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맛 담은 물회로 시원한 여름을 마신다
입력 : 2017.05.26 08:00
[맛난 집 맛난 얘기] 못생긴오징어와 술취한골뱅이
만일 내가 소주 영상광고 제작 책임자라면 바다 한가운데 고깃배에서 촬영할 것이다. 그물이든 통발이든 주낙이든 어구를 끌어올리는 어부들의 생생한 얼굴이 첫 신이다. 공중에서 아래를 향한 앵글을 다양하게 잡아, 여러 컷을 짧게 찍어 긴박한 음악과 함께 버무릴 것이다. 이 광고의 핵심 컷은 방금 잡아 올린 펄떡거리는 생선을 어부가 노련한 솜씨로 회를 쳐서 양푼에 넣는 모습, 여기에 고추장을 붓고 물회를 만들어 대접에 잔뜩 부은 소주로 건배를 하며 동료들과 만선의 기쁨을 나누는 장면이다. 기왕이면 막 해가 수평선에서 돋아 오르기 시작하는 동해의 새벽을 배경으로 깔면 더욱 좋고···. <못생긴오징어와 술취한골뱅이>라는 긴 이름은 경기 구리시의 물회와 골뱅이 전문점이다.

훌훌 마셔도 좋은 청량음료 같은 물회
이 집은 30대 초반 젊은 사장 두 사람이 공동으로 운영한다. 두 사람 모두 횟집과 일식집에서 오랫동안 칼을 잡았다. 그러나 좀 더 서민적이고 대중적인 횟집을 꾸며보자는 생각에 의기투합해 이 집을 열었다. 1인당 1만5000원~2만 원 정도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술과 식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물회는 아무래도 여름 음식이다. 본디 뱃사람의 소박한 음식이었으나 바다를 닮은 그 맛과 시원함으로 이젠 횟집들 메뉴판을 확고하게 점령했다. 이 집에서도 요즘 물회를 찾는 손님들이 차츰 늘고 있다.
광어, 우럭, 오징어 세 가지 생선의 활어회를 사용한 모듬물회(2만5000원, 3만5000원)다. 물회라는 이름에서 보듯, 물회는 회(생선)와 물(육수)의 중요성이 반반씩이다. 회(생선)만큼이나 물(육수) 맛이 좋아야 한다.
이 집은 30대 초반 젊은 사장 두 사람이 공동으로 운영한다. 두 사람 모두 횟집과 일식집에서 오랫동안 칼을 잡았다. 그러나 좀 더 서민적이고 대중적인 횟집을 꾸며보자는 생각에 의기투합해 이 집을 열었다. 1인당 1만5000원~2만 원 정도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술과 식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물회는 아무래도 여름 음식이다. 본디 뱃사람의 소박한 음식이었으나 바다를 닮은 그 맛과 시원함으로 이젠 횟집들 메뉴판을 확고하게 점령했다. 이 집에서도 요즘 물회를 찾는 손님들이 차츰 늘고 있다.
광어, 우럭, 오징어 세 가지 생선의 활어회를 사용한 모듬물회(2만5000원, 3만5000원)다. 물회라는 이름에서 보듯, 물회는 회(생선)와 물(육수)의 중요성이 반반씩이다. 회(생선)만큼이나 물(육수) 맛이 좋아야 한다.

