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terreise D. 911 슈베르트 연가곡집 겨울나그네 제1~5곡 Franz Schubert (1797-1828)
슈베르트의 2번째, 그리고 그 자신에게 있어서는 최후의 가곡집이 된 이 「겨울 나그네」는 가곡집「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보다 4년 늦게1827년에 작곡되었다. 역시 빌헬름 뮐러(1794-1827)의 시에 곡을 붙인 것인데, 그는 이해 9월 30일에 세상을 떴다. 그런데 이 2개의 연가곡집(連歌曲集)은 똑같이 실연(失戀)한 젊은이의 세계를 그리고 있지만, 여러 가지 점에서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첫째로 말할 수 있는 것은, 「겨울 나그네」는「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와 같은 일관된 줄거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사랑에 실패한 청년이 살아갈 희망을 잃고 정처 없이 겨울 여행을 떠나, 그 사이에 체험하는 갖가지 일들을 노래한 것이 이「겨울 나그네」의 내용이다. 그러나 그 줄거리가 명확하지 않으며, 세상에 내던져진 젊은이의 심리(心理)가 분명한 맥락(脈絡)이 없이 점철(點綴)된다. 둘째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곡집이 이상하리만큼 암담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에서는 똑같이 실연한 젊은이의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모든 것이 감미롭고 동경(憧憬)에 차 있었으며, 게다가 감상적(感傷的)이기조차 했다. 그런데 이「겨울 나그네」에서는 모든 것이 아주 어둡고 절망적이며, 어디를 보나 구원이 없다. 현실과 환상(幻像)사이를 방황하는 고독한 젊은이의 마음은 보통 비애의 범위를 벗어나서 광인(狂人)의 그것에 가깝다.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에서는 비애가 도달할 곳도 있었고, 그것을 위로해 주는 냇물이라도 있었다. 그런데「겨울 나그네」에서 방황하고 있는 사나이에게는 비애를 처리할 방법도 장소도 이 세상에는 없는 듯이 보인다. 살아 있으면서 그것을 영원히 짊어지도록 운명 지워져 있다. 5. Der Lindenbaum Dietrich Fischer-Dieskau, Bariton Daniel Barenboim, Pian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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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실은 두 곡집에 수록된 장조(長調)의 노래와 단조(短調)의 노래 비율을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에서는 장조의 노래가13곡, 단조의 노래가 7곡이었는데 비해「겨울 나그네」에서는 거꾸로 장조의 노래가 6곡, 단조의 노래가 18곡으로 되어 있다. 즉 이 연가곡집「겨울 나그네」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회색(灰色) 일색의 세계다. 셋째로 두드러진 것은, 유절형식(有節形式)의 노래가 적어지고 통작형식(通作形式)의 노래가 압도적으로 많아졌다는 점이다. 이렇게 된 까닭은 원시(原詩)가 갖는 복잡한 심리적 변화를 보다 충실하게, 그리고 보다 적절하게 묘사하려고 했기 때문이다.영국의 저명한 음악평론가 세실 그레이(Cecil Gray ; 1895∼1951)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슈베르트의 천재는, 그가 시의 어휘에 대해 그 이상의 것은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아주 적절한 선율을 발견하는 재능에 있다.」이러한 뜻에서 볼 때, 이 「겨울 나그네」는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보다 그의 그와 같은 음악특성이 충분히 발휘된 것이라 볼 수 있다.