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깊은 산골 음식점 겸 펜션 ‘오대산 내고향’ 산채정식의 핵심인 산나물 10종 무침. ①개미취 묵나물(사진 가운데) ②단풍취묵나물(사진 6시 방향/이후 시계방향) ③오가피순 ④곰취 ⑤음나무순 ⑥모싯대 ⑦산갓 ⑧강활나물 ⑨두릅순 ⑩취나물이다. 산나물 맛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들기름, 참깨가루, 2000도 숯가마에서 24시간 구운 소금만으로 무쳤다고 한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46fa66f7-2f8b-425a-b2a4-0227329b8011.jpg)
깊고 깊은 산골 음식점 겸 펜션 ‘오대산 내고향’ 산채정식의 핵심인 산나물 10종 무침. ①개미취 묵나물(사진 가운데) ②단풍취묵나물(사진 6시 방향/이후 시계방향) ③오가피순 ④곰취 ⑤음나무순 ⑥모싯대 ⑦산갓 ⑧강활나물 ⑨두릅순 ⑩취나물이다. 산나물 맛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들기름, 참깨가루, 2000도 숯가마에서 24시간 구운 소금만으로 무쳤다고 한다.
![](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52e2829b-33ee-472a-b0d3-4935395c2e58.jpg)
![그래픽=고석현 기자](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f2dbc9db-bb0c-4883-b366-cde9914718a1.jpg)
그래픽=고석현 기자
이번에 보거나 먹은 산나물(약용식물 포함)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 보면 50가지다. (나물 이름은 현지어로 정리했다. 구전 이름이라 실제 식물도감에 찾아보면 다른 나물이 나오기도 한다.) 개미취(책에는 버들분취), 단풍취, 미역취, 며늘취(금낭화=며느리밥풀꽃), 오가피순, 곰취, 음나무순, 모싯대, 산갓(안정숙씨가 부르는 이름. 는쟁이냉이의 다른 이름인 산갓는 다르다), 강활나물, 두릅순, 취나물, 중댕가리(쥐오줌풀), 산당귀(재배하면 토당귀), 일당귀(왜당귀), 산작약, 꽃작약, 뚱딴지(돼지감자), 토종 참나물, 파드득나물(삼엽채), 애기똥풀(매미나물; 흔히 아는 애기똥풀이 아니다), 명이, 달래, 둥굴레, 지장가리나물(풀솜대), 가시오가피, 참오가피, 눈개승마, 곤드레(고려엉겅퀴), 다래순, 싸리순, 더덕, 고비, 고사리, 영지버섯, 익모초, 마가목순, 황기, 씅애(왕고들빼기), 고들빼기, 돌나물, 돌미나리, 명아주, 부추, 파, 마늘, 고추, 도라지, 벌나무, 개불란(영어 이름 Lady's slipper).
![고 신영복 선생이 ‘오대산 내고향’에서 20㎞ 떨어진 미산계곡 개인산방에서 ‘더불어숲학교’를 열었을 때 음식점에 자주 와서 식사를 하고 간 인연으로 써준 휘호.](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49f1d908-2558-4165-85ed-8c98d9916984.jpg)
고 신영복 선생이 ‘오대산 내고향’에서 20㎞ 떨어진 미산계곡 개인산방에서 ‘더불어숲학교’를 열었을 때 음식점에 자주 와서 식사를 하고 간 인연으로 써준 휘호.
눈익은 ‘신영복체’ 큰 글씨로 ‘높은 산 맑은 시내’라고 쓰고는 작은 글씨로 ‘산은 시내를 보내고 시내는 산을 부른다 山水大友古今眞’이라고 부기했다. 한문은 ‘산과 물이 오랜 벗인 것은 예나 지금이나 참으로 그렇다’는 뜻이다. 휘호의 사연을 안씨는 페이스북에 소개했다(2016년 11월 29일). “더불어숲학교를 세우시고 세미나를 열 때마다 20㎞가 넘게 떨어져 있는 저희 집 음식을 시켜 드시고 저희 집과 맞는 글을 써주신다 하던 그 온화한 모습이 기억납니다. 얼마 남지 않은 1주기에 맞춰 제자 분들이 전국에 써주신 선생의 글을 모아 전시한다기에 흔쾌히 승낙한~~~높은 산 맑은 시내! 저희 집이 지대가 높고 뒤 계곡에선 맑은 물이 많이 흐른다 하여 써주신 글입니다.”
소귀 선생은 음식점이 있는 샘골보다 하류인 미산계곡 개인산방(開仁山房)에 2003년 10월 ‘더불어숲학교’를 열고 2년여 초대 교장을 맡았다. 학교는 2008년 휴교했지만 선생은 2010년까지 그곳 일을 봤다. 그 시절 이야기인가 보다. 부러움이 샘솟는다.
