치즈화산볶음밥(7000원)도 있다.
이 집에서 사용하는 사과는 경북 영주산 사과다. 일교차가 큰 소백산 고지대에서 수확해 당도가 높고 육질이 조밀하다고. 그런데 사과는 생물이어서 연중 품질과 가격이 일정치 않다. 품질의 균질성과 가격 등락폭을 줄이고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경북 영주농협과 MOU를 체결했다고 한다.
이제 사과의 계절이다. 저물어가는 가을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과수원 사과의 물결은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나무에 달렸을 때는 눈을 즐겁게 해 주고 식탁 위에서는 입을 즐겁게 해주는 사과. 이제 삼겹살을 만난 사과는 과연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을지 살짝 궁금해진다.
<애플삼겹살> 서울시 강남구 역삼로63길 23, 02-564-6092
글 이정훈(월간외식경영 외식콘텐츠마케팅연구소 실장), 사진 변귀섭(월간외식경영 기자)
이제 사과의 계절이다. 저물어가는 가을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과수원 사과의 물결은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나무에 달렸을 때는 눈을 즐겁게 해 주고 식탁 위에서는 입을 즐겁게 해주는 사과. 이제 삼겹살을 만난 사과는 과연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을지 살짝 궁금해진다.
<애플삼겹살> 서울시 강남구 역삼로63길 23, 02-564-6092
글 이정훈(월간외식경영 외식콘텐츠마케팅연구소 실장), 사진 변귀섭(월간외식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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