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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철로·터널을 거슬러… 시간을 달리다

산야초 2017. 4. 18. 00:22

버려진 철로·터널을 거슬러… 시간을 달리다

입력 : 2017.04.17 03:02

[떠나요, 자전거길로] [2] 남한강·북한강 등 경기 남부

남한강·북한강 따라 '라이딩'… 주말엔 전철에 자전거 싣고 원정
정약용 유적지·두물머리… "관광지까지 보니 즐거운 나들이"
내달 '뚜르 드 DMZ' 퍼레이드도

경기도는 서울 한강과 이어지는 자전거길이 잘 조성돼 있다. 남한강과 북한강을 따라 달리는 길이 대표적이다. 국토 종주 코스로 연결돼 많은 동호인이 찾는다. 강변은 물론 버려진 철로, 터널 등을 살린 이 지역의 자전거길은 독특한 운치와 재미를 자랑한다. 코스가 비교적 평탄하고, 쉼터 등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다. 주말에는 경춘선·중앙선·경강선 등 전철에 자전거를 싣고 이동할 수 있어 당일치기로 '장거리 라이딩'을 하기 편리하다.

◇주말엔 전철에 자전거 싣고 '원정'

남한강 자전거길은 국토 순례에 나서는 동호인들에게 인기다. 팔당대교~능내역~북한강철교~양평군립미술관~이포보~여주보~강천보~비내섬~목행교를 거쳐 충주 탄금대로 이어진다. 대개 서울을 기점으로 한강을 따라 팔당댐이나 두물머리 일대까지 달린다. 주말에는 중앙선 전철로 쉽게 접근할 수 있어 팔당역을 출발점으로 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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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의 구 북한강교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모습. 녹이 슨 철골 구조물이 운치를 더한다. 경의중앙선 운길산역과 양수역 인근인 이곳은 옛 중앙선 기찻길이었다가 자전거길 겸 산책로가 됐다. 왼편으로 양수철교가 보인다. /오종찬 기자
최근에는 경강선이 여주까지 개통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남한강 코스는 경사가 심하지 않아 체력 부담이 적다. 박분희(53·경기 안산시)씨는 "강변을 따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면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주변 관광지까지 둘러보면 즐거운 하루 나들이가 된다"고 말했다. 남한강·북한강 자전거길이 갈라지는 운길산역 인근에는 '밝은 광장'이 설치돼 랜드마크 역할을 한다. 수변 데크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장실 등이 마련돼 있다.

◇폐철로 구간, 터널 등이 이색적인 길

경기 남부의 아름다운 자전거길
양평 북한강 철교에서 여주 이포보까지 33.1㎞ 구간은 남한강 코스 중 첫손으로 꼽힌다. 중앙선 폐철로 구간 등 녹슨 기찻길을 사이에 두고 말끔하게 포장된 자전거길이 강변을 따라 이어진다. 터널 8개를 통과할 때면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남양주 팔당호반의 다산 정약용 선생 유적지,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류하는 두물머리와 세미원(수생식물을 이용한 자연정화공원) 등 주변 명소도 빼놓을 수 없다. 봄이면 팔당호 일대엔 갖가지 꽃이 피어올라 수채화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사진 촬영지로도 이름난 두물머리는 아름다운 강마을 풍경을 자랑한다. 인근의 양평 5일장(끝자리 3·8일), 양평군립미술관, 곤충박물관 등도 방문할 만하다.

◇도심 생태하천 제방 달리며 자연 느껴

11일 남한강 자전거길인 봉안터널(경기도 남양주시) 앞을 자전거로 지나는 여성들.
11일 남한강 자전거길인 봉안터널(경기도 남양주시) 앞을 자전거로 지나는 여성들. 터널 안쪽의 조명이 은은해 동호인들이 사진을 많이 찍는 곳이다. /오종찬 기자
여주 파사성~이포보~여주보~세종대왕릉~강천보~강천섬 코스는 가족·연인들이 즐기기에 좋다. 이포보·여주보·강천보 등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시설은 독특한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이포보는 백로의 날개 위에 알을 올려놓은 모양이다. 여주보의 가동보(수문이 설치돼 유량 조절이 가능한 보) 기둥은 세종대왕 시절의 물시계 자격루를 본떴다. 해시계인 앙부일구의 모습을 살린 '세종광장'도 있다. 강천보는 한강의 명물이던 황포돛배를 형상화한 것이다.

자전거 캠핑장으로도 활용되는 강천섬은 면적이 57만㎡(약 17만2000평)이다. 봄에는 유채꽃, 가을에는 코스모스, 국화꽃 군락이 장관을 이룬다. 인근에 세종대왕릉·신륵사·황학산수목원 같은 볼거리와 막국수·여주쌀밥·민물매운탕 등 먹을거리도 풍성하다.

수원 황구지천 자전거길(왕송호수공원~금곡교~오목천교~고색교)은 생태하천 제방을 따라 나 있다. 매년 벚꽃 축제가 열리는 이곳은 도시 중심에 있지만 인공의 흔적을 최대한 배제해 자연의 느낌이 살아있다.

◇다음 달엔 '뚜르 드 DMZ' 행사 열려

봄철을 맞아 경기도에선 각종 자전거 타기 행사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경기도·강원도가 공동 주최하는 올해 '뚜르 드 DMZ(Tour de DMZ)' 자전거 퍼레이드는 5월 27일 열린다. 연천 공설운동장을 출발해 대광리역과 백마고지역을 지나 철원 노동당사, DMZ 평화문화광장에 도착해 다시 돌아오는 62㎞ 코스다. 민간인 통제구역 구간 15.6㎞도 포함돼 있다. 경기관광공사가 5월 10일까지 홈페이지(www.tourde-dmz.co.kr)에서 접수한다. 작년에는 2000여명이 참가해 라이딩을 즐겼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17/201704170011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