![식당 출입문에는 2013년부터 5년 내리 빠지지 않고 받은 ‘블루리본’을 차례로 붙여놨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e342746a-74e1-4890-9677-77f41a6e4cd5.jpg)
식당 출입문에는 2013년부터 5년 내리 빠지지 않고 받은 ‘블루리본’을 차례로 붙여놨다.
기꺼이 ‘선생’이라 부를 수 있는 역사적 인물이 생전에 20㎞가 멀다 않고 식사하러 다녔으며, 5년 연속 ‘블루리본’을 받았다면 맛에 대해서는 안심해도 좋겠다. 게다가 나는 ‘산나물 성애자’ 아닌가.
![저녁 어스름에 도착한 ‘오대산 내고향’의 중심 건물인 식당.](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4115ade1-8f45-4563-90df-4d7a38d04635.jpg)
저녁 어스름에 도착한 ‘오대산 내고향’의 중심 건물인 식당.
![산채정식의 기본 차림에만 8~9가지 나물이 올라온다. 생나물로 곰취·당귀잎·참나물, 초간장절임으로 오가피순·명이·곰취, 장아찌로 오가피순·참나물 섞음과 껍질더덕, 생더덕무침 등이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f911d9e8-c065-49ba-981b-9844359ee8e4.jpg)
산채정식의 기본 차림에만 8~9가지 나물이 올라온다. 생나물로 곰취·당귀잎·참나물, 초간장절임으로 오가피순·명이·곰취, 장아찌로 오가피순·참나물 섞음과 껍질더덕, 생더덕무침 등이다.
![먹고 남은 나물을 11년짜리 된장으로 끓인 된장찌개 뚝배기에 쓸어 담고 밥을 비볐다. 배가 부르다며 손사래를 치던 사람들이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59cd208b-ef89-4145-9308-89105d162115.jpg)
먹고 남은 나물을 11년짜리 된장으로 끓인 된장찌개 뚝배기에 쓸어 담고 밥을 비볐다. 배가 부르다며 손사래를 치던 사람들이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명이(산마늘)·오가피순 등 산나물을 초간장에 담가둔 모습. 돌배청(갈색 알갱이) 주머니가 함께 들어갔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664b21b0-4f6c-454c-8658-0d21d1eb5648.jpg)
명이(산마늘)·오가피순 등 산나물을 초간장에 담가둔 모습. 돌배청(갈색 알갱이) 주머니가 함께 들어갔다.
![안주인 안정숙씨가 저온창고에서 곰취 다발을 꺼내 “꽃다발 보여드릴까요” 하며 양손에 들고는 웃고 있다. 산나물은 그의 삶을 지탱해준 지지대였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aa8d4b16-5de9-4b6a-95cb-3f5e52834aa7.jpg)
안주인 안정숙씨가 저온창고에서 곰취 다발을 꺼내 “꽃다발 보여드릴까요” 하며 양손에 들고는 웃고 있다. 산나물은 그의 삶을 지탱해준 지지대였다.
![바깥주인 저녁상에 생 나물로 올라온 누릿대. 서울에서는 보기 어려운 산나물이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ffdc5809-f01b-414d-93a5-dd0ccc698991.jpg)
바깥주인 저녁상에 생 나물로 올라온 누릿대. 서울에서는 보기 어려운 산나물이다.
![내년 나물이 나올 때까지 쓰려고 삶아서 냉동실에 보관한 산나물들. 며늘취(금낭화)·곰취·눈개승마·단풍취·두릅·개두릅(음나무순)·산갓·강활 등 이름표가 보인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ac720468-72d3-4c04-b0fb-1b7107772bec.jpg)
내년 나물이 나올 때까지 쓰려고 삶아서 냉동실에 보관한 산나물들. 며늘취(금낭화)·곰취·눈개승마·단풍취·두릅·개두릅(음나무순)·산갓·강활 등 이름표가 보인다.
흥이 오른 주인이 설명을 했다. “고추장이 11년 묵으니까 까맣고 단단하게 굳었다. 6년 된 산사열매청(발효액·효소라고 흔히 말하지만 원리상 맞지 않는 말이다)을 섞어 다시 저어뒀다. 고로쇠된장도 11년을 묵어 굳어졌다. 2년짜리 된장을 섞고 메주가루와 보리밥을 더 해서 넣어 물러지게 했다. 7년 전(2010년) 돌아가신 시어머니가 담근 장인데 중간에 식당을 임대 준 기간에는 쓰지 않아서 남아있는 것이다.”
![동네에서 농사지은 콩으로 전날 저녁에 만든 두부를 넣고 끓이고 있는 전골. 콩이 다르니 두부 맛은 기대보다 훨씬 좋았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64b980ce-4042-48d1-a8d2-bee3c0a38bb4.jpg)
동네에서 농사지은 콩으로 전날 저녁에 만든 두부를 넣고 끓이고 있는 전골. 콩이 다르니 두부 맛은 기대보다 훨씬 좋았다.
