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냉면처럼 담담한 광천불고기
입력 : 2017.08.11 08:00
[맛난 집 맛난 얘기] 한밭식당
좋은 말을 구하려면 제주도로 가는 게 빠를 것이다. 개체수가 많으면 그 중 명마가 나올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한우 사육두수가 많은 한우 고장마다 소문난 고깃집이 많은 것도 같은 이치일 것이다. 양질의 한우로 이름 높은 충남 홍성에도 유명한 고깃집이 적지 않다. 광천읍내의 <한밭식당>은 양질의 홍성 한우로 불고기를 맛있게 조리한다.
한우의 고장 홍성의 질 좋은 원육으로 만들어
홍성군 갈산면 지역은 백제시대에 우견현(牛見縣), 통일신라시대에는 목우현(目牛縣)이라고 불리었다. 홍성은 예로부터 소가 눈(目)에 잘 보일 만큼(見) 흔했던 동네 같다. 2015년 6월 현재 2천3백여 한우농가에서 무려 5만5000여 두의 한우를 기르는 곳이 홍성이다.
홍성은 우시장도 군내에 두 곳이나 되었다. 그러다 수년 전부터 광천 우시장으로 통합 운영하고 있다. 불고기 전문점 <한밭식당>도 바로 광천읍내에 자리했다. 이 집은 광천시장 안에 있는데 광천 토박이 부부가 운영한다. 지난 5월에는 대표 메뉴인 불고기(250g 1만3000원)로, 공중파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한우의 고장 홍성의 질 좋은 원육으로 만들어
홍성군 갈산면 지역은 백제시대에 우견현(牛見縣), 통일신라시대에는 목우현(目牛縣)이라고 불리었다. 홍성은 예로부터 소가 눈(目)에 잘 보일 만큼(見) 흔했던 동네 같다. 2015년 6월 현재 2천3백여 한우농가에서 무려 5만5000여 두의 한우를 기르는 곳이 홍성이다.
홍성은 우시장도 군내에 두 곳이나 되었다. 그러다 수년 전부터 광천 우시장으로 통합 운영하고 있다. 불고기 전문점 <한밭식당>도 바로 광천읍내에 자리했다. 이 집은 광천시장 안에 있는데 광천 토박이 부부가 운영한다. 지난 5월에는 대표 메뉴인 불고기(250g 1만3000원)로, 공중파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일단 좋은 불고기 맛의 원천은 양념도 양념이지만 고기에 있다. 이 집은 홍성한우만 사용한다. 홍성한우의 전지와 일부의 양지로 불고기를 만든다. 주인장이 고기 구매처를 세 군데로 정해놓고 상호 견제케 함으로써 육질을 관리한다. 광천은 워낙 바닥이 좁은 데다 한우에 대해서는 손님들도 ‘도사급’이라고 한다. 나쁜 고기를 썼다가는 바로 소문이 나기 때문에 좋은 고기를 안 쓸 수가 없다는 것.
홍성한우 전지와 양지를 얇게 저미고 자른 뒤 양념에 재두었다가 내간다. 양념은 간장에 다른 재료들과 함께 마늘, 대파를 썰어 넣은 것이다. 이때 간장은 1년 정도 마늘을 담갔던 것을 쓴다. 마늘 향과 성분이 간장에 그대로 우러난 것이다. 이 간장을 써야 불고기가 제 맛이 난다고 한다.
양념과 함께 불고기 맛을 내는 결정적인 재료가 불판에 붓는 육수. 주전자에 담긴 육수를 불판에 부으면 연노랑 고운 빛의 물이 나온다. 이 육수는 채소와 표고버섯을 우려낸 물이다. 그냥 따라서 마시면 표고버섯 향이 진하다.
홍성한우 전지와 양지를 얇게 저미고 자른 뒤 양념에 재두었다가 내간다. 양념은 간장에 다른 재료들과 함께 마늘, 대파를 썰어 넣은 것이다. 이때 간장은 1년 정도 마늘을 담갔던 것을 쓴다. 마늘 향과 성분이 간장에 그대로 우러난 것이다. 이 간장을 써야 불고기가 제 맛이 난다고 한다.
양념과 함께 불고기 맛을 내는 결정적인 재료가 불판에 붓는 육수. 주전자에 담긴 육수를 불판에 부으면 연노랑 고운 빛의 물이 나온다. 이 육수는 채소와 표고버섯을 우려낸 물이다. 그냥 따라서 마시면 표고버섯 향이 진하다.