또 반주부도「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보다 음악적 심리적으로 훨씬 고도의 수법이 구사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특색의 하나다. 이처럼 불과 4년이지만, 전작「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와의 사이에 커다란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 이「겨울 나그네」다. 음악평론가 오스카 비이는「만약 다른 사람 같으면 수 십년 걸려서야 가까스로 도달할 수 있는 변화가 그에게 있어서는 불과 수년으로 이뤄졌다」고 말하고 있다. 과연 슈베르트는 이 가곡집으로써 독자적 경지를 개척했고, 가곡 분야에서는 그때까지 아무도 도달하지 못했던 높이에 이르고, 1년 후에는 불과 31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뜨고 말았던 것이다. 이 가곡집의 작곡은 전반의 12곡과 후반의 12곡을 나누어서, 각각 2월과 10월에 집중적으로 행해졌다. 슈베르트의 친구였던 시파운(J. von Spaun ; 1788∼1865)이 전하고 있는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는 아마 전반12곡이 완성된 무렵인 듯하다. 「슈베르트는 그 무렵에 이상하게도 침울하고 기운이 없어 보였다. 어느날 그를 만났더니 ''오늘 쇼버〔F. von Shover, 슈베르트의 친구였던 극작가, 슈베르트 서클의 일원〕의 집에 오잖겠나? 신작의 가곡집을 들려 줄 테니까. 이 노래들은 이제까지 작곡한 어떤 곡보다도 공을 들였는데, 자네들의 의견을 듣고 싶네'' 하는 것이었다. 그는 감정을 담아서<겨울 나그네> 전편(全篇)을 노래 불렀는데, 우리는 잇따라 부르는 노래가 한결같이 비애감(悲哀感)에 젖어 있는 데 놀랐다. 쇼버가 옆에 있다가, 그 가운데서는 <보리수> 한 곡만이 좋다고 의견을 말하자, 슈베르트는 ''나는 이 가곡집의 노래 전부가 다른 어떤 것보다 좋네. 자네들도 곧 좋아하게 될 걸세'' 라고 말했다.」 이 에피소드가 말해 주듯이, 연가곡집「겨울 나그네」는 그 너무나도 암울(暗鬱)한 느낌 때문에, 가장 그를 잘 이해하고 잇던 친구들까지도 처음에는 그 진가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러나 슈베르트 자신은 처음부터 이 연가곡집에 깊은 애착과 자신을 가졌었다. 그가 이듬해인 1828년 죽음의 병상에 눕기 직전까지, 이 가곡집의 출판을 위한 수정을 계속하고 있었던 것만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이 연가곡집「겨울 나그네」의 줄거리는 대충 다음과 같다. 사랑을 잃은 젊은이가 실의(失意)와 굴욕(屈辱)과 슬픔에 빠진 나머지, 겨울 황야를 정처 없이 떠나간다. 그는 날이 새기 전에 거리를 떠난다. 몸을 찌르는 듯한 찬바람을 맞으면서 눈과 얼음의 세계를, 오직 사랑을 잊어버리기 위해 걸어간다. 그는 절망에서 어느덧 광기(狂氣)의 징조까지 보인다. 죽음을 원했지만 거부된다. 마지막에 길바닥에서 걸신(乞食)하는 늙은 악사(樂師)와 손을 맞잡고 눈이 펑펑 쏟아지는 속을 비칠거리면서 사라진다.
제 1곡 Gute Nacht (밤이여 안녕) 하루의 영위(營爲)가 끝났음을 알리는 밤 인사로 이 가곡집이 시작된다는 것은 지극히 상징적이다. 주인공은 옛날 애인의 집 문에다 ''안녕''이라고 적어놓고, 그 한 마디에 온갖 정념을 쏟고 「겨울 나그네」길로 떠난다. 사랑에 실패한 젊은이의 실의(失意)와 그것을 뿌리치려는 심경이 교차된다. 단조로운 반주가 쓸쓸하게 울린다. d단조를 기본으로 한 4절로 된 유절형식이며, 3절에서 약간의 변화를 주며, 4절에서는 장조로 바뀐다. 제 1곡 Gute Nacht (밤이여 안녕) Bariton: Dietrich Fisher - Dieskau Piano: Gerald Martin Moore 가사의 대의 .(연인을 잃은 젊은이는 그의 문 앞에서 "안녕히"라고 한 마디 남기며 정처 없는 방랑의 길을 떠난다.) 미지의 사람으로서 왔다가 또 떠나간다. 5월엔 많은 꽃이 피고 소녀는 사랑을 말하고 어머니는 결혼을 화제로 한다. 허나 지금 세상은 어둡고 짙은 눈에 덮혀 있다. 여로의 일정을 정하지 못하고 어둠 속에 혼자 길을 찾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달빛을 의지하고 흰 풀밭에 짐승의 발자국을 따라서 나는 간다. 쫓겨날 때까지 여기 머물러 있을 순 없다. 개여 집 앞에서 짖을 테면 짖어라.