![모두부보다 순두부를 훨씬 좋아하는 내 식성을 미리 알기라도 한 듯 전날 두부를 만들면서 순두부를 조금 남겨 맛보라며 끓여줬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6b1ac929-9938-48de-b87c-e1bec085cf07.jpg)
모두부보다 순두부를 훨씬 좋아하는 내 식성을 미리 알기라도 한 듯 전날 두부를 만들면서 순두부를 조금 남겨 맛보라며 끓여줬다.
![‘오대산 내고향’의 대표음식은 산채와 두부다. 1년에 콩을 40~50가마 쓰는데 이 지역에서 생산한 것만 쓴다. 올 가을까지 쓰려고 저장한 콩 자루를 살펴보면 생산자 표시에 광원리·창천리라고 씌어 있다. 음식점이 있는 마을과 바로 옆 마을 이름이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1b2459e5-44e0-4e30-9f6e-ef8b123f2a05.jpg)
‘오대산 내고향’의 대표음식은 산채와 두부다. 1년에 콩을 40~50가마 쓰는데 이 지역에서 생산한 것만 쓴다. 올 가을까지 쓰려고 저장한 콩 자루를 살펴보면 생산자 표시에 광원리·창천리라고 씌어 있다. 음식점이 있는 마을과 바로 옆 마을 이름이다.
![주력상품인 두부 만드는 부엌에는 어른이 들어가 앉아도 남을 만큼 큰 가마솥이 있다. 매일 두부를 쑨다. 저녁에 만든 두부 간수를 빼려고 고무 함지박에 담아 두고 물을 흘려 보내고 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413685b8-4c1b-442a-8987-53d139007a0e.jpg)
주력상품인 두부 만드는 부엌에는 어른이 들어가 앉아도 남을 만큼 큰 가마솥이 있다. 매일 두부를 쑨다. 저녁에 만든 두부 간수를 빼려고 고무 함지박에 담아 두고 물을 흘려 보내고 있다.
안씨는 “두부는 매일 새로 해요. 손님 많은 가을 단풍철에는 하루 두 번 해요. 어느 손님네 아이가 두부를 안 먹었는데 우리 집 두부를 잘 먹더래요. 그래서 아이한테 두부 먹이려고 우리 집에 다니는 가족이 있어요. 그런 거 보면 행복하죠”라며 정말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집 바로 뒤로는 내린천 최상류인 계방천이 흐른다. 수량은 풍부하고 물살이 빨라 물고기 살이 야물다. 날마다 통발을 놓아도 퉁가리(산메기)·쉬리·꺽지·버들치·미꾸라지 등이 하루에 이만큼은 잡힌다. 메뉴판에는 매운탕이 없지만 주인에게 말하면 먹을 수도 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a844a929-5fc5-4f5f-91bc-5940f3f61e25.jpg)
집 바로 뒤로는 내린천 최상류인 계방천이 흐른다. 수량은 풍부하고 물살이 빨라 물고기 살이 야물다. 날마다 통발을 놓아도 퉁가리(산메기)·쉬리·꺽지·버들치·미꾸라지 등이 하루에 이만큼은 잡힌다. 메뉴판에는 매운탕이 없지만 주인에게 말하면 먹을 수도 있다.
![전날 저녁 걷어온 통발에 들어있던 민물고기로 끓인 민물매운탕. 전혀 꾸밈없이 순수한 민물고기 탕이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e6bcb829-09fb-481f-91a1-5930186eb6e8.jpg)
전날 저녁 걷어온 통발에 들어있던 민물고기로 끓인 민물매운탕. 전혀 꾸밈없이 순수한 민물고기 탕이었다.
![음식점 뒤로 흘러가는 계방천 상류. 계곡이 워낙 깊다 보니 수량이 풍부하고 물살이 급하다. 야영객이 아침밥을 짓고 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5e3ad2e5-0f83-4c37-bab3-32fc6074e9a6.jpg)
음식점 뒤로 흘러가는 계방천 상류. 계곡이 워낙 깊다 보니 수량이 풍부하고 물살이 급하다. 야영객이 아침밥을 짓고 있다.
![‘오대산 내고향’ 앞마당에 있는 장독대. 5~6년 묵힌 과실(다래·돌배·산사)청이 들어간 된장·고추장이 10년 넘게 묵은 항아리가 많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99017895-e318-4acc-8bed-cab8aab48b86.jpg)
‘오대산 내고향’ 앞마당에 있는 장독대. 5~6년 묵힌 과실(다래·돌배·산사)청이 들어간 된장·고추장이 10년 넘게 묵은 항아리가 많다.