채소·당면 넣지 않고 익혀, 자꾸 당기는 담담하고 순한 맛
잘 재어 쟁반에 내온 고기를 불판에 얹으면 금방 익는다. 불판은 무쇠주물 제품이다. 투박해 보이는 불판과 충청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구사하는 주인장이 얼핏 닮아보였다.
“아, 요즘 웰빙이 대세잖어유. 우리 불고기는 짜고 달지 않게 했슈. 근디 제 입맛에는 달거든. 그래두 서울양반들은 와서 먹어보구 안 달댜. 안 달아서 좋댜...”
고기가 익으면 불판 가장자리의 육수에 적셔서 먹는다. 그런데 주인장 말대로 달거나 짜지 않다. 서울은 물론이고 일반 대도시의 고깃집 불고기들에 비하면 현저하게 순한 맛이다. 마치 평양냉면처럼 담담하고 슴슴하면서 감칠맛이 난다. 양념을 진하게 하지 않고도 이런 맛을 낼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 목청을 높이는 것보다 때로는 침묵이 상대방에게 더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과 비슷한 이치 같다.
이 집 불고기의 특징은 채소나 당면을 넣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인장은 “좋은 원육이면 됐지 다른 양념이나 부재료가 뭐 필요 하느냐?”고 한다. 다른 부재료가 들어가면 오히려 고기 맛을 가로막는 장애물에 불과해진다는 얘기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당면 맛에 익숙한 고객이 당면을 요청하면 가져다준다. 공깃밥도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더 먹을 수 있다.
잘 재어 쟁반에 내온 고기를 불판에 얹으면 금방 익는다. 불판은 무쇠주물 제품이다. 투박해 보이는 불판과 충청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구사하는 주인장이 얼핏 닮아보였다.
“아, 요즘 웰빙이 대세잖어유. 우리 불고기는 짜고 달지 않게 했슈. 근디 제 입맛에는 달거든. 그래두 서울양반들은 와서 먹어보구 안 달댜. 안 달아서 좋댜...”
고기가 익으면 불판 가장자리의 육수에 적셔서 먹는다. 그런데 주인장 말대로 달거나 짜지 않다. 서울은 물론이고 일반 대도시의 고깃집 불고기들에 비하면 현저하게 순한 맛이다. 마치 평양냉면처럼 담담하고 슴슴하면서 감칠맛이 난다. 양념을 진하게 하지 않고도 이런 맛을 낼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 목청을 높이는 것보다 때로는 침묵이 상대방에게 더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과 비슷한 이치 같다.
이 집 불고기의 특징은 채소나 당면을 넣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인장은 “좋은 원육이면 됐지 다른 양념이나 부재료가 뭐 필요 하느냐?”고 한다. 다른 부재료가 들어가면 오히려 고기 맛을 가로막는 장애물에 불과해진다는 얘기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당면 맛에 익숙한 고객이 당면을 요청하면 가져다준다. 공깃밥도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더 먹을 수 있다.

함께 내온 반찬은 가짓수도 적지 않거니와 광천의 향토미를 맛볼 수 있다. 젓갈의 고장답게 잘 삭은 조개젓, 갱게미(가재미) 무침, 간장게장 등이 눈에 들어온다. 언제나 고전의 반열에 드는 귀한 반찬들이다. 이 중 조개젓은 겨울철이 되면 어리굴젓으로 교체된다. 보령 오천 등 포구가 인접해 있어 예부터 질 좋은 젓갈재료를 공급받아 토굴에서 숙성시켰던 광천 젓갈 맛을 불고기와 함께 즐길 수 있다.
지난 번 방송에 소개된 후 너무 많은 손님들이 몰려와 제대로 대접하지 못한 게 주인장은 못내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다.
“깜짝 놀랬시유. 테레비 나오고 나서 손님들이 구름처럼 몰려오시데유. 그때 오신 분덜이 전쟁난 것 마냥 불편하게 드시고 가시니께 두고두고 영 맴이 거시기허네유.”
충남 홍성군 광천읍 광천로 299번길 6-1
글 사진 이정훈(월간외식경영 외식콘텐츠마케팅연구소 실장)
지난 번 방송에 소개된 후 너무 많은 손님들이 몰려와 제대로 대접하지 못한 게 주인장은 못내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다.
“깜짝 놀랬시유. 테레비 나오고 나서 손님들이 구름처럼 몰려오시데유. 그때 오신 분덜이 전쟁난 것 마냥 불편하게 드시고 가시니께 두고두고 영 맴이 거시기허네유.”
충남 홍성군 광천읍 광천로 299번길 6-1
글 사진 이정훈(월간외식경영 외식콘텐츠마케팅연구소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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