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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온 개발시험에 참여했던 시험비행조종사 입니다⑴

산야초 2017. 7. 21. 12:37

수리온 개발시험에 참여했던 시험비행조종사 입니다⑴

  작성자: FTE#1

작성일: 2017-07-20 19:14:35


  세계적으로도 회전익 항공기의 개발이 고정익기에 비해 어렵고 기술적 한계가 많아 우리나라도 KT-1, T-50 의 고정익 개발에 성공한 이후 세계에서 손꼽히는 순위로 헬기 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개발경험이 전무한 상태의 개발엔지니어나 시험비행 요원이었지만, 국가적인 사업의 일원으로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는 생각에 밤낮없이  고장탐구를 하며 어려운 환경과 싸워왔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을 크게 강타한 감사원의 결과 발표와 이에 편승하는 여과없는 언론보도에 자존감과 자부심은 존재없이 사그라들고, 말로 표현못할 부끄러움만 커져가고 있네요.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감성적인 호소보다는 헬기 개발에 대한 일반적 사실과, 현재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수리온에 대한 기술적 견해를 말씀드리고자 함입니다. 항공기 개발사업의 전체 프레임에서 제가 알고 경험 했던 부분은 아주 일부분일 수 있지만, 지금 보기에 너무 많은 오해와 불신은 국가적으로 항공산업발전의 저해를 가져올 수 있고 앞으로도 수십년 간 수리온을 운용해야 하는 조종사, 정비사, 관계자들에게 쉽게 지우지 못할 주홍글씨가 될까 두려운 마음에 퇴근 시간에 남아 글을 남겨 봅니다.

 

수리온은 개발 중

 

  해외 항공 선진국에서 보듯이 항공기는 수년에서 수십년의 기간을 지나며 완성도를 높이고 기술을 축적하고 있습니다. 수리온은 공식적인 개발완료 시점 (2012년) 을 지나서도 영하 30도 이하의 알래스카 저온시험을 성공리에 마쳤고, 백두산 정상보다 높은 콜로라도에서 고고도 시험을 수행했으며, 미국 미시건 주에서 2차 결빙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미국산 항공기는 개발 및 시험평가 이후 본격적인 양산에 앞서 LRIP (Low Rate Initial Production : 소규모초도양산) 단계를 두고 훨씬 강도높은 운용으로 초기단계의 결함을 발견해서 본격적인 양산에 반영합니다.


미국산 헬기의 경우 2-3개 대대 규모에 약 2년 정도 기간으로 추가적인 시험기간을 갖고 초기 결함율을 줄이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규모나 비용면에서 따라 할 수 없는 넘사벽 제도입니다.


짧은 개발/평가 기간, 기술적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개발을 하고, 어렵게 '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실제의 야전 운용환경에 노출 된 이후 수많은 결함과 문제점이 떠오르는 주된 이유입니다.

 

공군의 F-15 항공기는 국내 수입 된 이후 2년여간 우리 군에서 운용하면서 약 1200건의 결함이 보고되었습니다. (인터넷 기사 참조)

잘 알고 있는 T-50은 최초 2년간 운용하면서 2400여건의 결함이 있었지만 (정비백서 참조) 이후 대부분의 문제를 해소하고 지금은 세계로 수출하는 명품이 되었으며, 오히려 미국 공군 훈련기의 후보자리를 노리는 국가적인 자랑이 되었습니다.

기사화 된 문제점 이외에도 수많은 결함과 애로사항이 더 있습니다. 하지만 수리온도 이를 극복하고 해 낼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프로펠러와 동체 충돌 가능성에 대하여..

 

  극한 환경에서 조종간을 최대 변위로 위치시켰을 때 로터와 동체의 간섭이 있을 수 있다는 감사원 발표 내용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우리 육군에서 조종사 지상활주 훈련도중 최전방 위치에서 발생했습니다. 말도 안되는 상황으로 묘사되고 있지만 너무 한쪽 측면에 치우진 발표라고 생각합니다. 헬리콥터 지상 활주 중 과도한 조종간 움직임에 의해 동체와 간섭이 생기는 일이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일까요..

 

  UH-60 (블랙호크)의 예를 들면 지상 활주 착륙 중 과도한 조종간 (싸이클릭) 조작은 메인로터와 동체이 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주의를 요하고 있고, 구조물 간섭을 피하기 위해 최소화해서 운용하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수리온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상 활주 시, 하부스톱 충격을 방지하기 위하여 사이클릭의 움직임을 최소화해야 한다"

 

지상활주에 대한 다른 항공기들의 교범내용을 살펴 보면

- Couger : "싸이클릭 스틱의 움직임은 중립위치에서 전후방 2.5cm 로 제한한다"

- EC225 : "전방으로 2도 혹은 3도까지 제한한다.

- AW139 : 활주 시 많은양의 사이클릭 입력은 로터 허브 및 카울링의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 AH64D : 지상활주시 낮은 동력 조건에서 과도한 사이클릭입력 시 Droop Stop 충격 주의

- HH-65C 돌핀 : 전방 활주는 사이클릭 중립에서 전방으로 약간 이동하여 획득, 활주 속도는 콜렉티브의 양에 의해 조절

- 미국 FAA 조종사 핸드북 (FAA-8083) : 지상 활주 중 주로터 블레이드가 로터 마스터와 접촉을 야기시킬 수 있는 과도한 사이클릭 움직임 제한 

 

이렇듯 지상활주 시 과도한 움직임에 의한 동체 간섭은 수리온 만의 잘못된 설계 결함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수리온 사이클릭 중립의 위치는 약 40% 입니다. 수리온 교범에서 이야기 하는 하부스톱이라는 구조물의 충격은 사이클릭 75-80% 수준에서 일어나며 육군에서의 사고는 지상활주 중 전방 100% 위치에서 발생했습니다.

 

  헬기 조종사 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혹시 지금까지 지상활주하며 사이클릭 100% 위치에서 운용해 본 경험이 있는 분이 있는지요..

활주 이륙 중 100% 위치에서 조작을 하거나 활주 착륙 도중 0% 후방 사이클릭 위치에서도 이 헬기 기종은 동체와의 충돌이 없다" 라고 자신있게 말씀하실 분이 있는지 저도 궁금합니다.  

 

  너무 많은 양의 글이 쓰여 지는것 같네요. 아무래도 분할 해서 올려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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