![5년 묵은 다래청. 팽팽하던 다래 알이 쭈글쭈글해졌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db46913d-1bb4-404d-803d-7f6485a9f7a7.jpg)
5년 묵은 다래청. 팽팽하던 다래 알이 쭈글쭈글해졌다.
![안정숙씨는 입으로는 여러 가지 나물에 대해 설명하면서도 두릅순을 한번 꺾은 자리에서 움 순이 많이 돋았다며 순을 계속 꺾었다. 아침상에 두릅튀김을 올리겠다고도 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c6aa683f-aafa-425c-a241-3968cfdfbe5b.jpg)
안정숙씨는 입으로는 여러 가지 나물에 대해 설명하면서도 두릅순을 한번 꺾은 자리에서 움 순이 많이 돋았다며 순을 계속 꺾었다. 아침상에 두릅튀김을 올리겠다고도 했다.
![아침에 집 주변에서 나물을 설명해주며 꺾은 두릅 움 순으로 튀김을 했다. 튀김반죽을 입힌 듯 만 듯 살짝 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9a72dd22-8d48-4841-96b7-8f9f5f7efc04.jpg)
아침에 집 주변에서 나물을 설명해주며 꺾은 두릅 움 순으로 튀김을 했다. 튀김반죽을 입힌 듯 만 듯 살짝 했다.
![국도 56호선 서울 방향 길. 숲 아래 비닐하우스 있는 곳이 ‘오대산 내고향’ 주인 부부가 시어머니 모시고 여섯 동생과 신혼살림을 하던 자리다. 빨간 지붕 건물은 외양간이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328f603f-20cc-4548-9ee0-678618e4c3cf.jpg)
국도 56호선 서울 방향 길. 숲 아래 비닐하우스 있는 곳이 ‘오대산 내고향’ 주인 부부가 시어머니 모시고 여섯 동생과 신혼살림을 하던 자리다. 빨간 지붕 건물은 외양간이었다.
![조금 큰 집을 소원하며 살던 옛 집 맞은편에 있는 현재의 식당 겸 집. 창고 빼고도 건물이 모두 다섯 채다. 결혼 36년 동안 피땀으로 일군 살림이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3d59ecc3-5145-4e14-bf5f-88d70b3245ee.jpg)
조금 큰 집을 소원하며 살던 옛 집 맞은편에 있는 현재의 식당 겸 집. 창고 빼고도 건물이 모두 다섯 채다. 결혼 36년 동안 피땀으로 일군 살림이다.
음식점·펜션과 넓은 텃밭이 들어앉은 땅은 계방천과 국도56호선이 앞뒤를 둘러싼 주머니 같은 지형이다. 그 사이 1만㎡ 전체가 이 집 땅이다. 원래는 지대가 낮아 여름에 큰물 한번 지나가면 절반은 휩쓸려가는 쓸모 적은 땅이었다. 국도 공사를 할 때 험준한 고개에 길을 내다보니 산비탈 절개하는 일이 많았다. 토석이 엄청나게 나왔다. 시공회사는 토석을 버릴 곳이 필요했다. 가까울수록 비용이 덜 든다. 함바집 주인은 천변 저지대를 튼튼하게 매립하고 싶었다. 서로의 필요가 만나 저지대는 금싸라기 땅으로 우뚝 섰다. 함바집을 1년여 해서 지금 식당으로 쓰는 집을 한 채 지었고 이제는 모두 다섯 채로 늘었다. 안씨의 소원은 넘치도록 풀렸다.
![서쪽 끝에서 동쪽으로 바라본 ‘오대산 내고향’ 텃밭과 식당·폔션 전경. 뒤로 보이는 쪽이 구룡령 방향이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d69e7515-7e5a-4ed4-964f-a56ecc5d2be0.jpg)
서쪽 끝에서 동쪽으로 바라본 ‘오대산 내고향’ 텃밭과 식당·폔션 전경. 뒤로 보이는 쪽이 구룡령 방향이다.
![안주인 안정숙씨 손은 결혼 후 36년 동안 쉬지 않고 해온 일이 골수에 사무쳐 성한 곳이 별로 없다. 사진을 찍으려 하자 부끄럽다며 뒤로 감췄다. 보기엔 가슴 아팠지만 부러울 것 없는 살림을 일군 주역이니 자랑스러워 하시라고 설득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ca2b735a-bdd9-4c53-bf4a-72b4d515b5e0.jpg)
안주인 안정숙씨 손은 결혼 후 36년 동안 쉬지 않고 해온 일이 골수에 사무쳐 성한 곳이 별로 없다. 사진을 찍으려 하자 부끄럽다며 뒤로 감췄다. 보기엔 가슴 아팠지만 부러울 것 없는 살림을 일군 주역이니 자랑스러워 하시라고 설득했다.