사랑은 방황을 좋아하고 다음 다음으로 옮겨가도록 신이 정해 주신 거야. 애인이여, 잘 자라. 그대의 꿈, 그대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으리. 발소리가 안 들리게 조용하게 문 쪽으로 가 문에 ''안녕히'' 라고 쓰리. 그대가 그것을 보고 내 마음을 알아주도록.
Fremd zieh'' ich wieder aus. Der Mai war mir gewogen Mit manchem Blumenstrauss. Das Madchen sprach von Liebe, Die Mutter gar von Eh'', - Nun ist die Welt so trube, Der Weg gehuellt in Schnee. Ich kann zu meiner Reisen Nicht wahlen mit der Zeit, Muss selbst den Weg mir weisen In dieser Dunkelheit. Es zieht ein Mondenschatten Als mein Gefahrte mit, Und auf den weissen Matten Such'' ich des Wildes Tritt. Was soll ich langer weilen, Dass man mich trieb hinaus? Lass irre Hunde heulen Vor ihres Herren Haus; Die Liebe liebt das Wandern - Gott hat sie so gemacht - Von einem zu dem andern. Fein Liebchen, gute Nacht! Will dich im Traum nicht storen, Waer schad'' um deine Ruh'', Sollst meinem Tritt nicht hoeren - Sacht, sacht die Tuere zu! Schreib'' im Vorubergehen Ans Tor dir: Gute Nacht, Damit du mogest sehen, An dich hab'' ich gedacht. | 먼 타향에서 왔건만 또 다시 떠나오 오월의 예쁜 꽃들 나 맞이 했건만 그 처녀 내게 사랑을 진심으로 언약하고 그녀의 어머니도 축복을 했건만 이 세상 모든 만물 슬픔에 잠기고 내 발길 닿는 길도 눈 덮여버렸네 또 다시 방랑 떠날지 나 알지 못했소 캄캄한 어둠 속에 길 찾아 떠나오 차가운 달빛 속에 내 모습 비치고 외로워 나의 발길 말없이 따르네 눈 덮인 하얀 들판 내 앞에 펼쳐있고 들짐승 발길 따라 밤길을 찾으리 사람들 만나기 전 이 곳을 떠나리 그녀의 집 앞에서 짖어대는 개들 사랑은 방랑하는 것 이 여인 저 여인 그것이 운명이라면 나 다시 떠나리 사랑은 방랑하는 것 내사랑 안녕히 이 여인 또 저 여인 내사랑 안녕히 단잠에 빠진 그대 깨우지 않으리 발걸음 소리 가볍게 문닫고 떠나리 그녀의 대문 위에 한마디 남기고 그녀가 보게 될 때 내 진심 알리라 그녀의 대문 위에 이별의 인사로 한마디 말로 안녕 내사랑 전하리 |
제 2곡 풍신기 Die Wetterfahne 바람은 아름다운 연인의 집 풍향 깃발을 희롱하고 있다. 그것이 나에게는 가엾게도 이 곳을 빠져나가는 몸을 비웃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저 높이 달린 이 집의 표지를 좀더 빨리 알았더라면 이 집에서 진실한 여인을 찾으려고는 안 했을 것을, 바람은 소리야 내지 않지만 지붕 위에서와 같이 마음을 놀린다. 내 고통 따위가 이 집사람들에게 무슨 상관이랴. 그들의 자식은 화려한 새색시인 것이다. (사랑하는 이의 집 지붕 위에서 펄럭이는 깃발은 방랑의 길을 떠나는 자기를 비웃는 듯이 생각된다. 그 나그네의 마음의 동요를 그리고 있다.) 바람은 아름다운 연인의 집 풍향 깃발을 희롱하고 있다. 그것이 나에게는 가엾게도 이 곳을 빠져나가는 몸을 비웃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저 높이 달린 이 집의 표지를 좀더 빨리 알았더라면 이 집에서 진실한 여인을 찾으려고는 안 했을 것을, 바람은 소리야 내지 않지만 지붕 위에서와 같이 마음을 놀린다. 내 고통 따위가 이 집사람들에게 무슨 상관이랴. 그들의 자식은 화려한 새색시인 것이다. 제 2곡 풍신기 Die Wetterfahne Bariton: Dietrich Fisher - Dieskau Piano: Gerald Martin Moore
