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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식의 진화]④ '일본 벤치마킹' 급성장 편의점 도시락...다양화 고급화 '경쟁'

산야초 2017. 6. 19. 23:47

[간편식의 진화]④ '일본 벤치마킹' 급성장 편의점 도시락...다양화 고급화 '경쟁'

  • 윤민혁 기자


  • 입력 : 2017.06.19 06:05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 중에서도 도시락은 가장 빠르고 든든하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방식이다. 편의점마다 경쟁적으로 내놓는 도시락은 식생활 변화를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일본에서는 30여년 전부터 도시락·삼각김밥을 포함한 가정간편식 시장이 커지기 시작했다.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 저출산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통계 변화가 일어나면서 일본의 슈퍼마켓, 백화점, 외식업계는 서서히 위축된 반면 편의점을 중심으로 한 가정간편식 시장은 꾸준히 성장했다. 일본의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약 10조엔(약 100조원)으로 국내 시장의 50배에 달한다.

    지난해 일본 신세이(新生)은행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본 회사원들 10명 가운데 6명은 점심을 혼자 도시락으로 해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락을 사무실 등으로 배달해 주는 대행 업체 ‘스타페스티벌’ 자료에 따르면 전체 근로자 65%에 해당하는 4000만명이 점심을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있다.

    일본과 비슷한 인구통계 변화를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도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다. GS25,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의 지난해 도시락 매출은 평균 168.8% 증가했다. 이는 2015년 증가율인 69.3%의 두배를 넘어선 수준이다. 유통업계는 2013년 780억원대에 머물던 편의점 도시락 시장 규모가 지난해 5000억원대로 늘었다고 추산한다.

     일본 도쿄 신주쿠에 있는 편의점 ‘훼미리마트’의 간편식품 코너. 도시락, 덮밥, 삼각김밥 등 다양한 식품이 진열돼 있다. / 박원익 기자
    일본 도쿄 신주쿠에 있는 편의점 ‘훼미리마트’의 간편식품 코너. 도시락, 덮밥, 삼각김밥 등 다양한 식품이 진열돼 있다. / 박원익 기자
    ◆ ‘1만원’ 고급 도시락부터 예약 주문 서비스까지….日 벤치마크는 기본, 편의점별 연구 경쟁

    편의점 도시락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편의점업계는 도시락의 종류를 다양화하고 품질을 높이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과거 3000원대 미만의 저가 도시락에서 탈피하고 신선한 원재료를 사용하기 위해 최근에는 가격을 3500원~4800원선으로 올렸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좋은 원재료를 쓴 가성비 높은 제품을 선보여 판매량이 늘고, 생산량이 늘어 비용이 절감되며, 절감한 비용을 바탕으로 가성비 높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했다.

    GS25는 지난해 민물장어 한마리를 통째로 넣은 ‘민물장어덮밥 도시락’을 1만원에 출시해 ‘완판’을 기록했다. GS25는 최근엔 통닭다리, 돼지고기 폭립이 통째로 들어간 ‘유어스완전크닭 도시락’과 ‘유어스완전크면돼지 도시락’을 각각 선보였다. 이들 제품은 출시 후 3주만에 100만개가 판매돼 도시락 최초로 삼각김밥 판매수량 1위 ‘참치마요’의 판매량을 넘어섰다. GS25 관계자는 “기존엔 높은 원가 때문에 사용하기 힘들었던 재료를 사용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그만큼 편의점 도시락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수요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증거다"라고 말했다.

    GS25는 전국 점포에서 도시락 예약 주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GS25 애플리케이션 ‘나만의냉장고’에서 원하는 도시락과 수령 시간, 점포를 지정한 후 결제하면 된다. GS25 관계자는 "일반 점포에서 흔히 볼 수 없는 1만원대 특수 도시락도 예약 주문할 수 있다"고 했다

    국내 편의점들은 도시락을 포함한 가정간편식 분야에서 일본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도시락 담당 MD가 주기적으로 일본 출장을 떠나 현지 도시락을 벤치마킹한다”고 했다.

    CU식품연구소의 모습. /BGF리테일 제공
    CU식품연구소의 모습. /BGF리테일 제공
    최성재 신세계푸드 대표이사는 이달 중 마케팅 담당 임원과 연구원들을 데리고 일본 출장길에 나선다. 일본의 가정간편식 제조 시설 등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지난달에는 상품 기획팀 직원들이 일본을 다녀왔다.

    편의점 업체들은 도시락을 비롯한 간편식 연구소를 두고 상품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 또한 일본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모습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일본을 비롯한 유통 선진국의 경우, 상품 카테고리별 전문가를 별도로 두어 전문영역을 분업화해 기술력을 쌓아가는 추세”라며 “지금까지 편의점은 ‘접근성’이 가장 큰 무기였지만, 최근엔 ‘상품성’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다.

    GS25는 2013년 ‘GS리테일 식품연구소’를 설립했다. GS리테일 식품연구소는 GS25와 GS수퍼마켓에서 공급하는 제품의 레시피 개발부터 최종 상품화까지 담당한다. CU는 2015년 서울 강남구 사옥 별관에사 상품연구소의 문을 열었다. 이 상품연구소엔 15여명의 셰프, 조리∙소스∙시즈닝 전문가, 영양사 등이 근무한다.

    세븐일레븐은 ‘밥 소믈리에’를 도입했다. 이들은 도시락, 삼각김밥 등 쌀 기반 상품 개발 및 품질 유지 업무를 맡는다. 세븐일레븐에 쌀 상품을 공급하는 롯데푸드는 2013년 40억원을 투자해 업계 최대 규모의 취반기(밥 짓는 설비)를 갖췄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밥맛의 척도로 보는 식미값(외관, 경도, 찰기 등을 계측기로 측정한 수치)과 맛을 보고 평가하는 관능평가 수치가 취반기 도입 후 각각 5.7%, 5.5% 개선됐다”고 했다.

    ◆ 맛은 좋아졌지만... 달고 짠 맛에 영양 불균형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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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18/2017061800741.html#csidx493abc88f290fd9a812eaed7acb72b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