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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태블릿PC 전화기능 없고 MS워드만 기본 지원

산야초 2016. 12. 8. 22:51

이데일리

- 갤럭시 탭 8.9LTE(모델명 SHV-E140S)
- 최씨 측근 고영태 청문회 발언으로 화제
- 2011년말부터 판매된 초창기 모델

최순실씨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태블릿PC인 ‘갤럭시 탭 8.9LTE’(모델명 SHV-E140S)[삼성전자 제공]

[이데일리 양희동 조용석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씨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태블릿PC’는 음성·화상 전화 기능이 없고 문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 제품만 기본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태블릿PC는 지난 7일 열린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최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전 더블루K 이사 고영태씨가 “최씨가 사용하는 것을 본 적이 없고 사용할줄도 모르는 것으로 안다”고 발언한 이후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최씨 소유로 알려진 이 태블릿PC는 ‘갤럭시 탭 8.9LTE’(모델명 SHV-E140S)로 2011년 12월부터 SKT 등 통신 3사를 통해 판매됐다. 이 태블릿PC에는 박 대통령이 지난 2014년 3월 독일에서 발표한 드레스덴 선언 연설문 등 국정 전반에 대한 청와대 기밀문서 200여개가 한글파일 형태로 담겨져 있었고 JTBC를 통해 보도돼 최순실 게이트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그동안 최씨의 측근인 고영태씨가 보관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고씨는 국조 2차 청문회에 나와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최씨는 그런 것(태블릿PC) 사용 못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은 JTBC에 제보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갤럭시 탭의 초창기 모델 중 하나인 이 태블릿PC는 주요 기능이 LTE와 와이파이(WiFi) 등을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고 문서 작업과 동영상 및 사진 촬영 등이 가능하다. 그러나 음성 및 영상 등 전화 기능은 제공하지 않는다. 또 기본 사양에서는 MS오피스 문서파일만 열어볼 수 있고 한글파일은 열어볼 수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제품에는 전화 기능을 추후에 카카오톡 등 앱을 깔아 인터넷 전화 형태로 이용할 수는 있지만 물리적으로 추가할 수는 없다”며 “한글파일은 별도로 프로그램을 깔거나 업데이트를 받으면 가능하지만 제품 자체는 MS오피스 문서만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최씨와 딸 정유라씨를 상주와 과천 승마장 등에서 자주 봤다는 승마업계 한 관계자는 “최씨가 핸드폰 하는 것은 많이 봤지만 태블릿PC를 쓰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씨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동북아 이경재 변호사도 이날 취재진에게 “태블릿은 최씨 것이 아니며 명백하게 아니라고 얘기하고 있다”며 “검찰에서 지속적으로 태블릿의 소유·사용자가 최씨라고 단정해서 어마어마한 추궁과 압박수사가 있었는데 일관되게 아니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 태블릿PC를 주요 증거로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JTBC로부터 태블릿PC를 넘겨받은 뒤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대부분의 파일을 복원했다.

검찰은 이후 정호성 전 비서관에 대해 47건의 청와대 기밀문서를 최씨에게 건넸다며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태블릿PC에서 복원한 파일이 공무상 비밀누설혐의와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검찰이 공소장에 기재한 청와대 기밀문서 유출 혐의는 최씨의 소유로 알려졌던 태블릿PC가 아닌 최씨 및 정 전 비서관 자택, 청와대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검찰은 현재 JTBC가 태블릿PC 입수 경위를 정확히 밝히고 있지 않은 가운데 관련 의혹도 수사 중이다.

갤럭시 탭 8.9LTE 제품 사용설명서에 나온 주의사항. 음성·영상 통화를 지원하지 않고 MS오피스만 기본 제공한다고 나와있다.
JTBC의 관련 보도 화면.


양희동 (eastsu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