가사의 대의. 바람이 그녀의 집 풍신기를 희롱한다. 마치 이 고장을 떠나는 나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저 깃발이 나부끼는 뜻을 진작 알았더라면, 이 집에서 진실한 여인을 찾으려고 하지는 않았을 것을. 바람은 이 집사람들처럼 쌀쌀하구나. 나의 고통 따위가 그들에게 무슨 소용이 있으랴. 그들의 딸은 곧 신부가 될 텐데……」 Der Wind spielt mit der Wetterfahne Auf meines schonen Liebchens Haus. Da dacht ich schon in meinem Wahne, Sie pfiff den armen Fluechtling aus. Er hatt'' es eher bemerken sollen, Des Hauses aufgestecktes Schild, So hatt'' er nimmer suchen wollen Im Haus ein treues Frauenbild. Der Wind spielt drinnen mit dem Herzen Wie auf dem Dach, nur nicht so laut. Was fragen sie nach meinen Schmerzen? Ihr Kind ist eine reiche Braut. | 사랑하는 그녀의 지붕 위에 풍향기가 바람에 펄럭인다. 이 거리를 떠나려는 가엾은 몸을 소리 높여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미리부터 알아야 할 것이었다. 이 집을 상징하는 저 풍향기
희롱하는 듯한 저 지붕 밑에서, 여심의 진실은 구하지 않을 것을 |
제 3곡 얼어붙은 눈물 Gefrorne Tranen 얼어붙은 눈물이 볼을 타고 떨어진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운 것일까. 눈물이여, 차디찬 아침 이슬처럼 얼음으로 변해 버리다니. 너는 그렇게 미지근하냐. 그러나 너는 겨울의 얼음도 모두 녹여 버린다는 듯 뜨겁게 가슴에서 솟아나고 있지 않느냐. 슬픈 선율로 가득 찬 노래다. 약박에 액센트를 둔 상승구로 시작되었다가 곧 힘없이 하강하는 전주 - 매우 간결하지만 이것은 울음의 원형적인 묘사다. 통작형식.
제 3곡 얼어붙은 눈물 Gefrorne Tranen Bariton: Dietrich Fisher - Dieskau Piano: Gerald Martin Moore 가사의 대의. 「식은 눈물이 불을 따라 흐른다. 나도 모르게 울었단 말인가. 눈물이여, 차가운 아침이슬처럼 얼음으로 변하다니, 너는 그토록 미지근하단 망인가. 하지만 너는 겨울 얼음도 다 녹여버릴 만큼 뜨겁게 가슴에서 솟아나고 있지 않는가.」 Gefrorne Tropfen fallen Von meinen Wangen ab: Ob es mir denn entgangen, Dass ich geweinet hab''? Ei Tranen, meine Tranen, Und seid ihr gar so lau, Dass ihr erstarrt zu Eise Wie kuhler Morgentau? Und dringt doch aus der Quelle Der Brust so gluehend heiss, Als wolltet ihr zerschmelzen Des ganzen Winters Eis! | 차가운 눈물 방울이 뺨을 타고 흘러 내린다. 나는 그것도 몰랐던가? 내가 눈물을 흘렸다는 것을.