손님은 점점 늘었지만 일을 너무 많이 해 2006년 손과 허리 관절이 고장 났다. 힘을 쓸 수가 없어 2008년에는 음식점을 임대했다. 4년 동안 남에게 맡겼다. 그 사이 건강을 어느 정도 회복하기도 했고, 어렵게 일군 터전을 더 잘 가꾸기 위해 2012년부터 다시 직접 운영하고 있다.
![‘오대산 내고향’ 집 둘레 1만㎡ 넓은 땅은 산나물과 약용식물 밭이다. 나란히 자라고 있는 가시오가피(왼쪽)와 작약. 뒤에 가시가 많은 줄기는 잘라놓은 음나무 가지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534df4f9-0c46-4a40-9eca-5d4a164a473e.jpg)
‘오대산 내고향’ 집 둘레 1만㎡ 넓은 땅은 산나물과 약용식물 밭이다. 나란히 자라고 있는 가시오가피(왼쪽)와 작약. 뒤에 가시가 많은 줄기는 잘라놓은 음나무 가지다.
![바위 틈에도 작약(앞)과 음나무가 뿌리를 내렸고 그 너머엔 ‘중댕가리’(쥐오줌풀)가 보라색 꽃을 피웠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176daa07-37f2-47f4-a1d7-5bf9e3f5e0cd.jpg)
바위 틈에도 작약(앞)과 음나무가 뿌리를 내렸고 그 너머엔 ‘중댕가리’(쥐오줌풀)가 보라색 꽃을 피웠다.
![무성하게 자란 눈개승마.](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7cb78228-0394-40a3-ab2d-5902003ca8af.jpg)
무성하게 자란 눈개승마.
![눈개승마 사이로 씨가 날아와 홀로 싹을 틔운 곤드레(고려엉겅퀴)가 자라고 있다. 모양은 취나물과 비슷하지만 줄기와 잎 뒷면에 솜털이 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ec507274-1324-4eb0-9b91-13338d02175f.jpg)
눈개승마 사이로 씨가 날아와 홀로 싹을 틔운 곤드레(고려엉겅퀴)가 자라고 있다. 모양은 취나물과 비슷하지만 줄기와 잎 뒷면에 솜털이 있다.
![쌈을 싸서 먹거나 데쳐서 나물로 먹는 토종 참나물은 향기가 은은한 귀한 산나물이다. 김치로 담그면 봄철 별미다. 진짜 참나물이 귀해 한 줄기에 잎이 3장씩 나면서 모양이 비슷한 파드득나물(삼엽채)을 시장에서 참나물이라고 팔고 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3cf36b1f-ada0-4b1c-9997-c8378be1b0c4.jpg)
쌈을 싸서 먹거나 데쳐서 나물로 먹는 토종 참나물은 향기가 은은한 귀한 산나물이다. 김치로 담그면 봄철 별미다. 진짜 참나물이 귀해 한 줄기에 잎이 3장씩 나면서 모양이 비슷한 파드득나물(삼엽채)을 시장에서 참나물이라고 팔고 있다.
![시장에서 흔히 참나물이라고 파는 파드득나물(삼엽채). 일본에서 종자를 들여온 채소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871b207f-c1ea-498d-96ad-c71f64b51e89.jpg)
시장에서 흔히 참나물이라고 파는 파드득나물(삼엽채). 일본에서 종자를 들여온 채소다.
![음식점 뒤 개울가 비탈에 저절로 자라는 산갓(안주인 안정숙씨가 부르는 이름. 는쟁이냉이의 다른 이름인 산갓는 다르다). 안씨는 나물이 떨어져 부엌 밖으로 나가면 필요한 것이 다 있다고 말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055fb7e9-5211-4097-a78c-88a6d30f0151.jpg)
음식점 뒤 개울가 비탈에 저절로 자라는 산갓(안주인 안정숙씨가 부르는 이름. 는쟁이냉이의 다른 이름인 산갓는 다르다). 안씨는 나물이 떨어져 부엌 밖으로 나가면 필요한 것이 다 있다고 말했다.
![음식점 뒤 비탈에 자라는 강활나물. 잎을 뜯어 씹어보라고 했다. 썼다. “물을 마시면 화하다”며 이름에 ‘활’ 자가 들어가는 나물은 혈액순환을 도와준다고 설명을 덧붙였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c1d108f8-13d4-49a3-96e4-851fe8375350.jpg)
음식점 뒤 비탈에 자라는 강활나물. 잎을 뜯어 씹어보라고 했다. 썼다. “물을 마시면 화하다”며 이름에 ‘활’ 자가 들어가는 나물은 혈액순환을 도와준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안정숙씨가 ‘중댕가리’라고 부른 나물(꽃이 핀 풀). 쥐오줌풀인데 산채 하는 사람들은 ‘중대가리’라고 부른다. 잎이 올라올 때 동그란 모양이 스님 머리 같아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왼쪽으로 잎이 무성한 순은 싸리다. 삶아 말렸다가 묵나물로 먹는다는데 싸리순을 먹는다는 얘기는 처음 들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88c86d45-5427-4326-8cc1-57d8ec2e2a0c.jpg)
안정숙씨가 ‘중댕가리’라고 부른 나물(꽃이 핀 풀). 쥐오줌풀인데 산채 하는 사람들은 ‘중대가리’라고 부른다. 잎이 올라올 때 동그란 모양이 스님 머리 같아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왼쪽으로 잎이 무성한 순은 싸리다. 삶아 말렸다가 묵나물로 먹는다는데 싸리순을 먹는다는 얘기는 처음 들었다.