육수는 국물 내는 재료에 각종 채소를 넣어 미리 뽑아둔다. 이 육수를 슬러시 상태로 얼렸다가 준비한 재료에 부어 물회를 완성한다. 세 가지 생선회에 양배추, 오이, 당근, 깻잎 등 각종 채소와 청양고추에 미나리 등 계절 채소를 추가로 썰어 넣고, 소스를 뿌린다. 소스는 사과, 배 등 과일과 양파 등 채소들을 갈아 넣어 숙성시킨 것이다.
달콤 새콤 매콤한 양념과 재료들 맛, 차가운 횟감이 빡빡하게 씹히는 맛, 그리고 시원한 청량감, 물회의 세 요소 밸런스가 적당하다. 살얼음이 약간 녹은 뒤에는 육수를 그냥 음료수처럼 훌훌 마셔도 입에서 전혀 거부감이 없다. 일단 짜지 않고 청량음료처럼 상쾌하면서 생맥주처럼 목 넘김이 부드럽다. 가끔 씹히는 태양초 고추의 매운맛도 우악스럽지 않다.
번데기에 추억 한 잔, 통골뱅이 무침에 소주 두 잔
주문한 음식과 함께 덧거리로 나오는 꽁치구이, 고구마튀김, 달걀찜, 콘치즈구이 등 먹을 만한 안줏감이 푸짐하다. 굳이 다른 안주를 추가로 주문하지 않아도 소주(4000원) 몇 병은 거뜬하다. 추억의 주전부리였던 갯고동과 번데기도 반가웠다.
갯고동은 초등학교 시절 아껴먹었던 간식이었다. 쪽쪽 빨아먹고 난 껍데기는 꼰질이(고누놀이)의 말로 유용하게 써먹곤 했다. 조회 시간마다 금주의 실천사항으로 늘 지목됐던 ‘불량식품 근절’의 불량식품 항목에는 언제나 번데기가 들어갔다. 학교 안에서 불량식품을 먹지 말자고 다짐하고 학교 밖으로 나와 가장 먼저 사 먹는 게 번데기였다. 중년 이상인 사람들은 원시적으로 제작한 회전원판에 엉성한 다트를 던졌던 추억이 있을 것이다.
달콤 새콤 매콤한 양념과 재료들 맛, 차가운 횟감이 빡빡하게 씹히는 맛, 그리고 시원한 청량감, 물회의 세 요소 밸런스가 적당하다. 살얼음이 약간 녹은 뒤에는 육수를 그냥 음료수처럼 훌훌 마셔도 입에서 전혀 거부감이 없다. 일단 짜지 않고 청량음료처럼 상쾌하면서 생맥주처럼 목 넘김이 부드럽다. 가끔 씹히는 태양초 고추의 매운맛도 우악스럽지 않다.
번데기에 추억 한 잔, 통골뱅이 무침에 소주 두 잔
주문한 음식과 함께 덧거리로 나오는 꽁치구이, 고구마튀김, 달걀찜, 콘치즈구이 등 먹을 만한 안줏감이 푸짐하다. 굳이 다른 안주를 추가로 주문하지 않아도 소주(4000원) 몇 병은 거뜬하다. 추억의 주전부리였던 갯고동과 번데기도 반가웠다.
갯고동은 초등학교 시절 아껴먹었던 간식이었다. 쪽쪽 빨아먹고 난 껍데기는 꼰질이(고누놀이)의 말로 유용하게 써먹곤 했다. 조회 시간마다 금주의 실천사항으로 늘 지목됐던 ‘불량식품 근절’의 불량식품 항목에는 언제나 번데기가 들어갔다. 학교 안에서 불량식품을 먹지 말자고 다짐하고 학교 밖으로 나와 가장 먼저 사 먹는 게 번데기였다. 중년 이상인 사람들은 원시적으로 제작한 회전원판에 엉성한 다트를 던졌던 추억이 있을 것이다.

모듬회무침(2만5000원, 3만5000원)도 있다. 물회처럼 우럭, 광어, 오징어 세 가지 활어를 양념 소스로 무쳤다. 무순, 날치알, 김가루를 고명으로 얹고 깻잎을 접시 가장자리에 둘렀다. 마치 공작이 꼬리 깃을 활짝 펼친 듯하다. 향긋한 깻잎에 무침을 하나씩 싸먹으며 술잔을 기울일 수 있다.
통골뱅이 무침(1만5000원)은 다른 메뉴들에 비해 더욱 저렴하면서 양이 푸짐하다. 큰 접시 위에 봉긋하게 세 개의 무덤이 솟았다. 두 개의 골뱅이무침과 하나의 소면 무더기다. 산을 무너트려 이리저리 소면과 무침을 섞고 비벼서 먹는다. 통조림 골뱅이가 아닌 통골뱅이인지라 맛이 좋다.
골뱅이하면 개그맨 정명재 씨가 떠오른다. 예전에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술 취한 연기를 아주 코믹하고도 리얼하게 해냈다. 연기 말미에는 항상 혀 꼬부라진 목소리로 “아줌마 여기 골뱅이 하나 추가요!”를 잊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골뱅이가 술안주로 널리 확대된 데는 그의 기여도 적지 않을 것이다.
통골뱅이 무침(1만5000원)은 다른 메뉴들에 비해 더욱 저렴하면서 양이 푸짐하다. 큰 접시 위에 봉긋하게 세 개의 무덤이 솟았다. 두 개의 골뱅이무침과 하나의 소면 무더기다. 산을 무너트려 이리저리 소면과 무침을 섞고 비벼서 먹는다. 통조림 골뱅이가 아닌 통골뱅이인지라 맛이 좋다.
골뱅이하면 개그맨 정명재 씨가 떠오른다. 예전에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술 취한 연기를 아주 코믹하고도 리얼하게 해냈다. 연기 말미에는 항상 혀 꼬부라진 목소리로 “아줌마 여기 골뱅이 하나 추가요!”를 잊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골뱅이가 술안주로 널리 확대된 데는 그의 기여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 집은 추억을 맛보러 오는 중년층 손님들만 들어오는 집 같은데 꼭 그렇지는 않다. 선술집 분위기에 문턱이 낮아 젊은 여성들도 스스럼없이 들어온다. 중년 남자가 잠깐 추억에 잠긴 사이, 20대 초반 여성 셋이 통골뱅이 무침과 튀김을 주문해 식사대용으로 먹고 나갔다.
경기 구리시 안골로 76, 031-551-4281
글 사진 이정훈 음식문화연구자(월간외식경영 외식콘텐츠마케팅연구소 실장)
경기 구리시 안골로 76, 031-551-4281
글 사진 이정훈 음식문화연구자(월간외식경영 외식콘텐츠마케팅연구소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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