눈물, 내 눈물이여 이렇듯 따스한 것이 아침 이슬처럼 싸늘하게 얼음이 되어 굳어 버렸네. |
제 4곡 얼어붙은 가슴 Erstarrung 빠른 템포의 단조로운 선율 속에 격정(激情)을 담고 있다. 거리를 빠져 나온 방랑자는 연인의 모습을 광활한 들판에서 찾는다. 셋잇단음표의 간단없는 흐름이 혹은 오른손에, 혹은 왼손에 나타남으로써 암울하고 불안한 표정을 이끌어 낸다. 추억은 때때로 장조로 밝아지기도 하지만 다시 어두워진다. 적막감이 감도는 통작형식. 반주의 셋잇단음이 끊임없이 계속 흘러서 불안정한 기분으로 가득 차게 하고 노래의 멜로디는 대체로 단조로우며 곳곳에 감정의 고조가 뚜렷이 드러난다. 색다른 효과를 가진 쓸쓸한 노래이다. 나는 눈 속에 헛되어 찾아 헤맨다. 그대와 손을 잡고 거닐던 벌판, 지난 날의 그 발자취를 더듬어 차라리 나는 대지에 입맞추리 뜨거운 눈물이 눈과 얼음을 녹여 그리운 땅의 흙이 나타나기까지 꽃은 어드메? 풀은 어드메? 꽃은 시들고 초목이 말랐으니 봄은 어드메뇨, 푸른빛은 어드메뇨? 이 가슴에 간직한 추억이 사라지면 누구라서 그녀를 말할 사람 있으랴. 누구라서 그녀를 말할 사람 있으랴. 내 가슴은 그녀의 모습을 간직하고, 딱딱하고 차게 얼어붙어 있다. 만일에 내 가슴이 풀어질 때는 그 모습도 녹아서 흘러가 버릴 것을
제 4곡 얼어붙은 가슴 Erstarrung Bariton: Dietrich Fisher - Dieskau Piano: Gerald Martin Moore 가사의 대의. 「눈 속에서 헛되이 그녀의 발자취를 찾는다. 그녀가 내 팔에 기대어 걷던 들판. 흙이 나올 때까지 대지(大地)에 입맞춤하여 뜨거운 눈물로써 얼음을 녹일까. 꽃과 풀은 다 시들고 기억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나의 슬픔이 침묵하면 누가 나에게 그녀를 말하랴. 죽은 듯한 내 마음속에서 그녀의 모습은 차갑게 얼어붙었다. 내 마음이 다시 녹으면, 그녀의 모습도 그곳에서 풀려나리라.」 Wo sie an meinem Arme Nach ihrer Tritte Spur, Durchstrich die grune Flur. Ich will den Boden kussen, Durchdringen Eis und Schnee Mit meinem heissen Traenen, Bis ich die Erde seh''. Wo find'' ich eine Bluete, Wo find'' ich grunes Gras? Die Blumen sind erstorben Der Rasen sieht so blass. Soll denn kein Angedenken Ich nehmen mit von hier? Wenn meine Schmerzen schweigen, Wer sagt mir dann von ihr? Mein Herz ist wie erstorben, Kalt starrt ihr Bild darin; Schmilzt je das Herz mir wieder, Fliesst auch ihr Bild dahin! | 나는 눈 속에 헛되어 찾아 헤맨다. 그대와 손을 잡고 거닐던 벌판, 지난 날의 그 발자취를 더듬어
차라리 나는 대지에 입맞추리 뜨거운 눈물이 눈과 얼음을 녹여 그리운 땅의 흙이 나타나기까지
꽃은 어드메? 풀은 어드메? 꽃은 시들고 초목이 말랐으니 봄은 어드메뇨, 푸른빛은 어드메뇨? 이 가슴에 간직한 추억이 사라지면 누구라서 그녀를 말할 사람 있으랴. 누구라서 그녀를 말할 사람 있으랴.