![잎과 뿌리를 나물과 약재로 쓰는 모싯대.](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fbdd9057-eec7-4893-a03d-0e3385c6a93f.jpg)
잎과 뿌리를 나물과 약재로 쓰는 모싯대.
![모싯대 줄기를 자르면 하얀 진이 나오는데 안정숙씨는 위 점막이 상했을 때 좋은 성분이라고 했다. 모싯대 뿌리는 해열·해독·거담 작용이 있어서 감기약으로 쓴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09033adf-34e6-4aa0-838a-168c4c5446e7.jpg)
모싯대 줄기를 자르면 하얀 진이 나오는데 안정숙씨는 위 점막이 상했을 때 좋은 성분이라고 했다. 모싯대 뿌리는 해열·해독·거담 작용이 있어서 감기약으로 쓴다.
![나물로 만들면 고사리와 비슷한 고비가 음식점 밭에서 자라고 있다. 무치거나 국으로 끓여 먹는다. 야생하는 종류가 8~9가지는 된다고 한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734ebc77-2901-464b-8c85-2bb43a46b808.jpg)
나물로 만들면 고사리와 비슷한 고비가 음식점 밭에서 자라고 있다. 무치거나 국으로 끓여 먹는다. 야생하는 종류가 8~9가지는 된다고 한다.
![매미나물(노랑매미꽃)을 안정숙씨는 ‘애기똥풀’이라고 부르면서 높은 산에 자란다고 했다. 이 마을에서는 그렇게 불러온 모양이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c59d85d3-ee19-497a-b145-c2a06ab83aeb.jpg)
매미나물(노랑매미꽃)을 안정숙씨는 ‘애기똥풀’이라고 부르면서 높은 산에 자란다고 했다. 이 마을에서는 그렇게 불러온 모양이다.
![명이(산마늘) 밭이 아주 넓다. 쓰임이 많기 때문이다. 앞에 잎이 작고 촘촘한 것은 씨를 뿌려 키운 어린 개체이고, 뒤에 성글게 보이는 곳은 한 번 수확한 구역이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8ac70496-689a-4697-bf9b-2e68b84f14b5.jpg)
명이(산마늘) 밭이 아주 넓다. 쓰임이 많기 때문이다. 앞에 잎이 작고 촘촘한 것은 씨를 뿌려 키운 어린 개체이고, 뒤에 성글게 보이는 곳은 한 번 수확한 구역이다.
![음식점 앞 길가 풀숲에 자라는 미역취. 울릉도에서 많이 나는 취인데 이곳에도 있다. 취는 종류가 많다. 안정숙씨는 “12가지도 넘는다”고 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b7f551fd-3f2e-4f57-8875-1d7140ce3d6a.jpg)
음식점 앞 길가 풀숲에 자라는 미역취. 울릉도에서 많이 나는 취인데 이곳에도 있다. 취는 종류가 많다. 안정숙씨는 “12가지도 넘는다”고 했다.
![안정숙씨가 부르는 이름은 개미취. “개미 허리처럼 잘록하게 잎 마디가 져 붙인 이름”이라 했는데 책을 찾아보니 ‘버들분취’라고 나온다. 구전 이름과 표준명이 다른가 보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23a33acb-f3ba-4d12-afcc-600de3eecf9f.jpg)
안정숙씨가 부르는 이름은 개미취. “개미 허리처럼 잘록하게 잎 마디가 져 붙인 이름”이라 했는데 책을 찾아보니 ‘버들분취’라고 나온다. 구전 이름과 표준명이 다른가 보다.
![멸종위기종인 개불알란이 음식점 마당 느티나무 아래 자라고 있다. 안정숙씨는 '개불란'이라고 했다. 귀해서 애호가들이 무척 탐내는 난이다. ‘오대산 내고향’에서도 누군가 한 포기를 캐간 적이 있다고 한다. 20여년 전 난 애호가 단체에서 난의 이름이 상스럽다고 ‘새우란’이라는 이름을 제안한 적이 있는데 새우란은 다른 난초다. 영어 이름은 Lady's slipper.](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06668a12-2729-4101-9aa0-07d6c78604a5.jpg)
멸종위기종인 개불알란이 음식점 마당 느티나무 아래 자라고 있다. 안정숙씨는 '개불란'이라고 했다. 귀해서 애호가들이 무척 탐내는 난이다. ‘오대산 내고향’에서도 누군가 한 포기를 캐간 적이 있다고 한다. 20여년 전 난 애호가 단체에서 난의 이름이 상스럽다고 ‘새우란’이라는 이름을 제안한 적이 있는데 새우란은 다른 난초다. 영어 이름은 Lady's slipper.