내 가슴은 그녀의 모습을 간직하고, 딱딱하고 차게 얼어붙어 있다 만일에 내 가슴이 풀어질 때는 그 모습도 녹아서 흘러가 버릴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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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곡 보리수 Der Lindenbaum 이 가곡집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곡이다. 이제까지 줄곧 단조(短調)의 세계만 펼쳐지다가, 이 곡에 이르러 녹색을 상징하는 E장조로 바뀐다. 웬지 이 곡에만 밝음이 깃든 것 같다. 반주는 나뭇잎의 속삭임을 느끼게 하여 다분히 묘사적이다. 애절한 동경이 담긴 명가(名歌)다. 유절형식 이지만 전체적으로 변화가 많다. 민요풍의 한없이 아름다운 노래이다. 반주는 잎이 흔들거림을 느끼게 하여 다분히 묘사적이며 제2절의 전반에서 단조가 되고. 제3절 뒤는 격렬한 분위기가 되어 전체는 대단히 많이 바뀐 유절형식이다. 성문 앞 우물 곁에 서 있는 보리수 나는 그 그늘 아래 단 꿈을 보았네 가지에 희망의 말 새기어 놓고서 기쁘나 슬플 때나 찾아온 나무 밑 오늘 밤도 지났네 그 보리수 곁으로 깜깜한 어둠 속에 눈 감아 보았네 가지는 산들 흔들려 내게 말해주는 것 같네 ''이리 내 곁으로 오라 여기서 안식을 찾으라''고 찬 바람 세차게 불어와 얼굴을 매섭게 스치고 모자가 바람에 날려도 나는 꿈쩍도 않았네 그곳을 떠나 오랫동안 이곳 저곳 헤매도 아직도 속삭이는 소리는 여기 와서 안식을 찾으라 제 5곡 보리수 Der Lindenbaum Bariton: Dietrich Fisher - Dieskau Piano: Gerald Martin Moore
Nana Mouskouri (나나 무스꾸리)- 가사의 대의. 「성문 앞 샘 곁에 보리수가 서 있다. 나는 그 그늘에서 많은 단꿈을 꾸었다. 줄기에 사랑의 말 숱하게 새겨 넣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늘 찾아갔다. 오늘밤에도 그 곁을 지나면서 어둠 속에서 눈을 감았다. 나무 가지는 수선거리며 나에게 말한다. ''벗이여, 이곳에 네 안식이 있다''고. 찬바람이 불어닥쳐 모자를 벗겨 갔지만, 난 뒤돌아보지 않았다. 이제 그곳에서 멀리 떨어졌건만, 나에게는 그 수선거림이 들린다. ''안식은 이곳에 있다''고.」
Am Brunnen vor dem Tore Da steht ein Lindenbaum; Ich traeumt in seinem Schatten So manchen sussen Traum. Ich schnitt in seine Rinde So manches liebe Wort; Es zog in Freud'' und Leide Zu ihm mich immer fort. Ich musst'' auch heute wandern Vorbei in tiefer Nacht, Da hab'' ich noch im Dunkel Die Augen zugemacht. Und seine Zweige rauschten, Als riefen sie mir zu: Komm her zu mir, Geselle, Hier find''st du deine Ruh''! Die kalten Winde bliesen Mir grad ins Angesicht; Der Hut flog mir vom Kopfe, Ich wendete mich nicht. Nun bin ich manche Stunde Entfernt von jenem Ort, Und immer hor'' ich''s rauschen: Du fandest Ruhe dort! | 성문 앞 우물 곁에 서 있는 보리수 나는 그 그늘 아래 단 꿈을 보았네
가지에 희망의 말 새기어 놓고서 기쁘나 슬플 때나 찾아온 나무 밑
오늘 밤도 지났네 그 보리수 곁으로 깜깜한 어둠 속에 눈 감아 보았네
가지는 산들 흔들려 내게 말해주는 것 같네 ''이리 내 곁으로 오라 여기서 안식을 찾으라''고
찬 바람 세차게 불어와 얼굴을 매섭게 스치고 모자가 바람에 날려도 나는 꿈쩍도 않았네
그곳을 떠나 오랫동안 이곳 저곳 헤매도 아직도 속삭이는 소리는 여기 와서 안식을 찾으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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