![안정숙씨가 ‘며늘취’라고 부르는 금낭화. 며느리밥풀꽃이라는 이름과 연관이 있는 듯하다. 도시에서는 화초로 키우지만 여기서는 이것도 나물이 된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18a5ea08-28fd-4c1c-8629-e9787121ee1e.jpg)
안정숙씨가 ‘며늘취’라고 부르는 금낭화. 며느리밥풀꽃이라는 이름과 연관이 있는 듯하다. 도시에서는 화초로 키우지만 여기서는 이것도 나물이 된다.
![식당 운영을 거들고 있는 딸이 저항력이 떨어져 약을 해주려고 집 바로 앞 나무 아래서 산작약 한 뿌리를 캤다. 안정숙씨는 잔뿌리 하나라도 다치면 안 된다며 조심스럽게 캐 뿌리를 구석구석 살피더니 최소 20년은 됐다고 판정했다. 약을 하려면 잎까지 전초(全草)를 쓴다며 조심스럽게 다뤘다. 캔 자리의 작은 작약을 잘 자라도록 묻어주고 파헤친 흙들은 원상태에 가깝도록 덮어줬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3b080752-315a-47ae-9875-7063c0613d78.jpg)
식당 운영을 거들고 있는 딸이 저항력이 떨어져 약을 해주려고 집 바로 앞 나무 아래서 산작약 한 뿌리를 캤다. 안정숙씨는 잔뿌리 하나라도 다치면 안 된다며 조심스럽게 캐 뿌리를 구석구석 살피더니 최소 20년은 됐다고 판정했다. 약을 하려면 잎까지 전초(全草)를 쓴다며 조심스럽게 다뤘다. 캔 자리의 작은 작약을 잘 자라도록 묻어주고 파헤친 흙들은 원상태에 가깝도록 덮어줬다.
음식점 가는 길은 아직은 멀다. 홍천군은 면적 1817.90㎢로 전국에서 가장 넓은 군이다. 제주도(1848㎢)와 비슷하고 서울(605.21㎢)의 3배나 된다. 내면은 448㎢로 홍천군 전체의 24%를 차지한 전국 최대 면이다. 면이지만 울릉군(72.8km²)의 6배가 넘는 넓이다. 땅이 넓다 보니 음식점에서 홍천읍내까지는 80㎞, 1시간10분이 걸린다. 구룡령 너머 양양읍까지는 40분이면 간다. 하지만 서울에서 가는 길은 다음달부터 훨씬 가까워진다. 동서고속도로(서울~양양)가 완전 개통되는 덕에 내촌·상남 나들목을 이용하면 2시간 남짓이면 닿게 된다.
![가을이면 인파가 몰리는 홍천 은행나무숲의 봄 풍경. 5월 21일인데 은행잎이 아직 작았다. 이곳의 봄은 그만큼 느리다. 숲 주인이 땅을 구하러 왔을 때 ‘오대산 내고향’ 주인 부부가 이곳을 소개했다고 한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6ca90730-fe59-4bd1-87ee-b27e52f0db3f.jpg)
가을이면 인파가 몰리는 홍천 은행나무숲의 봄 풍경. 5월 21일인데 은행잎이 아직 작았다. 이곳의 봄은 그만큼 느리다. 숲 주인이 땅을 구하러 왔을 때 ‘오대산 내고향’ 주인 부부가 이곳을 소개했다고 한다.
![내린천의 발원지인 계방천 을수골 초입에 있는 칡소폭포는 우리나라에서 열목어를 가장 집중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폭포 물길을 거슬러 상류로 가기 위해 열목어가 1분에 두어 마리 꼴로 끊임없이 도약을 한다. 하얀 물살 위로 한 마리가 뛰어오르고 있다. 10분가량 지켜봤지만 성공한 놈은 보지 못했다. 구룡령 아래로 이 일대는 열목어 보호구역이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ff47ebfe-164e-434f-ac87-06569cd70fb3.jpg)
내린천의 발원지인 계방천 을수골 초입에 있는 칡소폭포는 우리나라에서 열목어를 가장 집중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폭포 물길을 거슬러 상류로 가기 위해 열목어가 1분에 두어 마리 꼴로 끊임없이 도약을 한다. 하얀 물살 위로 한 마리가 뛰어오르고 있다. 10분가량 지켜봤지만 성공한 놈은 보지 못했다. 구룡령 아래로 이 일대는 열목어 보호구역이다.
1
강원도 홍천군 내면에서 만난 개울,
우리 마음 이리 맑은 적 있었는가?
차(車)가 맑은 거울 부시며 개울을 건너고
새들은 얼굴 찡그리며 나무에 붙어있다.
삼봉약수가 사람을 기다리고 있을까,
나무토막 박아 만든 계단 중간에서
왼손은 허리에 오른손은 펴서 이마에 대고?
어지럽혔던 개울 다시 거울이 되면
웃는 낮달 뜬 하늘에 새들만 표표히 날리.
2
세상이 고장난 시계처럼 움직이면
들어가 살리, 홍천군 내면.
내면에서도 계방천(桂芳川) 지류의 한적한 숲길.
허허로운 바람소리 : “절망도 때로는 도피(逃避)니라.”
입구의 팻말만 바꾼다면
두어 겨울 나기 어렵지 않으리.
약수터 안내판 대신 “떠돌이 쉬는 곳.
찬 물에 계속 뜨거운 머리 식히지 못하면 그대로 죽는
열목어가 마지막 와서 몸과 마음 묻는 곳.”
![길매식당 잣두부구이는 작은 솥뚜겅을 뒤집어서 쓰는 번철에 들기름을 듬뿍 둘러 내온다. 손님이 직접 구워서 먹는다. 두부에 잣이 알알이 박혀 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35b1a184-3c72-4a48-b5a0-fc1814540a3f.jpg)
길매식당 잣두부구이는 작은 솥뚜겅을 뒤집어서 쓰는 번철에 들기름을 듬뿍 둘러 내온다. 손님이 직접 구워서 먹는다. 두부에 잣이 알알이 박혀 있다.
![잣두부구이백반의 밑반찬은 모두 10가지다. 4인 상이어서 코다리양념구이를 2접시를 놓았다. 반찬은 내륙 깊은 지역의 특색을 잘 담고 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996db04b-a3e0-4115-8aad-bd6efc204c12.jpg)
잣두부구이백반의 밑반찬은 모두 10가지다. 4인 상이어서 코다리양념구이를 2접시를 놓았다. 반찬은 내륙 깊은 지역의 특색을 잘 담고 있다.
![1990년부터 길매식당을 28년째 운영하고 있는 김길매 할머니는 사진 찍기를 한사코 피하다가 아들이 권하자 환하게 웃으며 촬영을 허락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01c03ce6-b53c-4999-b30a-944648da2135.jpg)
1990년부터 길매식당을 28년째 운영하고 있는 김길매 할머니는 사진 찍기를 한사코 피하다가 아들이 권하자 환하게 웃으며 촬영을 허락했다.
![최근 건물을 새로 지어 깔끔한 길매식당 둘레에는 많은 꽃들이 활짝 피어 손님을 반긴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e76f4e2a-ec1e-415b-bb04-2327b7f848d8.jpg)
최근 건물을 새로 지어 깔끔한 길매식당 둘레에는 많은 꽃들이 활짝 피어 손님을 반긴다.
![길매식당 막국수는 면발이 가늘고 차지다. 물 막국수는 없고 비빔뿐이다. 동치미 국물과 설탕·겨자·식초 등을 넣고 비벼 먹으라는 안내문이 메뉴판 아래 걸려 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3837a39b-6429-4457-bd81-166209a4c81b.jpg)
길매식당 막국수는 면발이 가늘고 차지다. 물 막국수는 없고 비빔뿐이다. 동치미 국물과 설탕·겨자·식초 등을 넣고 비벼 먹으라는 안내문이 메뉴판 아래 걸려 있다.
![막국수로 뽑기 위해 준비한 메밀 반죽. 겉껍질 가루가 제법 들어간 빛깔이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8b6727ff-ee6a-44c7-bd0a-69a7b417a2fc.jpg)
막국수로 뽑기 위해 준비한 메밀 반죽. 겉껍질 가루가 제법 들어간 빛깔이다.
![길매식당의 대표음식은 두부와 막국수다. 두부를 끓이는 무쇠 가마솥과 막국수 삶은 가마가 부엌 한쪽에 나란히 걸려 있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30/35d03722-ef3c-4765-877a-04de8a733c06.jpg)
길매식당의 대표음식은 두부와 막국수다. 두부를 끓이는 무쇠 가마솥과 막국수 삶은 가마가 부엌 한쪽에 나란히 걸려 있다.
모든 식사는 2인분 이상만 주문을 받는다. 두부를 먹고 막국수를 더 시켜도 2인분이 돼야 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연다고는 하지만 두부가 떨어지면 언제든 닫으니 점심시간 이후에는 전화해보고 가는 게 안전하다. 매주 화요일 쉰다.